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동명이 컴퓨터가 말썽을 부리기 시작했는데,

내일 고쳐줄게, 모레 고쳐줄게 하면서 올 여름을 다 보낸 듯하다.

도저히 못견뎌서 컴을 좀 봐달라고 했더니,

그래픽 카드가 맛이 갔다면서 쓰던 걸 하나 끼워주고 갔다.

그런데, 이 카드가 용량이 적은 구식이라 그런지 인터넷 정도는 그런대로 되는데,

3D 게임은 아예 띄워 올리지도 못한단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는 또 '아빠 그래픽 카드 사줘!'로 노래가 바뀌었다.

게임 못하는 것도 그렇지만, 이제는 중간에 컴이 저절로 꺼지기 일쑤다.

'돈 없어' 라는 노래를 부르다 부르다 결국에는 그래픽 카드 하나 사겠다고 했고,

8만원을 주고 그래픽 카드를 바꿨다.

그랬는데, 이게 여전히 게임에는 들어가지도 못한다.

하드, 메인보드를 바꿔 보더니 메인보드가 고장났단다.

"그럼 어떻게 해야 되요?"

"4년도 넘은 거 같아서 이미 이 보드는 단종되었구요, 보드와 씨피유, 램 등을 바꾸는

  엎그레이드를 해야 하겠네요"

그렇게 해 달라고 했는데, 오늘 전화가 왔다.

"선배님, 저번에 말씀대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보다 완제품을 새로 사는게

 낫겠는데요."

"왜요?"

"업그레이드 하나 완제품 사나 가격이 마찬가지예요."

"그럼 할수 없죠.."

그래서 조립된 완제품이 40만원이란다.

 

자식을 키우는 게 아니라,

돈먹는 기계를 운전하고 있다, 버리지도 못하고....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4/09/30 18:09 2004/09/30 18:09
Tag //

Trackback Address >> https://blog.jinbo.net/sanori/trackback/43

  1. 산오리 2004/09/30 23:2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녁 먹고 동명이한테 전화를 했다.
    "컴 왔냐?"
    "응..."
    "이제 잘 되냐?"
    "응..."
    "짜샤, 그럼 아빠한테 고맙다는 전화도 못하냐?"
    "헤헤헤..."
    "나중에 꼭 해라!"
    "응..."

  2. 꿈꾸는 애벌레 2004/10/01 10:4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 글 보니까..몹시 찔리네요..
    이날 이때까지..이 나이 먹도록..나도 울엄마 울아빠한테 무지 손벌렸는데..
    우리집은 애 다섯명이서.. 돈쓰는 기계들이었는데..

    저 글을 본 순간 어찌나 찔리던지....지금부터라도..두 노인분들께..
    손 벌리지 말고..잘 해드려야 겠네요....

  3. 하얀모카 2004/10/01 12:1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전 돈 먹는 기계는 아니었고, 돈 먹는 하마였습니다. *^^*

  4. 삐딱 2004/10/01 12:3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40만원이면 싸게 했네요....그걸로라도 위안을 --;;

  5. 산오리 2004/10/01 12:4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한 20년 전쯤만 해도 어디 돈이 있다 해도
    애들이 그 돈을 해먹을 만한 곳이 있었나요?
    학교에 등록금, 방학때 학원 정도?
    지금은 애들이 움직이는 게 모조리 돈이라니까요..
    그래서 젊은 사람들한테, 결혼하지 마라, 애낳지 마라고 권고하고 다녀요..ㅋㅋ

  6. 산오리 2004/10/01 13:1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삐딱 / 40만원이면 싼가요?
    씨피유를 펜티엄이 아니라 셀러론으로 하면 10만원쯤 싸다 해서...
    일단 싼걸로 해서 좀 버텨 봐야지요...

  7. 술라 2004/10/01 14:5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젊은 사람들한테, 결혼하지 마라, 애낳지 마라고 권고하고 다녀요..ㅋㅋ ..진짜 !!

  8. 삐딱 2004/10/01 18:0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사양을 봐야겠지만 ...최근에 학교 컴터 45만원에 업그레이드 했거든요.

  9. 현근 2004/10/02 00:3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뭐..40만원 정도면 나쁘지 않은것 같습니다...컴퓨터라는게..게임 할꺼 아니면 좋은 사양을 필요로 하지 않으니...제 자취방 메인컴터는 5년전쯤 컴퓨터 같습니다..셀433이니까..^^;;
    (서브로 쓰고 있는 제 노트북 성능이 더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