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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 왜 투기자본일 수밖에 없는가

하나금융지주, 왜 투기자본일 수밖에 없는가

감시센터, "헐값 매입, 지분매각, 슬림화 이후 구조조정... 전형적 투기자본 행태"

 

라은영 기자 hallola@jinbo.net

 

또한 현재 하나금융 지주회사가 보이고 있는 행태는, 지주회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금융권에서 새롭게 등장한, '신종 구조조정의 사례'라는 점에서 관련 노동계의 우려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7일 거래소에서 진행된 '투기자본감시센터/증권노조 하나지주 구조조정 저지 공대위 공동 기자회견' 모습.
 전국증권산업노동조합


헐값 매입 그리고 내부 정리용 지분 매각

 

하나금융지주는 2005년 5월 대한투자증권과 대투운용을 4,750억 원에 사들였다. 당시 매입 과정에서 ‘헐값’논란이 있기도 했다. 하나금융지주가 대투증권을 매입한 이후에 보이는 행태가 투기자본의 전형이라는 지적이다.

 

하나금융지주는 대투증권을 인수한 지 몇 개월 되지 않아 대투증권 자회사인 대투운용의 지분 51%를 1,500억 원에 UBS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2006년 10월 하나증권을 자회사로 편입시켰고, 11월 하나증권의 리테일본부(소매영업)를 영업양수도(어떤 회사가 영위하는 영업, 사업을 다른 회사나 개인에게 파는 것) 방식으로 대투증권으로 넘길 계획을 밝혔다.

 

계획 발표 이후 곧이어 하나증권의 지분이 리만브라더스로 매각된다는 언론보도들이 터져 나왔다.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하나금융그룹의 상품을 전담하여 판매하는 별도법인 하나GMG를 설립했다.

 

복잡해 보이지만 원리는 간단한다. 하나금융지주는 지주회사 출범 1년의 시간동안 ‘외국자본으로의 지분매각을 통한 수익 확보, 향후 구조조정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해 왔던 것이다. 그리고 하나증권은 껍데기만 남을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하나금융지주, 리만브라더스를 통한 구조조정 계획

 

하나금융지주는 2007년 11월 30일까지 하나증권의 자회사 편입을 완료해도 됨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월 주식맞교환을 통해 하나증권을 완전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이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유가증권매매로 명백한 증권거래법 위반 사항이다.

 

투기자본 감시센터는 "하나금융지주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하나증권주식을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주식 교환했고, 이를 위해 우선주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을 개별 접촉까지 해가며 집중적으로 우선주를 매입하여 50%에 지나지 않았던 지분율을 65%까지 끌어올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말 그대로 하나증권 소액주주들을 싼값에 스퀴즈아웃(소액주주 내몰기)시키고 그 차액을 하나지주가 독차지 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감시센터는 하나증권의 리만브라더스로 매각 협상이 상당히 진전된 시점을 고려할 때, 매각차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회사 편입을 앞당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나금융지주 홈페이지


뛰어든 인수전에 고배를 마셨지만 계속되는 기도

 

하나금융지주는 대투증권 인수당시 싱가포르 국영투자은행(테마섹)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당시 테마섹은 지분참여 조건으로 원금 연 10%의 수익률 보장을 요구했다.

 

투기자본 감시센터의 설명에 따르면, ‘테마섹’은 기업 가치 제고와 기업의 사회공공적 측면은 도외시한 채 단기적 이익만을 꾀하는 대표적 투기자본이다. 그리고 하나금융지주의 최대 주주(9.89%)이기도 하다. 물론 정부의 수익률 보장 불허조치로 인해 이 컨소시엄은 무산되었다.

 

그리고 대투운용 매입을 시도한 UBS는 2004년 스위스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 경고 조치를 받은 바 있다. 또한 현재 미국 SEC로부터 의도적으로 미국 국채의 공급 부족 상황을 초래해 시세를 조작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또한 '하나증권의 지분을 넘기려 한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리만브라더스의 경우도 지난 2001년 11월 고려산업이 확정채권 8000억 원 가운데 채권자 90% 이상의 찬성을 얻어 정리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했으나, 고가로 채권을 매수할 것을 요구하며 정리계획안을 반대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투기자본 감시센터는 “하나금융지주는 공공성을 외면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자본이라도 지주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상관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이는 하나금융지주가 투기적 행태를 보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투기자본은 ‘상생’이 아닌, ‘이윤율’ 최고의 방식만 택한다

 

하나지주 사측은 '대투증권은 브로커를 강화하고, 하나증권은 IB로 특화시켜 각각의 장점을 살리겠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를 뒤집어 보면, 하나증권을 자회사로 편입시킨 후 영업양수도 방식으로 하나증권 리테일(소매영업)은 대투증권으로 넘기고, 하나증권의 지분은 리만브라더스로 매각을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하나GMG를 통해 대투의 펀드 상품 등 자회사 상품을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투기자본 감시센터는 "하나증권과 대투증권의 리테일 통합을 통해 하나증권을 슬림화한 뒤, 리만브라더스로 매각하고, 대투증권을 비롯한 자회사의 상품을 하나GMG를 통해 판매하여 사실상 계열사 모두를 구조조정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기존 하나증권의 리테일 본부를 대투로 넘기는 영업양수 과정은 향후 지주회사 내 구조조정의 시발탄인 셈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투증권의 법인세 감면 효과를 통해 이익을 취하겠다는 것도 포함된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하나금융지주가 법인세 감면 효과를 노리고 있는 이러한 행태는 투기자본들이 조세회피 지역에 근거를 두고 한국에서의 이익에 대한 세금을 탈루하는 것과 같은 행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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