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위안부' 피해자 발인날 서울서 자위대 창설행사

시민들 항의 속 국방.외교부 당국자 참석해 축하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승인 2016.07.12  20:01:07
페이스북 트위터
   
▲ 일본 자위대 창설 62주년 기념행사가 12일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열렸다. 시민사회단체들은 호텔 앞에서 행사 철회를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인 고 유희남 할머니 발인날인 12일, 서울 남산 안중근 의사 동상이 내려다보이는 호텔에서 일본 자위대 창설 기념행사가 열렸다.

주한일본대사관은 이날 오후 7시경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자위대창설 62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서울 시내 주요 호텔에서 열리기는 3년만이다.

일본 '자위대의 날'을 맞아 열린 이날 행사는 사실상 우리의 '국군의 날'과 유사하다. 일본은 제2차 대전에 패하면서 '황군'이라는 명칭을 삭제하고 '자위대'로 군 명칭을 변경했다. 헌법 9조에 따라 군 전력 보유를 하지 않는다고 선언했으나,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치안유지를 이유로 경찰예비대를 만들고 보안대를 거쳐 1954년 7월 1일 현재의 자위대로 탄생했다.

   
▲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교육홍보실장은 이날 "오늘의 기념식은 일본 황군의 부활절"이라고 일갈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이날 행사장이 마련된 호텔 앞에서는 민족문제연구소, 대학생 겨레하나,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항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교육홍보실장은 "오늘의 기념식은 일본 황군의 부활절"이라며 "침략군의 창설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 나라가 망하기 직전의 상황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고 일갈했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군대 창설일을 남의 나라에서 기념하는 것은 도발이고 결례"라며 "통상적으로 하더라도 자국 대사관 내에서 해야 한다. 치외법권지역이니 잔치를 하려면 자기 집구석에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는 "남의 나라에 와서 무엇을 하는 것이냐. '위안부' 문제 해결도 안하고 건방지게 남의 나라에서 무엇을 하느냐. 왜 하는거냐"고 항의했다.

시민들은 '서울 한복판 자위대 기념행사 반대한다', '일본은 식민지 침략전쟁 사과부터 먼저하라', '일본군' 자위대 창설 기념보다 전쟁범죄 사죄하라', '일본은 아직도 한국이 식민지로 보이는가'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행사 철회를 촉구했다.

   
▲ 대학생들이 '국방부 참석자 멍석말이를 해야' 등의 글이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시민들이 행사에 참석하려고 호텔에 들어선 한 외교관 차량을 막아서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7시경에 열리는 행사 시각이 다가오자 주한 외교사절단과 무관들이 속속 호텔에 들어서자 시민들의 항의가 거세졌다. 시민들은 호텔 입구에 들어선 한 외교관의 차량을 막아서며 참석을 저지하려 했다.

그러자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취재진과 시민들이 몰린 정문을 피해 후문이나 옆문으로 행사장에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 가운데는 해병대 정복을 입은 김용해 국방부 주한무관협력과장(대령)도 있었으며, 취재진과 맞닥뜨리자 옆문으로 들어가려다 정문으로 통과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상호국방교류협력 차원에서 국제정책차장과 무관협력과장 등 실무자가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외교부도 이날 사무관급 실무자를 참석시키기로 했다.

이들 정부 관계자들이 일본 자위대 창설 기념일 행사장으로 향하는 발걸음 뒤로 시민들은 연이어 "신대한국 독립군의 백만용사야, 조국의 부르심을 네가 아느냐"라고 시작하는 '독립군가'를 불렀다. 한 시민은 '국방부 참석자 멍석말이를 해야'라는 피켓을 들었다.

   
▲ 시민들이 '독립군가'를 부르며 자위대 창설 기념행사 철회를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보수단체인 '애국국민운동대연합'은 욱일승천기를 형상화한 플랜카드를 들고 항의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보수단체 '구국실천연대'도 자위대 창설기념행사를 반대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