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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때보다 급락한 코스피…한겨레 “전쟁 최대 피해국 한국이라 해도 과언 아냐”

[아침신문 솎아보기] 코스피 지수 12.06% 급락, 지속적 상승세 머물다 급락해 더 큰 충격

‘최악의 하루’, ‘폭락’ 등 급하락 강조하는 동시에 한국이 큰 타격 받은 이유 분석도

AI로 달라진 전쟁 양상…국민일보 ‘AI가 바꾼 전쟁터’에서 주목

기자명정민경 기자

  • 입력 2026.03.05 07:42

▲코스피가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여파로 역대 최대 폭으로 폭락해 5,100선마저 내준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전쟁 파장으로 4일 서울 증시가 크게 하락한 가운데, 조선일보를 제외한 주요 일간지들이 1면에서 해당 이슈를 다뤘다. 4일 코스피 지수는 12.06%, 코스닥 지수는 14.0% 하락했는데 두 시장 모두 하락 폭이 역대 최대였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두 시장에서 주가 급락으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고 서킷 브레이커까지 차례로 발동됐다. 서킷 브레이커는 모든 종목의 매매를 20분간 중단하는 것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모두 1년 7개월 만에 발동됐다. 주요 일간지들은 이같은 급락을 2001년 9월11일 테러 다음날 12.02%가 떨어졌을 때와 비교하면서 이를 뛰어 넘는 역대 최대 하락률이라고 보도했다. 원·달러 환율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야간거래에서 장중 한때 1500원을 웃돌았다.

이날 신문들이 1면 기사에 쓴 표현은 ‘최악의 하루’, ‘폭락’, ‘최악의 폭락장’, ‘증시 패닉’ ‘증시 최악의 날’, ‘빚투 개미 패닉’ 등이었다. 최근 한국 증시가 오랜 기간 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 온 만큼 하락폭이 컸기에 이러한 표현들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코스피 급락 상황을 다룬 주요 일간지의 1면 기사 제목이다. 이 가운데 조선일보는 1면에 주식 관련 기사를 배치하지 않았으며 2면 머리기사로 코스피 관련 기사를 실었다.

경향신문 <코스피 사상 최대 12%↓…‘9·11’보다 큰 충격>

국민일보 <한국증시 최악의 날…공포가 시장 삼켰다>

동아일보 <코스피 사상최대 폭락…‘9·11’때보다 잔인했다>

서울신문 <‘증시 패닉’…9·11때보다 더 빠졌다>

세계일보 <코스피 12% 대폭락…‘9·11’때보다 더 빠졌다>

조선일보 2면 <코스피 한달 상승분 이틀만에 날아가…반도체 직격탄>

중앙일보 <12.06% 폭락, 9·11때보다 더 아팠다>

한겨레 <12.06% 폭락…코스피 ‘최악의 날’>

한국일보 <이틀긴 1200P 주르륵, 코스피 ‘패닉셀’>

경향신문은 1면 기사에서 “코스피는 이날 오전 9시6분 전날에 이어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유가증권시장에 2거래일 연속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2020년 3월 이후 6년 만이다. 오전 11시19분엔 서킷 브레이커도 발동됐다. 서킷 브레이커는 전날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될 때 발동된다. 유가증권시장에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이번이 역대 7번째로, 2024년 8월5일 이후 1년7개월 만이다.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은 440조원 넘게 증발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2면 기사에서 “코스피는 연초 이후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직전인 지난달 27일까지 48%나 오르며 전 세계 증시에서 가장 뜨겁게 달아올랐다”며 “그런데 이후 18.4% 하락하며 세계에서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무역 의존도가 높고 반도체 ‘쏠림’이 강한 한국 경제 구조의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분석했다. “한 달 오름폭을 이틀 만에 까먹은 셈”이라고도 했다.

▲5일자 조선일보 2면.

특히 세계가 공통적으로 이란 사태라는 돌발변수를 맞았으나, 한국 증시의 하락이 매우 컸던 점은 분석 대상이 됐다. 조선일보는 2면 기사에서 “이 같은 배경에는 한국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유가 변동에 민감한 경제 구조를 안고 있는 점이 자리 잡고 있다. 유가(두바이유)는 전쟁 직전 배럴당 71.81달러 수준이었는데, 3일에는 80달러를 넘어섰다. 중동산 원유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70%에 달하는 우리나라는 유가가 급등할 경우 기업 부담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무역 수지 악화와 물가 상승이라는 악재가 동시에 터질 우려가 크다”고 했다. 또한 “크게 올랐기 때문에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도 한 요인”이라 전했다.

동아일보 역시 1면 기사에서 “하락장에서 ‘저가 매수’로 지수를 떠받쳤던 개인 투자자들은 공포에 질려 손을 놓았다”며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확전 양상으로 치닫는 가운데, 세계 금융 시장에서 한국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짚었다.

한겨레의 경우 1면 지면기사의 제목은 <12.06% 폭락…코스피 ‘최악의 날’>이었지만 온라인판 1면 기사 제목은 <코스피·코스닥 ‘낙폭 사상 최대’…증시 최악의 날, 빚투 개미들 패닉>이었다. 온라인 기사에서는 최근 증시가 계속 상승하면서 주식 투자에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을 우려하는 관점을 강조한 것이다. 다만 3면 기사에서는 “과거 패닉 매도 사례를 보면,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극복됐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전했다.

