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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인의 목소리 ‘평화통일’ 하나로


국민들의 민주적 통일논의 마당된 ‘1000인 원탁회의’

“1천명의 사람들이 광화문 한복판에 모여서 평화통일 토론을 한다는 것 자체가 가슴 뛰는 일이다. 이런 원탁회의가 남한에서도 열리고 북한의 평양에서도 열리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전국교육대학생연합 송민호 회장)

“이런 모임과 만남으로 소통을 해야 통일이 가능하고 그래서 이 자리에 온 것이 기쁘다. 이렇게 모인다는 게 희망이다.”(한국순교복자수녀회 권오희 수녀) 

▲ 남북대화 촉구,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전국대표 1000인 원탁회의가 광화문광장에서 지난 14일 열렸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상임대표 이창복)가 주관하는 ‘남북대화 촉구,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전국대표 1000인 원탁회의’가 민간 차원의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통일운동 방법으로서 또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광복 71돌 하루 전인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1000명의 각계각층 인사들이 100개의 원탁에 둘러앉아 평화통일을 위한 토론마당을 펼쳤다. ‘남과 북은 하나다. 우리는 하나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평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작한 원탁회의는 전국은 물론, 해외 동포까지 1000인이 모여 원탁별 토론을 거치고, 그를 발표함으로써 평화통일의 중지를 모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민간차원의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아래로부터’ 통일운동 

정치, 종교, 노동, 농민, 여성, 청년, 빈민, 학술, 언론, 민족, 법조, 학생 등 각 분야와 서울에서 제주까지 각 지역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모인 참석자들은 각자의 원탁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과제’, ‘남북이 함께 하는 통일운동’, ‘시민과 함께 하는 통일운동’ 등을 주제로 토론을 펼쳤으며 그 결과를 ‘한 문장’이나 ‘키워드’로 작성해 발표, 제출했다.

특히 한반도 평화통일 문제의 최대 이슈인 ‘사드배치’에 대해선 절대적으로 반대의견이 많았고, ‘한반도 평화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남북연석회의를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했다. 이를 위해 ‘야당이 남북관계 개선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촉구하자’는 의견과 ‘전쟁의 위기를 없애고 평화의 문을 열기 위해서는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남북 대화를 촉구하하는 의견도 다수를 이뤘다.

아울러 ‘평화협정 체결 등 일상적인 통일협상이 우리에게 필요한 만큼 주한미군 철수를 위한 소파협정, 전시작전권 회수 논의를 시작하자’는 의견도 있었고 ‘통일운동이 자율적이고 활성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주민행사를 통해 밑에서부터 평화통일을 이뤄내자’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정당 인사들과 토론을 펼친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사드배치 문제를 다룰 국회특위 구성을 다시 한 번 다짐했다“며 야당 내에는 당론과 상관없이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의원들이 많은데 그분들과 함께 특위 구성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통일교육과 관련한 의견도 많았는데 ‘청소년들이 함께 하는 통일논의를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의 필요성은 물론, 학생들이 스스로 평화통일을 이끌어갈 미래세대임을 인식할 수 있도록 평화통일에 대해 자유롭게 논의해나가겠다’고 했으며 ‘통일역량 강화 교육과 설명회, 간담회, 통일동아리 등등의 노력을 해나가겠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용산미군기지와 DMZ을 둘러보고 왔다는 한 예비교사모임 회원은 “많은 사람들이 서로의 다름에 대해 토론한다는 것을 보며 (통일의)미래가 밝구나 생각했다”며 “남과 북이 다른 것처럼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대화의 장을 만드는 토론문화와 교육을 더욱 활성화시키는데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히는 등 통일교육에 대한 요구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많이 공유됐다. 

농민들이 이끈 원탁에선 “통일은 농민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며 남북 농민이 공동으로 DMZ에 생명농장을 만들고, 여성농민들은 토종씨앗을 교류 지원하는 등 남북 농업교류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민주노총에서도 ‘노동과 통일을 접목해 통일 일자리와 통일경제 등의 정책방안을 준비하자’고 제안하면서 ‘만나야 통일이다, 연석회의 성사’를 함께 주장했다.

