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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2/31
    2006년 결산(13)
    너나나나
  2. 2006/12/31
    오징어 땅콩 과자
    너나나나
  3. 2006/12/31
    의성어 의태어 말놀이(2)
    너나나나

2006년 결산

작년에도 했었는데 올해에도

주선생님과 둘이서 올 한해 10대 사건을 뽑았습니다.

 

오늘 정식으로 시간을 내서

할려고 했는데,

 

결국 한 명은 밥 먹고

한 명은 미루 달래면서 대충 했습니다.

 

1위. 미루 태어나다!

 

2위. 현숙 미루 순산하다!

 

3위. 상구 육아휴직하다!

 

4위. 미루 건강하게 잘 크고 있다!

 

5위. 현숙, 출산 후 건강을 잘 회복하다!

 

6위. 상구, 육아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다!

 

쓰다 보니까 6위까지가 모두

미루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다른 중요한 일은 없었던가?"

"올해는 뭐 다른 건 별로 없었지..."

 

"그래도 다른 일도 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상구...그게 서운해? 잘 생각해봐..여기 써놓은 것 중 하나라도 잘 안됐어봐, 어땠을까.."

 

그렇게 생각하니까

다들 보통 중요한 일이 아닙니다.

 

"그지? 올해는 정말 중요한 한 해였어.."

 

계속 10대 사건을 뽑았습니다.

 

7위. 현숙 모유수유에 성공하다.

 

8위. 상구 육아일기를 쓰다.

 

결국 7, 8위도

육아 이야기입니다.

 

9위, 현숙 산후조리를 잘 하고 다시 작업을 시작하다.

 

10위, 상구 동생들이 결혼하고 애도 낳다.

 

9위까지 써놓고 보니까

올해에는 제 바로 밑에 동생이 결혼을 했고

막내 동생한테는 애가 생긴 게 생각납니다.

 

이건 10위 입니다.

 

확실히 2006년은

출산과 육아의 한 해였고

아이키우기를 통해 많은 걸 배운 한 해였습니다.

 

주선생님과 미루와 저에게

2006년은 아주 신나는 선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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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땅콩 과자

제 시골집에는 12월 31일이 되면

모든 식구가 모여서 하는 조촐한 송년회 자리가 있습니다.

 

다섯 식구가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지나간 한 해를 돌아보고

오는 해의 소원을 비는 그런 자리가 아니고

 

12시 땡 치면 보신각에서 종 33번 칠 때

한 사람이 '오징어땅콩' 한 봉지씩 잡고

 

종 한 번에 과자 하나, 또 한 번에 또 과자 하나

이런 식으로 과자를 33개 먹는 행사입니다.

 

이거 처음 한 게

80년대 중반쯤이었습니다.

 

"야~우리도 한 해를 보내면서 뭔가 함께 하는 일을 만들어보자~"

"맛있는 거 사 먹어요~~!!!"

 

"맛있는 거 뭐~~?"

"과자 같은 거...짜장면은 배달 안 할테니까.."

 

"과자? 어떤 거?"

 

그때 아버지와 우리 3형제가

이런 대화를 나눴던 것 같습니다.

 

하나씩 집어 먹기 편하고

한 10년이 지나도 안 없어질 것 같은 과자를 골랐습니다.

 

그게 '오징어땅콩'이었습니다.

 

이 과자 때문에

실제로 우리 식구는

다른 동네에 가서 살면서도

매년 마지막 날엔 꼭 모였습니다.

 

그러면서 이 모임은

우리 식구끼리의 굳은 약속 같은 게 됐습니다.

 

95년을 빼면

재작년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95년엔 제가 학생운동 한다고 덤벙대다가

집에 갈 수 없게 됐었는데

나중에 6개월쯤 지나서 집에 가보니까

제 책상 위에 오징어땅콩 한 봉지가 놓여 있었습니다.

 

"야~!! 올해는 아예 내려 올 생각을 안 한 거냐?"

 

오늘 아침에 아버지가 전화를 하셨습니다.

생각해 보니까 오늘이 12월 31일입니다.

 

육아휴직하고 집에만 있다 보니까

휴일도 까먹고, 이제는 해 바뀌는 날도 생각 못하고 있었습니다.

 

"너, 진짜...너무 하는 거 아냐?"

 

"인제 혼자가 아니고 세명이라서 움직이기도 어렵고..."

 

"약속을 했으면 끝까지 지켜야지..."

 

그냥 웃으면서 통화하고 끊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아버지한테는 좀 서운한 일일 것 같긴 합니다.

