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주전(?)에 평화바람 운영위원회에서 오늘 집회 참석하겠다고 얘기한 바람에,

노말헥산 공대위가 주최한다는 이주노동자 집회에 참석했다.

 

1. 노조 전임 끝나고는 처음으로 참가하는 대중집회이다. 더구나 서울 종묘공원까지 나와서는...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은 집회문화(?)다. 2시에 시작한다던 집회는 우리가 밥 먹고 30분이나 늦게 갔는데도 시작하지 않았고, 결국 3시가 넘어서 시작...

그리고 추운 날씨에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연설, 연설,,, 연설...

참가자 200여명. 그래도 이런 재미없는(?) 집회에 꾸준히 참석하는 내외국인들이 존경스럽다.

그나마 가수 박준이 결혼식에 다녀온다면서 양복 차림으로 나타나서 참가자들이 환호.

 

2. 평등노조 이주지부장은 자신의 연설을 마치고서 옆쪽에 가서 웅크리고 앉아 있었는데,

산오리가 눈길을 돌려 쳐다 봤더니, 정말 '사시나무 떨듯이' 덜덜 떨고 있었다.

얼마나 추웠으면 얼굴과 온 몸이 덜덜 떨리고 있는지, 보기에도 참 안스럽기 그지 없었다.

그런데 그 광경을 보는 산오리는 안스럽다기 보다는 왜 그리 웃음이 나오던지...

그럴만도 한 것이, 집회시작전에 악수도 하면서 봤는데, 겨우 쉐타 하나에 학생복 외투같은 것 하나 더 입었고, 그 위에 빨간 조끼를 입고 있었다.

혼자서 키득키득 웃었다.

햇살 따뜻해서 어떻까 했는데, 산오리는 집을 나설때 아랫도리 2개, 위도리 4개(속옷빼고)를 껴입고 나간데다, 모자와 장갑까지 챙겨서 나갔으니 그모습을 보고 웃을 수밖에..

 

3. 원당에서 전철을 타고 가는 도중에 이주노동자 한 친구는

"이주노동자 권리 찾자고 집회하는데, 왜 이주노동자들이 안모이는지 알수가 없다.

 1만명만 모이면 한국정부가 움직일텐데..."

산오리가 그랬다.

"이나라 노동조합도 10만명만 제대로 파업하면 세상을 바꿀거 같은데, 그게 안되서 못한다네..."

 

4. 파키스탄에서 왔다는 한 친구는, 집회장에 도착해서도 연신...

"파키스탄 친구는 하나도 없어요.."

"잘 찾아 봐요.."

"없어요, 한국에 몇명도 오지도 않았고..."

"그렇겠네요. ...."

"한국에서는 혼자 있어요?"

"예..."

"혼자 사시느라 외롭겠어요.."

"외롭긴요,,, 여기 데모하러 온 사람들이 다 친구인걸요..."

"............."

(그래, 맞다, 나는 왜 같이 데모하는 사람들이나 한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이나,

 길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다 내친구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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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7 21:56 2005/02/27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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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다소녀 2005/02/28 01:5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산오리님 글을 보면 담담하고 오버없고 있는 그래로여서 어이없기도 하고 그리고 느무 좋아요. ^^

  2. sanori 2005/03/01 19:2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바다소녀/봄도 오니까 바다소녀 세상 만들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