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욜 고등학교 친구들의 모임이 있었다.

일년에 네번 모이는데, 한번도 나오지 않으면 아예 빼버리겠단다.

작년에는 겨우 한번 참석했는데, 그것도 모임이 끝나갈때 쯤 갔단다.

 

어쨌든,

여전히 술장사, 여자장사로 살아가고 있는 한 친구와의 대화

"야, 장영아! 너 옛날에 여기 삼두빌딩 근무할때 생각나냐?"

"응..."

"어느날 네가 우리 술집에 와서 술한잔 마시고 뭐라 했는지 아냐?"

"아니...."

"혹시 그때 다니던 회사의 사훈이 생각나냐?"

"아니... 언제적 얘기인데, 내가 그 회사 사훈까지 기억하고 있겠냐?"

"네가 맥주 한잔 마시더니 그러더라,

 '야! 우리 회사 사훈이 뭔지 아냐? <사장처럼 일하자!>란다' 

  그래서 내가 ' 사훈좋네' 그랬거든...

  그랬더니 네가 뭐라 했느니 아냐?"

".............."

"'사장처럼 일하자고 하려면 사장처럼 월급도 주겠다고 해야 되는 거 아냐?' 그러더라구... 너는 기억이 안나는 구나, 나는 그때 네말이 아직도 기억나는데.."

"그게 뭐 대단하다고 기억하고 있냐?"

"2십년 가까이 술장사 하고 있지만, 그때 네 말듣고 애들한데 '사장처럼 일해라'는 말을 아직도 못하고 있다."

"그렇구나..."

 

졸업하고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했던 작은 회사가 그때 사훈이 그랬나? 

하튼 그때는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자' 이런 구호가 많았는데,

지금은 그런소리 없어도 마음에 안드는 놈들은 잘라 버리면 되니까

세상은 변해도 많이 변한 모양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5/03/07 23:18 2005/03/07 23:18
Tag //

Trackback Address >> https://blog.jinbo.net/sanori/trackback/154

  1. 삐딱 2005/03/09 09:5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 때나 지금이나....산오리님은 변함이 없군요. ㅋㅋ

  2. 한가해 2005/03/09 11:1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예상했던 대답이랑 똑같은 답이 나오니 이거 기분 묘~한데요.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누가 어떤 상황에서 내뱉느냐에 따라 천지차입니다. 그래서 고도원의 아침편지가 엿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나봐요. ㅎㅎ

  3. sanori 2005/03/09 13:2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삐딱 / 그때 뭘 몰랐어도 세상을 삐딱하게는 보고 있었나 봐요. 변함이 없다는 것은 요즘에는 '욕'이죠? ㅋㅋ
    한가해 / 산오리의 '사장처럼 월급주라'가 예상대답이라는 것인지, 친구의 '사정처럼 일하라는 말을 못한다'가 예상대답이라는 것인지 궁금하네요. 고도원의 편지는 우리 회사 게시판에도매일 누가 올리는데, 전혀 안보니까 모르겠네요.

  4. 정양 2005/03/10 11:3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술장사 여자장사?? 으으..

  5. sanori 2005/03/10 17:2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정양/짜증나죠? 그래도 항상 수요가 있으니까 이 장사는 망하지 않을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