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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몽드 디플로마티크에 대한 단상

명성에 걸맞게, 구독한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도 그래볼까 생각중입니다.
예전에 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조운동연구소에서 <신자유주의와 세계민중운동>,(한울.1998)이라는 책이 르 몽드 디플로마티크의 글들을 번역해 실었습니다. 소위 NL과 PD에 갇혀 있던 시각이 뻥 뚤리면서 시원한 감각과 혜안을 선물해 줬었지요. 그 책에 나온 필자 대부분은 이제 한국에서도 그리 낯설지 않게 되었고요. 아냐시오 라모네나 초스도프스키, 필립 르벨리, 존 홀로웨이 등이 그렇지요. 또한 그 책의 다양한 시각과 주제들(네그리와는 또다른 자율주의의 변종들, 사빠띠스타, MST나 UPS파업 등)도 이미 널리 알려졌습니다. 확실히 한반도의 반쪽에 갇힌 '섬'에 사는 것과는 다른, 총체적 시야를 제공했습니다. 한국사회의 지식층과 운동사회의 천박함, 지적 편식, 좁은 시야, 불합리에 대해서 어느 정도 신선한 교정제가 될 것임에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런데, 편집위원장이 박순성 교수(북한학과)이고 편집위원에 박세길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게 마음에 걸립니다. 프랑스판 기사 70%는 걱정할 필요 없지만, 한국 기사는 어떤 것들이 나올 지 우려됩니다.
박승흡씨가 발행인이라는 것도 걸리는 것 중 하나입니다. 매노와 르 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비정규센터 등. 그 어마어마한 자원과 영향력만큼이나 걱정도 됩니다.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결국에는 대중성에 있어 성공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르 몽드의 기사 대부분이 '분석적'이기 때문에 독자층이 무한증식하지는 않을 것이고요. 프랑스에서도 한정된 부수인데(영향력은 있지만) 척박한 동토에 뿌리박을 지는 미지수고 운동 사회 내에서는 일정한 선에서 정체될 것입니다. 대신 매노와의 기사교류를 통해서 영향력을 미치겠지요.

당연히 저도 레디앙 생각이 났습니다. 기자 숫자도 부족하고, 모든게 부족한 상태인데요. 레디앙을 기대하는 사람과 걱정하는 사람은 주변에 많기는 하지만, 기대와 걱정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사그러들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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