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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지하초염수로 질 높은 소금 생산

[심층분석] 북, 지하초염수로 질 높은 소금 생산
 
 
 
nk투데이 김혜민 기자 
기사입력: 2016/09/17 [02:21]  최종편집: ⓒ 자주시보
 
 

 최근 북한이 우리나라에 없는 것으로 공인되어 왔던 지하초염수를 찾아내고 수 천톤의 소금을 생산해냈다.

지난 5월 24일 노컷뉴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이 운영하는 평안남도 귀성제염소를 현지지도하여 지하초염수에 의한 소금생산 실태를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이 제염소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로 지난해부터 지하초염수로 소금 생산을 시작했으며, 올해 3월 초부터 현재(5월 말)까지 150여 정보의 염전에서 7000여 톤(t)의 소금을 생산했다고 한다.

2개월 반 동안 정보당 소금 45 톤(t) 정도를 생산한 것이다.

▲ 지난 5월 맛좋고 영양가가 높으며 생산단가도 싸게 먹히는 지하초염수 염전에서 기쁜 웃음을 터트리는 김정은위원장     ©통일뉴스

 

이 정도의 생산력이라면 지하초염수로 연간 정보당 소금 200여 톤(t)을 생산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식품연구원이 2011년 발표한 '고품질 천일염의 생산 및 가공 유통 기술개발' 논문에 따르면 2009년 한국은 정보당 90여 톤(총 염전 3,809정보에서 377,480톤)을 생산했다.

즉, 북한이 지하초염수를 통해 2009년 한국통계에 비해 정보당 2배 이상의 소금을 생산한 셈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귀성제염소에서 "인민군대에서 지하초염수에 의한 소금생산방법을 받아들여 적은 면적의 소금밭에서 많은 양의 소금을 생산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너무 기뻐 잠이 오지 않았다"며 현지지도를 온 취지를 설명하기도 했다.

지하초염수로 소금을 생산하면 바닷물에 의한 방법에 비해 약 3배 정도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염전 면적은 30% 정도이고 노동력도 줄일 수 있어 생산 원가가 낮아진다. 

▲ 지하초염수를 직접 손으로 받아 맛을 보는 김정은 위원장     ©통일뉴스

 

지하초염수란?

지하초염수는 바닷물보다 염분 농도가 수배나 높은 지하수로, 지하수 1L에 들어있는 광물질함량이 50g이상인 고농도의 소금생산원료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바닷물의 염도가 3.1%~3.8%로 바닷물 1L당 최대 39g정도의 소금을 얻을 수 있다.

지하초염수는 바닷물보다 많은 양의 소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지하초염수로 생산한 소금은 맛이 좋고 칼륨, 요오드 함유량이 많으며 중금속 함유량이 적어 건강증진 및 식료품 생산, 화장품 등 생활필수품 생산에 이용가치가 높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소금생산 주기와 소금생산면적도 단축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바다물에서 소금을 얻어내자면 저수지, 예비증발지(제1증발지), 증발지(제2증발지), 결정지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북한은 지하초염수에 의한 소금생산이 바닷물에 비하여 농도가 높은 지하초염수를 이용하기 때문에 증발면적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어 증발지 1곳과 결정지만 있어도 소금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지하초염수는 그 경제적 가치가 대단히 큰 부존자원인 셈이다.

북한은 현재 지하초염수에 의한 소금생산기술이 개발도입됨으로써 소금생산지의 범위가 지하초염수가 분포매장되어 있는 전국의 해안지대에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하초염수로 인한 소금생산방법은 세계적으로 상용화된 소금생산법이 아니다.

현재 전 세계 소금의 70%를 암염(과거 바다였다가 육지가 된 지역에 소금이 굳어서 만들어진 소금광산)을 캐내어 얻고 있으며 나머지는 주로 바닷물을 원료로 해서 생산하고 있다.

사해, 카스피해 등에 염호(소금호수)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이곳에서 소금이 대량생산되지 않는다.

중국 등의 일부지역에서는 북한의 지하초염수 생산법과 유사하게 1킬로미터 넘게 지하우물에서 염수를 끌어올려 소금을 생산하고 있지만, 수공업적 방법으로 소규모 진행되고 있다.

북한의 주장에 따르면 지하초염수는 땅 속 수십 미터 밑에 존재하며, 밀물에 의해 간석지에 스며든 바닷물이 건조한 기후조건의 영향을 받아 증발농축되는 과정이 오랜 기간동안 반복하여 서서히 땅속에 스며들어 생긴 것이라고 한다.