▲5일자 한겨레 1면.

한겨레 사설 “금융시장만 보면 전쟁 최대 피해국 한국이라해도 과언 아냐”

이날 주요 일간지들은 사설에도 급락한 증시에 대해 썼다.

경향신문 <중동발 증시 패닉, 과도한 공포보다 냉철한 자세로>

국민일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따른 유가·주가·환율 충격 대비해야>

동아일보 <17년 만에 1500원 찍은 환율… 3高 위기관리 나설 때>

세계일보 <환율 한때 1500원 돌파…비상한 경각심 필요한 때>

조선일보 <주가 이틀 새 18% 급락, 위기 때 드러나는 한국 경제 실력>

중앙일보 <중동 전쟁이 흔드는 금융시장, 실물경제 전이 막아야>

한겨레 <이틀째 요동친 주가·환율, 시장안정에 총력 대응해야>

한국일보 <증시 붕괴, 환율·유가 급등…경제 파장 막을 총력전을>

사설에서도 유독 한국의 증시가 큰 타격을 받은 것에 대한 분석이 공통적으로 나왔다. 경향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문제는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이란 사태라는 돌발 변수를 맞았지만 충격파가 한국에서 가장 심했다는 점”이라며 “그간 상승률 전 세계 1위 급등세에 따른 ‘고점 부담’ 심리, 누적됐던 ‘빚투 자금’의 대규모 청산 등이 더해졌을 수 있다. 하지만 반도체 호황과 수출 증가세가 여전히 유효하고, 기업들 실적을 볼 때 코스피 5000 부근에서 저점이 형성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고 전했다.

▲5일자 경향신문 사설.

국민일보도 이날 사설에서 “한국처럼 에너지 자원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에는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며 “한국의 원유 수입은 여전히 중동 의존도가 높고 정유 공정 역시 중동산 원유에 맞춰 설계돼 있다. 주요 수송로가 흔들릴 때마다 유가와 환율, 금융시장이 동시에 출렁이는 구조적 취약성이 반복되고 있는 것”고 전했다.

동아일보도 이날 사설에서 “단기 급등에 따른 경계감과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제·산업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다른 나라 증시에 비해 낙폭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해법으로는 “문제는 갈등이 장기화하면 세계 경제에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진행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수출이 위축되고 소비가 침체할 수 있다. 위기 장기화를 대비해 농수산물·식품 등의 유통구조를 점검하고 에너지 가격 안정을 통해 가계 부담을 덜어줄 고물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한국 충격이 더 큰 것은 증시 비중이 큰 대기업이 대외 변수에 흔들리면 증시 전체가 가라앉는 취약성 탓이 크다. 산업 생태계가 다변화된 일본과 달리, 특정 이슈가 시장 전체의 리스크로 쉽게 전이되는 것”이라며 “증시가 단기 급등하면서 경제 펀더멘털과 괴리가 커진 측면도 있다. 코스피는 최근 8개월 만에 3000에서 6000까지 파죽지세로 상승했지만, 실제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고 짚었다.

중앙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정부는 그간 언론의 거듭된 ‘빚투’ 경고에도 ‘이제는 주식에 투자할 때’라며 주가 띄우기에 주력해 왔다. 그런데 깡통계좌 속출이 우려될 만한 증시 패닉 상황에도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사태가 심각한 만큼 정부는 위기감을 갖고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해야 한다. 무엇보다 금융 불안이 실물경제로 번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전했다.

▲5일자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1면 기사에 이어 개인 투자자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한겨레는 이날 사설에서 “최근 급등장에 뒤늦게 뛰어들었다가 손실을 본 개인 투자자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만 놓고 보면 이번 전쟁의 최대 피해국은 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라고 썼다.

다만 다른 일간지들이 증시 폭락이 실물 경제 타격으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큰 우려를 보였던 반면 한겨레는 이날 사설에서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달러 유동성은 안정적이고,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 경제위기 때처럼 달러 확보 자체가 어려운 상황은 아니라는 뜻이다. 주가도 그동안 단기 급등해 조정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시장의 공포가 실물경제로 번지기 전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고 전했다.

AI로 달라진 전쟁 양상…국민일보 ‘AI가 바꾼 전쟁터’에서 주목

미국과 이란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전되고 있는 가운데, AI로 달라진 전쟁 양상을 주목하는 기사들이 나왔다. 국민일보는 1면 <AI가 바꾼 전쟁터>라는 기획을 통해 AI로 달라진 전쟁 양상을 분석했다.

관련기사

▲5일자 국민일보 1면.

국민일보 1면은 “2011년 5월 미국은 9·11 테러를 일으킨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를 찾아 사살했다. 이 작전이 성공하기까지 10년이 걸렸다”며 “그러나 지난달 28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제거하는 데는 ‘원샷 원킬’로 족했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이 인공지능(AI) 기술이다. AI가 급성장하면서 적을 찾아내고 타격하는 속도와 정확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졌다”고 전했다.

국민일보는 “AI가 전쟁의 풍경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최초의 AI 전쟁 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이듬해 가자전쟁은 AI 무기의 시험장이 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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