 

결혼하고 미루도 생겨서

전혀 내려갈 생각을 안 했었습니다.

 

이제 혼자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오징어땅콩이 옛날처럼 맛있지도 않고 해서

별 의미를 안 뒀었는데

그게 아닌 모양입니다.

 

그러고 보니까 옛날일이

생각납니다.

 

새해 첫날 0시가 지나면

우리 3형제는 막 이리저리 다니면서

'올해 처음!'을 외치곤 했었습니다.

 

"이야~내가 올해 처음으로 물 마셨다.."

"올해 처음으로 오줌 싼 건 나다~~!!"

"나는 문 열었다 닫았다~"

"나는 트림했다~~~!!"

 

이런 게 부모님한테는 모두

아이들과의 추억입니다.

 

이제 저한테는 미루가 생겨서

새롭게 아이와의 추억이 가능해졌고

 

부모님은 3형제가 모두 결혼해서

옛날같은 '아이들과의 추억'이 더는 없을 듯 합니다.

 

평소 저답지 않게

오늘 밤엔 생각이 좀 많아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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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어 의태어 말놀이

의성어나 의태어를 이용해서

말놀이를 해주면 아이한테 좋다고 합니다.

 

사물이나 상황을 인식하는 데도 좋고

아빠엄마가 아이한테 보내는 사인으로도 좋답니다.

 

"뽀송뽀송 기저귀~"

 

유치원 아이들 '참새~짹짹'할 때의 리듬으로 해봤는데

정말 효과가 있습니다.

기저귀 갈 때 싫어하던 게 없어졌습니다.

 

"냠냠 이유식~냠냠 이유식~"

 

이유식 먹일 때도

효과가 있습니다.

 

인제 슬슬 재미도 있습니다.

 

한 명이 먼저 하면 다른 한 명이 따라합니다.

 

"울룩불룩 미루 근육~"

"울룩불룩 미루 근육~"

 

"삐쭉삐쭉 미루 머리~"

"삐쭉삐쭉 미루 머리~"

 

낮에 장을 보러 갔습니다.

그래도 내일이 새해 첫날인데

새 반찬을 먹고 싶습니다.

 

"우리 있잖아.. 집에 가면서

누가 의성어 의태어 말놀이 많이 할 수 있는 지 시합하자!!"

 

"좋아~"

 

저의 제안에 주선생님이 흔쾌히 응합니다.

이런 건 시합을 해야, 새로운 게 많이 나옵니다.

 

그때부터 저는 새로운 의성어 의태어를

마구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뽀득 뽀득 미루 이빨~"

"탱글 탱글 미루 엉덩이~"

 

평소에 집에서 안 하던 것들입니다.

 

"꺼억 꺼억 미루 트림~"

"뿌웅 뿌웅 미루 방구~"

 

깔끔 떠는 주선생님이

안 할만한 것들입니다.

 

이런 걸 잘 간직했다가 게임 후반부에 하나씩 하면 됩니다.

 

장을 다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감기몸살은 다 나았지만

기침이 완전히 안 달아나서 딱 두번 콜록거렸는데

주선생님의 잔소리가 시작됩니다.

 

"상구~난 있잖아, 진짜 새해에는 상구가 기침 좀 안했으면 좋겠어...

생각을 해봐..벌써 기침 시작한 지 얼마가 지난 거야..내가 그런 식으로 자기 관리 안하면

상구는 더 화냈을 거야...안 그래?"

 

"알았어...노력할께.."

 

그래도 잔소리는 계속 됩니다.

 

다 맞는 말이긴 한데

그렇다고 참회와 반성의 표정을 짓긴 좀 그래서

그냥 웃고 있었습니다.

 

"근데 상구 왜 웃어...진심으로 공감하는 표정이 아니잖아..."

 

"아냐, 공감해...진짜 열심히 노력해서 기침 안 하게 할께..."

 

얘기를 하다 보니까

벌써 집까지 반 넘게 왔습니다.

 

빨리 의성어의태어 시합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냅다 선빵을 날렸습니다.

 

"뽀송뽀송 기저귀~!!!"

 

"나 안 해~~!"

 

"왜~애?"

 

"그거 할 기분이 아니야, 지금..."

 

"에이, 그냥  하지.."

 

반성하는 표정을 지어서

주선생님 기분을 푼 다음에

시작할 걸 잘못했습니다.

 

비장의 무기들이 많은 데

아쉽습니다.

 

내일쯤 주선생님 눈치 봐서

한번 더 제안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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