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결과 노조 조직률은 정체되거나 하락했고, 임금 인상률과 파업 건수, 파업 참가자 수 역시 감소했다는 것이 각종 통계에서 확인된다. 조직 노동자들의 자신감과 투지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윤석열의 12·3 친위 쿠데 직후 상황에서도 드러났다. 당시에 헌정 질서를 뒤흔드는 계엄 선포라는 초유의 사태 앞에서 노동자들의 충격과 분노는 컸다.
민주노총은 즉각 총파업을 선언했다. 정치적·도덕적 정당성 면에서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명분이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총파업은 부분 파업에 그쳤고 실제 참가자는 민주노총 조합원의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노동자들이 무관심해서가 아니라, 오랜 사기 저하와 두려움이 넓게 자리 잡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조직 노동자들에게도 '이제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국가 권력이 공개적으로 노동운동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부당한 탄압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장면은 그 자체로 심리적 방어선을 낮춘다. 그래서인지 친기업적 성향의 보수적 주류 언론들은 이 발언을 거의 보도하지 않거나,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이 발언이 노동자들에게 미칠 잠재적 효과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노동운동은 이 발언을 외면하거나 냉소적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말만 번지르르하다'거나 '어리석게 속지 말라'는 식의 반응은 현장에서 박수치고 환호했던 노동자들의 감정을 이해하거나 설명하지 못하고 거리감만 만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발언을 무비판적으로 신뢰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만들어낼 정치적·사회적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이다.
더욱이 미조직 노동자들의 대다수, 그리고 조직된 노동자들 중에서도 상당수가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나 민주당을 지지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윤석열 탄핵 국면에서 거리와 광장을 돌아보면, 수많은 민주당 깃발과 지지자들이 함께했던 장면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들에게 이번 발언은, 자신들이 거리에서 싸워 만들어낸 성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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