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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2/03
    마음이 아프다(4)
    너나나나
  2. 2006/12/03
    아기띠를 앞으로 멜까 뒤로 멜까(6)
    너나나나
  3. 2006/12/03
    육아휴직 예찬(2)
    너나나나

마음이 아프다

아이들한테 일어나는

사건 사고가 눈에 많이 띕니다.

 

유독 요즘 그런 일이 많은 건 아닐 겁니다.

미루 생기고 나서 주선생님과 제가 민감해진 겁니다.

 

어제 DVD를 빌려봤습니다.

르완다 인종학살을 배경으로 한 영화입니다.

 

"상구...봤어? 애기 젖 먹이는 장면?"

"응...너무 슬프다.."

 

정신없고 혼란스러운 장면이 계속 되는데

그 와중에 복도 한쪽에서 아이한테 젖 먹이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영화 속 그 복도에는 사람도 바글거렸고

젖먹이는 엄마는 화면의 구석에 있었는데도

그게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주선생님도 같은 걸 봤습니다.

 

"근데..저 상황에서는 긴장해서 젖도 안 나올 것 같애..."

"아냐, 나올거야..저런 상황일수록 엄마 몸이 더 반응하지 않을까..."

 

역시 젖먹이는 엄마한테는

제가 모르는 특별한 어떤 감성이 확실히 있습니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아이들을 보면

예전보다 더 심하게 가슴이 아픕니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아이들

그 보다 더 안 좋은 일을 당한 아이들을 보면

아이고, 요샌 정말 못 견디겠습니다.

 

"흑흑..."

"현숙아, 왜 그래? 괜찮어..?"

 

같이 인터넷으로 어떤 불쌍한 아이한테 안 좋은 일이 있었다는 내용을

읽고 있었고, 분위기가 아주 심각했었는데

주선생님이 갑자기 웁니다.

 

"예전에 상구가 미루 재운다고 ....40분 넘게 들었다 눕혔다 했던 적이 있었잖아..미루는 계속 울고..

그게 생각이 나서..."

 

"......"

 

"그때 미루도 너무 힘들어 하고, 상구도 힘들고...엉엉.."

 

잘 자던 미루가 갑자기 안 자기 시작하면서

한때 엄청 고생했었는데, 불쌍한 아이 이야기를 읽다가

그때 안쓰러웠던 감정이 살아난 모양입니다.

 

둘이 부둥켜 안고 울었습니다.

저는 그냥 호응해주느라고 부둥켜 안았던 건데

진짜 눈물이 납니다.

 

갑자기 방에서 자는 미루가 보고 싶어집니다.

 

"엉엉..미루가 보고 싶어..."

 

안 그래도 아까 침대 밑에 머리가 끼어서

낑낑대는 미루를 구해줬었는데

그 생각을 하니까 더 불쌍합니다.

 

"콜록 콜록..."

"상구, 왜 기침해..제발 도라지 다린 것 좀 먹어...엉엉"

 

분위기 심각한 데 도라지 먹으라고 하니까

잔소리 좀 하지 말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알았어..흑흑"

"지금 먹어...엉엉..."

"알았어..."

 

울 땐 뭐 먹으라고 하지 말고

그냥 울게 놔뒀으면 좋겠습니다.

 

미루도 그렇고 다른 아이들도 그렇고

아무 사고 없이 잘 크는 것은

참 고마운 축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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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띠를 앞으로 멜까 뒤로 멜까

"미루야...너 요새 많이 힘드냐? 왜 이렇게 보채..."

 

요즘 미루가 컨디션이 별로입니다.

아기띠로 안아줍니다.

 

이렇게 안아주기만 하면 꼭 아기띠 어깨끈을 미루가 빨기 때문에

그 부분에 거즈를 대줍니다.

 

20분, 30분이 넘어가면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등 안 힘든데가 없지만

미루가 안 우니까 마음은 평온합니다.

 

근데 앞으로 계속 안아주고 있으면

안 좋은 점이 꽤 있습니다.

 

집에만 있다 보니까 면역력이 약해져서 그런지

요새 제가 자꾸 기침을 하는데

미루를 안고 있으면 미루는 제 콧바람으로 호흡을 하게 됩니다.

마스크를 씁니다.