즉, 지하초염수는 중국 등 일부지역의 염수우물(1킬로미터)보다 훨씬 매장깊이가 얕고 간석지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그 양이 많아 소금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2012년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북한의 새로운 소금생산방법이 "여러해동안 지질학계에서 계속돼 온 지하초염수의 존재여부와 관련된 논의에 종지부를 찍고 우리나라(북한) 자연부원(천연자원) 목록을 또 하나 늘인 귀중한 성과"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지하초염수 연구 역사

북한이 지하초염수에 의한 소금생산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2010년 8월 서해안 제염소에서 처음으로 지하초염수를 채취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이후 2012년 3월 북한의 대형제염소(30㎢)인 황해남도 연백제염소에서 지하초염수로 인한 소금 생산을 본격화했다.

북한에서는 지하초염수를 탐사하는 속도를 최대한 높일 수 있도록 물리탐사기구가 제작되고 지하초염수를 개발하는 기술, 지하초염수 자원의 형성과정과 분포특징을 과학적으로 해명하는 연구성과 등을 자체로 완성했다.

그리고 2014년 10대 최우수 발명가를 소개하면서 '지하초염수에 의한 소금생산방법'을 발전시킨 김태욱 조선인민군 군관을 두 번째 발명가로 꼽기도 하는 등 이 연구를 꾸준히 진척시켜왔다.

북한이 향후 지하초염수로 소금을 자체수급하게 된다면 북한 내 소금생산뿐 아니라 세계 소금 생산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소금의 효용

일반적으로 소금은 인류에게 없어서는 안 될 물질로 알려져 있다.

소금은 동물에게 체내 삼투압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꼭 섭취해야 할 물질로 된다.

소금이 결핍되면 단기적인 경우 소화액의 분비가 부족하여 식욕감퇴가, 장기적인 경우에는 전신 무력, 권태, 피로나 정신불안 등이 일어날 수 있다.

그렇다보니 고대사회에서 소금을 화폐로 쓰이기도 했었고 소금이 산출되는 해안, 염호나 암염이 있는 장소는 교역의 중심이 되었으며 내륙의 경우 금보다도 더 가치있는 물질로 여겨지기도 했다.

 

우리 민족은 역사적으로 소금을 매우 귀중하게 여겨왔다.

한반도는 산악지형이 많아 과거부터 소금이 귀해 국가 차원에서 소금을 제조 판매하고 중요한 재정세원으로 여겼다.

조선시대에는 흉년이 들었을 때 나라에서 구호물자를 백성에게 풀곤 했는데, 이때 굶주리던 백성들에게 가장 요긴한 물자는 쌀이나 보리 같은 식품이 아니라 소금이었다는 기록이 전해져 내려올 정도다.

현대사회에 들어와 소금은 산업 여러 분야에 꼭 필요한 중요한 공업원료로도 되었다.

한국에서 소비되는 15%만의 소금이 식품 용도로, 나머지 85%가 모두 화학 공업, 일반 공업 및 산업용으로 사용될 정도로 소금은 현대산업에 꼭 필요한 원료다.

특히 소금을 전기분해하면 나트륨 기(Na)와 염소 기(CI)가 나오는데 이것을 통해 여러 화학제품이 제조되고 있다.

소금은 중화제, 비누나 세제 원료로 쓰이는 가성소다(Caustic Soda), 유리, 플라스틱 제조에 쓰이는 소다회(Soda Ash), 염산, 플라스틱(PVC), 농약, 화약 등의 원료, 수돗물 소독, 락스 제조에 쓰이는 소독제, 항공유(jet oil) 정제 시 수분 제거, 정수용, 피혁공업, 사료제조, 염색, 색소공업, 식육 부산물 처리, 제설용, 아이스크림 제조 등 다양한 곳에 쓰이고 있는 것이다.

소금이 식품, 산업 전반적으로 중요하다보니 한국에는 소금산업진흥법이 제정되어 있기도 하다.

 

소금의 수급

한반도에는 지금까지 암염, 지하 염수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한국과 북한 모두 주로 서해 염전에서 소금을 생산해왔다.

그러나 서해 염전만으로는 다양한 산업에 쓰이는 소금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 한국의 경우 많은 량의 소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고품질 천일염의 생산 및 가공 유통 기술개발' 논문에 따르면 한국은 2007년 소금 총 수요량 중 85%(약 300만 톤)을 호주, 중국 등에서 수입했다.

현재 국내 천일염의 인기가 늘면서 산업규모가 커졌고 이로 인해 국내 소금의 비중이 늘어나긴 했지만, 한국은 아직까지 소금을 자체적으로 100% 수급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참고문헌
한국식품연구원, '고품질 천일염의 생산 및 가공 유통 기술개발', 2011
조선의 오늘, '경제적효과성이 매우 큰 지하초염수에 의한 소금생산방법', 2016년 6월 27일
조선신보 평양지국, '지하수로 소금생산,' 2012년 5월 16일
대한염업조합, '천일염 생산과정'
KDI 경제정보센터, "경제교육 2009년 5월호" – '소금산업-친환경ㆍ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변신을 꿈꾼다!'

원문은 NK TECH에 있습니다. 

http://www.nktech.net/inform/nkt_briefing/nkt_briefing_v.jsp

 김혜민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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