이밖에도 ‘강정과 성주, 밀양과 세월호는 하나다’, ‘해군기지 철폐', '11월20일 민중총궐기 성사에 노동자 농민, 민중의 삶이 달려있다’, ‘남북대화의 조속한 실현’, ‘정권 교체 반드시 하자’ 등 구호로서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만나야 통일이다, 연석회의 성사시키자”

이날 원탁회의에서 참석자들은 6.15남측위원회 이창복 상임대표의장의 “남북한 평화협정 체결문제가 거론되지 않는 상황에서 통일운동은 무척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런 만큼 민주적이고 자율적으로 아래로부터하는 통일운동, 그리고 그 주체로서 문제를 푸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는 대회사에 걸맞게 각자의 위치에 맞는 다양한 의견을 자유롭게 쏟아냈다.  

한편 이날 주제연설에 나선 6.15남측위 조성우 상임대표는 “평화의 기본은 ‘자존’이다. 서로 귀한 걸 인정하고 존중하면 그 평화가 시작된다. 나라와 나라간 평화가 유지되려면 서로의 정치적, 군사적, 경제적, 문화적 주권 등 서로의 주권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하며 그것이 평화의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반도 평화의 출발은 미일관계, 미국과 북한의 관계 정상화 등으로 핵을 현 수준에서 동결하고 평화협정 협상과 체결을 한 후 핵 감축 협상에 들어간다면 평화의 작은 출발이 될 것”이라고 평화협정 체결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두 번째 주제연설에 나선 6.15남측위 여성본부 권오희 상임대표는 “남북 화해와 통일만이 민족의 살 길”이라며 리우올림픽 현장에서 남북 선수들이 함께 웃는 모습과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전 세계인들에게 감동 주었던 남북 선수단의 공동 입장을 언급하면서 “만남은 저렇게 쉬운데, 만남은 저렇게 좋은 일인데 왜 우리는 이곳에서 만날 수 없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광복 71돌에도 남북이 함께 하지 못함을 안타까워했다.

권 대표는 또 남북화해와 협력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이 폐쇄되고 금강산 길이 다시 열리지 않을까 우려하며, 이미 남북의 만남과 대화가 우리의 미움과 증오의 장벽을 허물고 남북 화해의 길을 여는 방법임을 경험한 만큼 대결과 긴장을 부르는 충돌과 전쟁으로 비화되기 전에 꼭 만나야 된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7.4남북공동성명, 6.15남북공동선언, 10.4남북공동선언 남북이 합의한 선언들에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가장 현실적으로 합리적인 방법들이 담겨있다”며 "독재들과 권력유지자들, 전쟁무기상들은 더 많이 무기가 필요하다고 부추기고 자기들을 위해 대립을 부추기는 현실"을 지적하며, 평화로 가는 걸음을 걷는데 마음을 모으자고 남북대화를 강조했다.

▲ 한반도 평화통일을 반드시 이뤄야 한다고 강조하고 특히 재일 조선인들에 대한 반민족적 차별대우를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서승 교수
▲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해 각자의 원탁에서 논의한 결과들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호소문을 낭독하는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 김순애 회장, 대한성공회정의평화사제단 이종성 요한 신부, 방용승 전북겨레하나 공동대표
▲ 원탁회의를 마치면서 옆사람과 손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며 통일을 염원했다.
▲ 원탁회의를 마치며 참석자들이 단일기를 들고 한반도 평화통일을 외치고 있다

원탁회의는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 김순애 회장과 대한성공회정의평화사제단 이종성 요한 신부, 방용승 전북겨레하나 공동대표의 “광복 71돌을 맞아 치유되지 못한 분단의 상처 앞에서 위태로운 한반도 평화의 숨결을 되살리고 민족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한반도의 완전하고 영구적인 평화체제를 위해 노력하고 하루빨리 남북이 마주 앉을 수 있는 대화의 길을 열자”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호소문 낭독에 이어 참가자들이 단일기를 들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지난해 ‘평화통일서울시민 1000인 원탁회의’를 계기로 참가 대상을 전국으로 확대해 열린 이번 원탁회의는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통일에 대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민주적인 통일논의의 장으로서, 통일운동의 새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원탁회의가 끝난 뒤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원탁회의는 가장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통일논의 구조를 만드는데 좋은 모델을 제시했다. 사진은 의견을 모아 적은 글

 

▲ 평화통일 염원을 담아서
▲ 이번 원탁회의에서는 '사드배치'가 남북 평화통일을 가로막는다는 의견이 많았다.

권미강 기자  kangmomo8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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