 

배가 고파서 고구마라도 하나 먹을려면

미루는 꼭 애절한 눈빛을 보내서

그거 하나 먹는데 15분씩 걸리게 만듭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집안일을 못합니다.

 

결국 뒤로 업기를 시도합니다.

 

혼자 있을 때 미루를 뒤로 업는 건

거의 묘기입니다.

 

아기띠를 침대위에 깔고 그 위에 미루를 눕힌 다음

뒤로 돌아서서 몸을 침대 쪽으로 눕듯이 하고

손으로 어깨띠를 당깁니다. 왼쪽 당기고, 오른쪽 당겨서 바짝 붙이면

미루가 제 등에 붙습니다.

 

이 짓을 쇼파에서도 가끔 합니다.

 

다 업고 나면 화장실로 가서

큰 거울에 비춰 봅니다.

 

'팔 다리는 제대로 나와 있고

미루 얼굴 보니까 불편하진 않은 것 같고..'

 

이렇게 하고 나면

전 자유입니다.

 

아이를 업고  저보다 더 자유로운 사람도 보긴 했었습니다.

지난 주에 옆동에 사는 연우엄마가 놀러왔었는데

연우를 등에 업은 다음에 마치 애가 없는 것처럼

벽 앞쪽 방바닥에 철푸덕 앉았습니다.

 

모든 무거운 것들로부터 완전히 해방된

진정 자유로운 사람의 몸짓이었습니다.

 

그 정도 자유로움에 비하면

제가 느끼는 자유는 별거 아니지만

그래도 참 좋습니다.

 

설거지도 하고, 목욕물도 받습니다.

가스렌지 불 때문에 신경 쓰이지만 요리도 가끔 합니다.

 

예전에 고모가 포대기 사다 준걸

요새 이런 걸 누가 쓰나 싶어서 아기띠로 바꿨었는데

포대기 그냥 쓸 걸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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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 예찬

남자가 육아휴직을 하면

좋은 점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육아 초기에 산모를

이래 저래 도울 수 있다는 것 말고도

생각나는 건 이런 것들입니다.

 

우선, 밥을 여유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여유있게 밥 먹기는

모든 산모들의 꿈입니다.

 

아무도 그렇게 못합니다.

제때 먹기나 하면 다행입니다.

 

그런데 남편이 옆에 있으면 이게 됩니다.

한 명이 아이 보고, 한 명이 밥 먹으면 되기 때문입니다.

 

둘째, 산모의 몸이 빨리 회복됩니다.

혼자서 애보고, 집안 일까지 다 하면 한 가지는 못합니다.

산후조리를 못한다는 겁니다.

 

남자가 붙어서 이것 저것 하다 보면

그때야 겨우 산후조리가 가능합니다.

 

주선생님은 건강이 완전해진 건 아니지만

진작에 예전 몸매로 돌아왔습니다.

 

셋째, 아이가 일찍부터 이뻐집니다.

요즘 이게 참 중요하구나 생각합니다.

 

뒤집기, 배밀이, 기어가기

 

이런 큰 변화들 말고

작은 변화들이 눈에 띕니다.

 

다른 사람은 못 보는 것들이 제 눈에 들어옵니다.

 

처음엔 움직이지 않았던 눈동자가 움직입니다.

 

몇일에 걸쳐서 혀를 점점 길게 내밀더니, 

얼마 있으니까 사탕 먹듯이 입 안에서 굴립니다.

아랫입술을 쭉 내밀다가 이제는 윗입술을 입안으로 말아 넣습니다.

 

손 전체를 움직이다가 두 손이 만납니다.

손목을 돌리고, 엎드려서는 두 손을 모읍니다.

 

다리를 들썩들썩하다가,

이제는 엉덩이 까지 한번에 듭니다.

힘이 아주 좋습니다.

 

고개에, 허리에, 등과 목에 점점 힘이 붙는게

매일매일 새롭게 느껴집니다.

 

뒤집은 상태에서 팔을 쭉 뻗어 상체를 일으키더니

어제부터는 배가 바닥에서 완전히 떨어졌습니다.

오늘은 그 상태에서 무릎을 세웠습니다.

 

얼마전부터는 아침에 일어나서 혼자 놀다가

제가 들어가면 알아보고 신나합니다.

 

혼자 키우면 6달이 지나도

애 이뻐하기 힘들다고 하는데

 

미루는 2달 지나면서부터 이뻐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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