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한심한 대학생', 이재명 시장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청년 시민기자, 이재명 성남시장을 만나다 - ①] '한심한 대학생' 논쟁에서 대권 도전까지 묻다

16.05.16 07:22l최종 업데이트 16.05.16 07:33l

 

기사 관련 사진
▲ 이재명 성남시장-청년 시민기자와 함께하는 청년정책 소통 인터뷰 지난 11일 오후,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두 명과 청년 시민기자 세 명(권순민, 이찬우, 유종헌)이 이재명 성남시장을 마주했다. 인터뷰를 마친 후 권순민 시민기자가 이재명 성남시장과 함께 손가락 하트 셀카를 찍고 있다.
ⓒ 고강선

관련사진보기


"아까 그 '20대 개새끼론'에 대해선 시원하게 풀린 게 아닌 거 같아요. 더해도 돼요. 한 번만 더 합시다. 저 친구 표정을 보니 여전히 무언가 남아 있어.(웃음)"

이재명 시장은 주저하지 않았다. 지난 총선 당시 논란이 불거졌던 '한심한 대학생' 발언을 비롯해 정부의 지방 재정 개혁안, 어버이연합과 국정원 커넥션 등에 대한 생각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사이다' 같으면서도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발언이 이어졌다.

'대권 도전'에 대한 질문도 예외는 아니었다. "정치 언어가 너무 간접적이고 우회적"이라고 말문을 연 그는 "어떻게 생각이 없을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물론, "가능한 상황이 되어야 한다"는 말을 덧붙인 채. 
   
지난 11일 오후,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두 명과 청년 시민기자 세 명(권순민, 이찬우, 유종헌)이 이재명 성남시장을 마주했다. 지난 3월, 이 시장이 SNS에 올린 '한심한 대학생' 발언이 발단이었다. 

 

이 시장이 올린 '선거날 MT를 가는 H대 ㅊ학과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심하다'는 내용의 글에 '전형적인 20대 개새끼 프레임론'이라는 지적이 흘러나왔다. <오마이뉴스>에도 이를 비판하는 청년 시민기자들의 기사가 올라왔다. 투표 날 MT를 가는 H대 ㅊ학과가 있는지 직접 전수 조사한 이도 있었다. 이재명 시장도 해당 기사를 SNS에 직접 공유하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논쟁은 총선 이후까지 이어졌다. 투표 날 MT를 간 H대학 ㅊ학과가 한군데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 진실 공방이 오갔지만, 문제의 본질에 대한 논의는 부족했다. 

'청년층의 정치 참여'에 대해 터놓고 묻기 위해 비판 기사를 쓴 권순민(이재명 시장이 말한 'H대 ㅊ학과', 검증해봤습니다), 유종헌(이재명 시장님, 정치인의 본분을 고민하세요), 이찬우('한심한 대학생'이 이재명 시장님께 쓰는 편지) 시민기자가 직접 이 시장과 마주했다. '한심한 대학생' 논쟁에서 시작된 인터뷰는 현재 이 시장이 처한 정치적 상황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졌다.

인터뷰 참여 : 권순민·유종헌·이찬우 시민기자, 이민선·김예지 <오마이뉴스> 기자

"'한심한 대학생' 발언? 청년 문제 논쟁의 장 만들고 싶었다"
 

기사 관련 사진
▲ 이재명 성남시장-청년 시민기자와 함께하는 청년정책 소통 인터뷰 지난 11일 오후,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두 명과 청년 시민기자 세 명(권순민, 이찬우, 유종헌)이 이재명 성남시장을 마주했다.
ⓒ 고강선

관련사진보기


이 시장은 '한심한 대학생' 논쟁에 대해 "예상하고 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동의하는 반론의 여지가 없는 주장이나 정책은 확산이 안 된다. 그래서 일부러 반론의 여지를 살짝 넣는다"라며 "격렬한 논쟁을 통해 사회적 이슈를 만들고, 사람들이 모이면 대중들이 해당 사안에 대해 판단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심한 대학생' 발언은 청년층의 정치 참여 문제에 대한 논쟁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이었다는 것. 

그는 "투표하지 않는 행위에 대해 문제제기 하는 걸 좀 극렬한 방식으로 했다, 여기에 상처를 받은 사람이 좀 생긴 것 같다"고 인정하면서도 "투표는 단순한 권리가 아니고 공동체를 위한 하나의 의무이자 책임이 수반되는 하나의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성남시 차원에서) 투표 참여하는 시민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과 관련한 용역을 맡겼다"고 밝히기도 했다.

