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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련희를 보내지 못하면 인권을 말하지 말라”

 

기독교평화행동목자단, ‘통일로 으랏차차-통일이야기 한마당’ 개최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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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2.09  12:2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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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평화행동목자단이 8일 향린교회에서 '통일로 으랏차차-통일이야기 한마당'을 개최, 김련희씨의 송환을 거듭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북에 가서도 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 통일이 되는 그날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바치고 싶은 생각이다.”

8일 오후 서울 명동 향린교회에서 기독교평화행동목자단이 개최한 ‘통일로 으랏차차–통일이야기 한마당’ 행사장. 탈북 브로커의 유혹에 속아 중국을 여행하던 중 본의 아니게 한국에 입국하게 됐다며 북으로의 송환을 요구하고 있는 김련희(47)씨와 기독교평화행동목자단에서 그의 송환을 담당하고 있는 최재봉 목사가 이야기 한마당을 펼쳤다.

김씨는 “4년 동안 (남쪽에서)살아보니까 내 인생에서 가장 아프고 고통스러운 순간이었지만 지금 보면 내 몸의 한 부분 같고 내 조국의 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너무나도 절실하게 든다. 이제는 정말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는...절대 잊을 수 없는 소중한 내 조국인 것 같다”며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이어 “내가 계속 평양에 살았다면 나 하나의 울타리밖에 몰랐을 것이다. ‘통일’ 언젠간 되겠지. ‘분단 비극’ 누군간 타파하겠지...이렇게 생각했을 것 같다. 그런데 내가 진짜 이렇게 들어와서 생이별을 당해보고 자식 뺏기고 부모 뺏기고 이렇게 살아보니까...아 분단의 비극이 이렇게 가슴을 찢는 것이구나. 무조건 통일해야겠고 무조건 하나가 되어야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사회를 보던 박병권 목사는 “목자단은 여행자였던 한 여인이 겪는 고통을 외면할 수 없어서 돌려보내야 마땅하다며 인권 차원의 송환운동을 했던 것인데, 이제는 개인 김련희 씨가 아니라 이 땅의 통일을 꿈꾸게 만들고 하나됨을 만들어 가는 소중한 도구로 쓰인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간 송환 운동에 대한 평가와 소회를 밝혔다.

김씨는 자신이 ‘탈북자’가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여권으로 중국을 여행하던 중 현재 한국에 억류돼 있는 공화국 공민’이라고 주장하며, 와병중인 칠순 노모와 결혼을 앞둔 외동딸, 남편이 있는 평양으로 돌려보내달라고 정부 당국에 요구하고 있다.

   
▲ 김련희씨는 자신이 겪은 4년간의 남녘 생황이 아프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지만 분단의 비극을 온몸으로 체감하는 경험을 한 만큼 북에 가서도 통일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칠 각오로 일하겠다고 말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현재 국가정보원으로부터 4차례의 소환조사를 받고 있는 최재봉 목사는 이날 토크쇼 형식으로 김씨와 대화를 나누면서, 탈북 브로커들과 정보기관의 커넥션을 고발하고 탈북민에게 지급되는 정착금의 일부가 이들 브로커에게 전달되는 과정을 빗대어 ‘전형적인 인신매매’라고 비판했다.

통일이야기 한마당에서는 또 최 목사가 묻고 평양에서 태어나 계속 살았던 김씨가 답하는 형식으로 일부 탈북민들이 종편방송을 통해 북의 현실을 악의적으로 왜곡 설명하는 문제를 주의를 촉구하기도 했다.

예컨대, 평양에서 살았다는 한 탈북 여성이 한 종편방송에 나와 자신이 ‘석탄더미에서 출산하고 옆에 있던 유리조각으로 탯줄을 잘랐다’고 주장한데 대해 김씨는 ‘평양시민이라면 무조건 첫째 아이는 산원에서 낳아야 하고 공화국 공민에게는 누구에게나 주치의가 있는데, 만약 그런 일이 실제 일어났다면 그 주치의는 감옥에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북의 주택 보장문제와 예·체능 교육 실태, 청춘남녀의 연애 등 여러 주제에 대해 4년여의 남쪽 생활과 비교하며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또 소(초등)학교 시절 익혔던 바이올린 솜씨를 뽐내기도 하고 자신의 연애담도 거침없이 소개해 참가자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참가자들은 “김련희를 보내지 못하면 인권을 말하지 마라”며 김씨의 송환을 응원했다.

   
▲ 왼쪽부터 이적 목사, 백광모 목사, 최재봉 목사.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날 통일이야기 한마당은 ‘평양아줌마 김련희를 집으로’외에도 최근 목자단 소속 김성윤 목사와 최재봉 목사 등을 겨눈 국가보안법 위반 수사를 문제 삼은 ‘국가보안법 코리아에서 지우기’, 최근 목자단이 코리아연대와 함께 13차례에 걸쳐 진행한 미대사관앞 항의시위를 다룬 ‘미대사관으로 진격한 사람들’ 등을 이야기 꼭지로 삼아 2시간 가량 진행됐다.

이적 목사는 종교인들이 사회적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속죄하는 마음으로 18명의 목사가 모여 대 사회발언을 하자고 만든 단체가 ‘기독교평화행동목자단’이라고 소개하고는 “최근 목자단에 가해지고 있는 국가정보원의 탄압을 보면 김씨 송환 운동에 대해 이들이 얼마나 민감하게 받아들이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박병권 목사는 “‘아니요’라고 말하면서 나를 위해 싸워주는 사람을 보호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내가 정말 고통당할 때 아무도 내 옆에 없다”며 목자단과 코리아연대의 투쟁을 애써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행사에 앞서 송무호 경기민주행동 공동대표는 연대사를 통해 “범이 아가리를 벌리고 있고 독사가 똬리를 틀고 물어뜯으려고 하는데 그 앞에서 해보려면 해보라는 목자단과 코리아연대의 기개에 숙연해진다”며, “오늘 발걸음이 외롭고 고달프기도 할 수 있지만 1~2년 안에 반드시 뜻하는 것들이 성취되기를 믿는다”고 목자단과 코리아연대를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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