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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 정윤회 '국정 개입' 사실로 드러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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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비서실장'이라고 불리는 정윤회 씨가 지난 2013년 7월 19일 경기 과천 경마공원에서 포착된 모습 ⓒ한겨레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사이 속칭 ‘증권가 찌라시’에 떠돌던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교체설’은 정윤회(59)씨가 자신의 비선라인을 활용해 퍼트린 루머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이 과정에 박근혜 대통령 핵심 측근으로 불리는 ‘문고리 권력’ 3인방이 포함된 청와대 안팎 인사 10명이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세계일보가 단독입수한 청와대 내부 문건에 따르면 공직기강비서관실은 올 1월6일 ‘靑비서실장 교체설 등 VIP측근(정윤회) 동향’이라는 제목의 동향 감찰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보고서는 당시 서울 여의도 정치권에서 떠돌던 ‘김 실장 중병설’ ‘김 실장 교체설’과 같은 루머의 진앙이 어디인지를 감찰한 결과를 담고 있다.

세계일보는 “감찰 조사에서 정씨는 이들과 매달 두 차례 정도 서울 강남권 중식당과 일식집 등에서 만나 청와대 내부 동향과 현 정부 동향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이들 모임에는 소위 ‘비선 실세’로 불리는 이재만(48) 총무비서관과 정호성(45)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48) 제2부속비서관을 비롯한 청와대 내부 인사 6명, 정치권에서 활동하는 청와대 외부 인사 4명이 참석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이들을 중국 후한 말 환관에 빗대 ‘십상시’로 지칭하고 실명으로 언급했다.

세계일보는 “현재 공식 직함이 없는 정씨가 자신과 가까운 청와대·정치권 내부 인사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등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세간의 ‘그림자 실세’ ‘숨은 실세’ 의혹이 사실임을 드러낸 것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며 “특히 청와대 비서관들이 내부 동향을 외부 인사에 전달하는 행위는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등 실정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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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박지만-정윤회 권력암투'가 보도된 1275호

그동안 정윤회씨의 청와대 개입설은 꾸준히 제기돼 온 바있다. 지난 3월 ‘시사저널’은 정 씨가 사람을 시켜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회장을 미행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미행하다 붙잡힌 사람의 자술서를 박 회장이 가지고 있다고 하는 등 파장이 커지자, 시사저널 기자들을 고소한 바 있다.

또한 정씨의 딸이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 당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지난 6월 시사저널을 통해 보도되는 등 정씨가 박근혜 정권의 '실세'라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다.

그러나 정씨는 청와대와 어떠한 관계도 없음을 강조해왔다. 정씨는 지난 7월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과의 인터뷰에서 “재산, 이권 개입, 박지만 미행 의혹, 비선 활동, 모든 걸 조사하라”며 자신은 관계가 없음을 거듭 부인해 왔다.

청와대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오늘 세계일보에 나온 청와대 관련 보도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보도에 나오는 내용은 시중의 근거 없는 풍설을 모은 이른바 '찌라시'에 근거한 것으로 판단하고 당시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뉴스1에 따르면 청와대는 지난 24일 '올해 민정수석실에서 정씨에 대한 감찰을 벌였다'는 세계일보의 최초 보도가 나왔을 때 "공직기강비서관실은 공직자 감찰이 그 임무"라며 "정씨에 대해 감찰을 실시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세계일보에 따르면 이 보고서는 경찰 출신 A경정이 조응천 당시 공직기강비서관 지시로 작성했고, 김 실장에게도 보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감찰 보고서가 제출된 지 한 달 만에 A경정은 원대복귀했고, 조 비서관은 그로부터 두달 뒤 사표를 제출했다. 감찰 후 청와대 비서관 등에 대해 청와대가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세계일보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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