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첨단정보기술+이스라엘 휴민트 합작품
미국과 이스라엘 모두 정보 출처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런 정보자산은 살아남은 이란 지도자들을 감시하는데 여전히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출처를 밝힐 수 없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하메네이 살해 사실을 발표하면서 “우리의 정보력과 고도로 정교한 추적 시스템” 덕분이라 찬사를 보냈고, 미국 관리들은 뉴욕타임스에 이란 최고위급의 테헤란 회의에 관한 세부 정보를 입수해 이스라엘에 넘긴 것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이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군(IDF)도 자국 군사정보부의 공로를 인정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두 나라 정보기관은 그날 공격 몇 개월 전부터 이란 지도자들과 그들의 측근들을 추적하며 이동 패턴을 파악했다. 이스라엘은 그 전에 이미 테헤란의 이란 고위층에 깊숙이 정보원들을 침투시켜 놓았다. 첩보활동은 사람(정보 요원)에 의한 정보수집 활동(humint)과 첨단기술과 장비 활용 모두를 통해 수행됐다.
2024년 이란 혁명수비대(IRGC) 소유의 게스트하우스에 숨겨둔 폭발물을 이용해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를 암살하고, 2025년 6월 전쟁 발발 초기에 이란 핵 과학자들과 혁명수비대 사령관들을 공습으로 제거한 것도 그런 첩보활동이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두 나라 정보기관들은 이번 전쟁 시작과 하메네이 암살 과정에서 긴밀하게 협력했다. 지난해 미국은 처음으로 이스라엘군에 미국 감시위성에서 전송되는 실시간 영상에 대한 접근 권한을 부여했다. 그 전에는 필요에 따라 제한적으로만 정보를 제공했다. 이스라엘도 자체 위성을 갖고 있지만 감시범위는 제한적이다. 한 이스라엘 정보 관계자는 이코노미스트에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처음으로 우리 본부에서 미국이 보고 있는 것을 동시에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첨단 신호정보 수집가들(advanced signal-intelligence collectors)이 활용할 수 있는 정보재료들은 전례없이 많아졌다. 그것은 정보수집 대상(표적)과 그 주변 사람들이 갖고 있는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내비게이션 입이나 최신 차량에 설치된 카메라와 같은 ‘스마트’ 기기들에서도 수집된다.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모두 이런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 인공지능 도구에 투자해 왔다. 미국이 첨단산업단지 실리콘 밸리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이런 일의 효율을 크게 높였다.
결국 하메네이 살해는 이스라엘의 휴민트와 미국 첨단 정보기술의 합작품인 셈이다.
휴민트보다 첨단정보기술 비중이 점점 더 커져
첨단기술의 발전은 양날의 칼과 같다. 생체인식 여권과 국제 신원 데이터베이스의 보급으로 스파이들이 적국에서 활동할 때 가짜 신분증을 사용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 전통적인 요원 작전(휴민트)들이 더는 불가능해지면서 이스라엘 모사드와 같은 정보기관들이 업무방식을 바꾸고 있다. 오늘날 목표물 추적의 돌파구는 현장 요원보다는 책상에 앉아서 분석하는 분석가, 또는 그 두 가지 모두를 통해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새로운 방식은 암살 시도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1992년에 사담 후세인 당시 이라크 대통령을 암살하려던 이스라엘의 계획은 작전 예행연습 중 특수부대원 5명이 숨지면서 실패로 돌아갔다. 이는 휴민트를 통한 공작의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휴민트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이스라엘은 암살 임무에 전투기와 무인 항공기를 점점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
조작된 장비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2024년 9월에 헤즈볼라 대원 수십 명을 살해하고 수많은 대원들을 다치게 만든 공작은, 정보 유출을 겁낸 헤즈볼라 대원들이 휴대전화가 아니라 무선 호출기(‘삐삐’)를 집단적으로 사용하는 점을 노린 이스라엘의 호출기 조작을 통해 이뤄졌다. 이스라엘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있는 페이퍼 컴퍼니(유령회사)를 통해 헤즈볼라 대원들 호출기 생산과정에서 소량의 폭탄과 기폭장치를 심어놓게 하는 공작을 2년여에 걸쳐 수행한 뒤 그것을 잇따라 터뜨려 휴대하고 있던 헤즈볼라 대원들을 살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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