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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2/30
    이유식 조리 도구(4)
    너나나나
  2. 2006/12/30
    습관
    너나나나

이유식 조리 도구

이유식 첫 단계로

미음을 해줘야 했을 때는

 

체에 넣어서 거르는 게

보통일이 아니었습니다.

 

"어휴..남들은 이거 어떻게 하지?"

 

쌀, 야채 같은 걸 넣어서

끓인 다음에 마지막 공정이

체에 거르는 건데

 

재료들이 잘 안 걸러지는 게 있습니다.

아무리 잘게 다져도 마찬가집니다.

 

특히 닭고기가 들어가면

얼굴 벌개질 때까지

벅벅 문질러야 겨우 걸러집니다.

 

고기는 절구로 곱게 찧으면 되는데

숟가락으로 체에 거르니까 힘든 것 같기도 합니다.

같은 게 아니라 그래서 힘든 거 맞습니다.

 

"우리 강판 살까?"

"강판말고 절구나 좀 사줘..."

 

"그냥 잘 익힌 다음에 으깨면 되잖아.."

"아~사 줘~!!!"

 

주선생님한테 우겨서

절구를 샀습니다.

 

이유식을 시작한 지 한달이 벌써 지나서

고기를 열심히 안 찧어도 되는 시점입니다.

 

절구, 거의 안 씁니다.

 

게다가 인제는 다른 재료들도

체에 거르지 않습니다.

 

웬만큼 알갱이가 있게 만들어야 해서

끓이면서 으깨는 정도로만 하면 됩니다.

 

'메쉬'를 사러 갔습니다.

 

메쉬는 폭이 좀 넓은 국자인데

구멍이 숭숭 뚫려 있어 재료 으깨기 좋습니다.

 

그런 걸 메쉬라고 하는 지는 처음 알았습니다.

지금도 글자를 맞게 쓰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메쉬 있나요?"

"주방용품은 여기 진열되어 있는 게 다 인데요.."

 

"메쉬는 없나 보죠?"

"여기 없으면 없어요.."

 

저도 처음 들어봤으면서

괜히 마트 노동자한테

잘 모르냐는 식으로 거만을 떨었습니다.

 

메쉬 못 샀습니다.

 

대신 재료를 끓이면서

숟가락으로 으깨는데

이런 거 하기에 숟가락은 좀 짧습니다.

 

조금만 방심하면 뜨거운 불기운이

손에 확 올라옵니다.

 

메쉬를 찾아낼 때 쯤이면

재료를 안 으깨도 되는 시점이 될 것 같아서

그냥 숟가락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우리의 이유식 조리 도구의 핵심은

절구도 아니고 메쉬도 아니고

그냥 숟가락 입니다.

 

이렇게 대충 대충 만들어 먹여도

미루는 이유식 잘만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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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

후배한테 흔들의자를 받았었는데

이게 인제 역할을 다하고

최근엔 그냥 자리만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저게 저기 있으니까 거실이 되게 지저분해 보이네...'

 

자꾸 옷을 벗어서 그 위에다 툭툭 던져 놓습니다.

옷이 막 쌓입니다.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건 또 있습니다.

 

미루욕조에 들어가는 등받이를 떼어서

욕실 바닥에 대충 놨는데

그것 땜에 화장실이 영 안 깔끔합니다.

 

'등받이가 저기 있으니까 참 안 좋구만...'

 

화장실 들어갈 때 마다

같은 생각을 여러번 했습니다.

한 이주일 넘게 그랬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주선생님이

화장실에서 나오는 저한테

이야기합니다.

 

"화장실 깨끗하지?"

"응...그러네.."

 

"바닥에 있던 등받이 내가 옮겨놨지..인제 좀 깔끔하지 않어?"

 

아...그 말을 듣자

평소와 다르게 머리 속에

뭔가 예리한 생각이 스쳐지나갔습니다.

 

'왜 내가 치울 생각은 안 했지?'

 

등받이가 지저분하다고 느꼈으면

진작에 치웠으면 되는 건데

진짜로 한번도 직접 치울 생각을 안 했습니다.

 

이거 정말 무서운 습관입니다.

 

오랫동안

다른 사람이 가사노동하는 집에서

대충 비벼대며 살았던 습관이 이렇게 안 고쳐지나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까

비슷한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식탁위가 왜 이렇게 지저분하지?'

'욕조 물이 잘 안 빠지네...'

'집안에 먼지가 너무 많어...'

 

모두 생각만 하고

직접 하지는 않은 것들입니다.

 

혼자서 깊이 반성합니다.

 

앞으로는 정말

내가 좀 알아서 집안 일을 해야겠다 맘 먹습니다.

 

얘기 나오기 전에 알아서 해치우기!

이게 아주 중요합니다.

 

그 동안엔 아무리 제가 집안 일을 한다고 해도

결국 먼저 알아서 뚝딱 해치우는 건

주선생님이었습니다.

 

"상구 저 흔들의자 좀 치워줘..."

 

그러고 보니까

흔들의자 지저분하다는 것도

생각은 되게 오래 전부터 했었습니다.

 

만약 흔들의자가 가벼워서

베란다로 쉽게 옮길 수 있는 것이었으면

그것도 주선생님이 했을 겁니다.

 

인제 정말 보이는 족족

어지러워진 것, 지저분한 것들을 치워서

가사노동의 100% 홀로서기를 달성해야 할 것 같습니다.

 

흔들의자는 주선생님이 치워달라고 하고 나서

2주 후에 치웠습니다.

아직 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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