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감비와 작은나무를 태우고 출발한게 12시 쯤이었던가?

집에 가면서, 감비와 같이 갈 거라고 전화를 하는데, 집 전화도 안받고, 아내의 휴대폰에도 신호만 계속갈뿐 대답이 없다.

'12시인데, 벌써 자나?'

중간에 한번더 전화를 했는데, 여전히 응답이 없다.

작은나무 내려주고 집에 들어간 건 1시가 넘었던 거 같다. 집안이 휑뎅그레하니 썰렁하다. 동희는 마루에서 동명이는 자기방에서 잠들었는데, 아내는 아직 집에 오지 않았다.

잠이 들었나 했는데, 뭐라 하는 바람에 깼다.(잠들었는데, 깨우는게 젤 짜증난다) 아내가 그때 들어와서는 뭐라 하고 있었다.몇시냐고 물었더니 2시가 넘었단다. 그 소리만 듣고 다시 잠들고....



대충 밥 챙겨 먹고는 감비를 보내고, 평화바람 바자회에 갔다가 오후에 들어왔는데 아내는 나가고 없다. 목욕 같다가 돌아 왔더니 아내는 다시 들어와서 잠자고 있었다.

저녁을 먹고 텔레비전을 보고 있던 아내가,,,

"동희아빠, 상처에 계란 문지르면 괜찮아?"

"몰라..."

"계란 상처에 문지르고 나면 계란도 곯는다는데 그래?"

"글쎄..."
(그러고 보니까 계란으로 얼굴을 문지르고 있다.)

 

"왜 얼굴 다쳤어?"

"응..."

(쳐다 보니 오른쪽 볼아래 입술 위쪽에 퍼런 멍이 들었다)

"어쩌다가?"

"술먹고 노래방에서 나오다가 부닥쳤지.."

"술먹고 설치다가 누구한테 얻어 맞은거 아냐?"

"설치긴 내가 왜 설쳐? "

"아이구 이제 여러가지 하네, 술먹고 얼굴도 깨고 다니고...."

"술취하면 그럴수도 있지... 그나 저나 이제 술 좀 그만 먹어야지.."

"그게 잘 될까?"

 

얼마나 지나서, 계란 문지르는게 그만두고 아내는,

"동희아빠, 계란이 왜 곯는지 알겠어..."

"왜?"

"맛사지 하느라 그렇게 돌려 댔으니 속이 멀쩡하겠어?"

"???????"

 

계란으로 멍든데 문지르면 왜 계란이 곯까?

그게 더 큰 관심이야? 그계란 깨트려서 곯았는지 어쨌는지 확인해 봤느냐고 물어보지 못했다.

 

술좀 적당히 마셔라,,, 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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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06 12:43 2005/04/06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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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머프 2005/04/06 16:1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만약 내가 저 상태였다면, 그 사람은 아마 쳐다보지도 않을겁니다.
    그리고 저는 왠지 배우자한테는 술먹은 모습 잘 안보여요...왠지 제일 쪽팔린것 같아서..그래서 아무리 술취해서 늦게 들어가도 안먹은척, 안취한척 한답니다. 옛날에 부모님한테도 그 모습 안보여줬던것 처럼...남편에겐 '결사 자존심'이죠. 헤~

  2. 2005/04/06 18:5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크~ 제목만보고 그새 100일이 지났나 했어요..ㅋ
    술안드시고 늦게까지 술자리 남아 있는게 쉽진 않을텐데-벌써 익숙해지셨나? 흠..-
    여러사람들 챙기느라 바쁘셨겠어요..^^

  3. sanori 2005/04/07 08:2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머프/부부사이에 모든걸 다 보여주고, 이해하고 살아야죠.그렇게 이중생활(?) 하시려면 얼마나 스트레스 받고 힘들겠어요? 그냥 있는 그대로 팍팍 보여주고, 맘 편하게 사세요.
    갈/늦게 가서 일찍 오느라 바쁘지는 않았죠. 이젠 술안마시고 술자리에 있어도 익숙하더라구요. 백일지나면 한잔 하시죠..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