청년 배당을 비롯한 청년 정책의 필요성에 관해 말할 땐 유독 설명이 길어졌다. "정부가 성남시가 하고 있는 일 중에 제일 부담을 느끼는 것이 청년 배당"이라는 이 시장은 "이번에 성남시에서 청년 배당 받은 사람들에게 설문 조사를 해봤더니 배당금을 대부분 생활비로 썼더라, 이걸로 술 사 먹고 이런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스스로도 (청년 배당 도입을) 망설였다. '돈 낭비한다고 좀 깨지겠다'고 각오하고 한 일인데 청년층으로부터 상당한 지지를 받게 되었다"며 "청년이 처한 상황이 우리가 판단한 것보다 훨씬 심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소야대인데, 정부 태도는 그대로"
 

기사 관련 사진
▲ 이재명 성남시장-청년 시민기자와 함께하는 청년정책 소통 인터뷰 지난 11일 오후,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두 명과 청년 시민기자 세 명(권순민, 이찬우, 유종헌)이 이재명 성남시장을 마주했다.
ⓒ 고강선

관련사진보기


지난 4월 22일 정부가 발표한 지방 재정 개혁안에 대해선 날 선 비판을 내놓았다. 그는 "정부에서 이번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여권이 이길 것으로 상정하고 만든 정책인 것 같다"고 평했다. 이어 "이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지금 하는 3대 복지 정책(청년 배당, 산후조리, 무상교복)은 물론이고 교육지원 정책, 노인 일자리 정책, 국가 유공자 보훈 수당 지원, 사회복지 종사자 처우 개선 사업, 시립 의료원 건립 등이 완전히 좌초될 수 있는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 시장은 "정치 지형 여소야대의 선거 결과 나왔음에도 정부는 정권이 심판당한 게 아니라 국회가 심판당했다, 양당체제가 심판당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여소야대 상황이) 전체적으로 도움이 되지만 정부의 태도는 변한 것이 없다"고 일갈했다. 

최근 논란인 '어버이연합 게이트' 관련, 국정원과 커넥션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이 시장은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이 그의 사생활을 담은 녹음 파일을 활용해 원정시위에 나선 것에 대해 "명확하게 정치적 목적이 있는, 악의적 행위"라고 평하며 "어버이연합이 나랑 무슨 원수를 졌다고 성남까지 와서 원정 시위를 벌이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나쁜 짓의 모든 근원은 국정원에 있다고 본다"며 "해서는 안 되는 나쁜 짓만 골라서 한다. 간첩 조작과 대선 개입 등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민주공화국에서 국가 권력을 구성하는 문제에 국가기관이 개입한 것은 쿠데타"라고 일갈했다.

"대권, 어떻게 생각이 없을 수 있겠나"
 

기사 관련 사진
▲ 이재명 성남시장-청년 시민기자와 함께하는 청년정책 소통 인터뷰 지난 11일 오후,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두 명과 청년 시민기자 세 명(권순민, 이찬우, 유종헌)이 이재명 성남시장을 마주했다.
ⓒ 고강선

관련사진보기


지난 4월 <한겨레>와 인터뷰 이후 화제가 된 '대권 도전' 발언에 대해서도 머뭇거리지 않고 답했다. 이 시장은 "정치적으로 조언하는, 이름만 얘기해도 알만한 '원로'들이 '점잖게 가만히 있는 게 좋다'고 지적했지만 저는 좀 생각이 다르다"며 "다른 사람 같으면 '아이 뭐, 생각 없습니다' 할 테지만 그런 거짓말 하면 안 된다, 어떻게 생각이 없을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그런 차원에서 나는 가능하면 하겠다고 말하는 것"이라며 "다만 가능한 상황이 될 수 있을지 나도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방으로 세상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나한테 기회가 한 번만 주어지는 것도 아니"라며 "마라톤에선 페이스메이커가 완주해 우승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청년 시민기자, 이재명 시장을 만나다 ②] "열 받아 일부러 싸웠다, 청년 얘기하라고" 
[청년 시민기자, 이재명 시장을 만나다 ③] "대권, 어떻게 생각없을 수 있나?"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