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에 결혼 한 거는 맞는 거 같은데,

결혼식 날자도 정확하게 모르신다. 두분다...

신행 가고 오는 어느날을 헷갈리는지

아니면 세월이 지나다 보니, 결혼날자라는게 무슨 의미가 없어서인지도 모르지만,

아마도 후자가 더 크겠지.

 

어쨌거나 지난 토욜(6일)저녁에

어머니 칠순 잔치를 치렀다.

 



그때도 안하신다, 못하신다 하다가도 막상 하고 나니까

그저 좋아 하셨던 기억이 있기에 이번에는

어머니 칠순에다 금혼식까지 겹쳐서 잔치를 해야겠다고 추진했다.

 

장소에, 사진에, 이런거 저런거 챙기기 싫어서

아예 무슨 상조회사라는데 계약을 했다.

부모님 웨딩 사진 찍어준다 해서

모시고 가서는 사진을 찍었는데,

그게 맘에 안든다고 다시 가서 찍었다.

두번째 가신다고 할때는 난 모르겠다고 안갔더니,

막내 동생이 함께 갔다 왔단다.

사진을 액자로 크게 만들어 가져 왔는데,

그사진이나, 새로 찍은 사진이나...그게 그거인듯.

(어쨌든 그당시의 결혼 사진도 한장 없다..사진이라고 찍지도 않았겠지)

 

아버지와는 칠순잔치를  하겠다, 안하겠다로 실갱이를 좀 벌였고,

"저도 낼모레면 나이 50이니까 그냥 제가 하는대로 좀 따라오시죠!"

하고 아버지한테 대들었더니 그담에는 부모님으로부터는 말이 없어졌다.

막상 청첩장 만들어 드렸더니,

올친구들 아무도 없다고 하셨다가는 다 연락해 가지고,

예약한 자리보다 50석이나 자리가 많았는데도

막상 자리가 모자랐다는...

 

문제는 형제들간에 있었다.

형제들이라기보다는 며느리들의 불만이 나오고,

며느리들끼리도 의견이 안맞아 말다툼도 하고....

 

물론 원인제공은 큰아들인 내가 했지만,

그래도 일을 시작할때 이런저런걸 계약해서 하려고 하고,

그걸 추석 때 만나서 얘기는 했고, 

또 지난 12월 초에 시골에 묘사지내러 갈때

청첩장 나눠주면서 이렇게저렇게 할 거라고 설명을 했다.

그런데, 이 동생들이 자기 아내들한테 제대로 설명을 안해줬다.

대충 이렇게 칠순잔치 한다더라... 정도로.

 

그러다 보니, 불만이 일을 추진한 장남 한테로 몰렸고,

왜 그런 행사를 하려면 전체가 다 모여서 결정을 하지 않고,

장남 맘대로 진행했느냐는 거였다.

(이 형제들이 회비를 거둬서  모아둔 돈이 조금 있었고,

 행사비를 이 돈으로 쓰기로 했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직접 자식들은

'그정도는 일추진하는 사람이 알아서 하면 편하고 좋은거 아니냐?'였고,

한다리 건넌 자식들은

'전체가 회의를 해서 결정해야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게 어딧냐?'였다.

 

한다리 건넌 사위들은 '별의견 없음....' 이런정도..

 

그나마 장남의 아내라고, 남편을 위해서인지, 큰며느리라고 그런지 모르지만,

아내가 대충 지지해 줬고, 그래서 행사는 무사히 마쳤다.

행사 끝나고, 장남이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고,

일요일날 모여서 향후 계획이라도 얘기하자고

밥이라도 살테니 모이라고 했더니,

아들 한명과 며느리 셋은 불참.

모인 사람들만 대충 결정하고 마쳤다.

불평 있는 사람들이 빠지면, 회의는 언제나 일사천리??

 

하튼, 칠순 잔치에는 부모님 친구들과 친척들이 많이 왔는데,

잘 모르는 사람들은

'부모가 자식들보다 훨씬 인물이 낫다'는 중평이었고,

더구나

아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산오리를 남편이라고 소개했더니,

'할아버지랑 사냐?'고 되물었다는....

 

아버지, 어머니! 저는 왜 이렇게 만드셨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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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08 18:37 2007/01/08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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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연하 2007/01/08 23:0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공금에 손대지 마시고 축의금으로 정산하는게..
    두분 건강하게 해로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더이다.
    누님하고 동생들한테 안부 전해주시고....

  2. 스머프 2007/01/09 00:4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나도 친구들에게 산오리 소개 했다가, 똑같은 소리 들으면?? 그래도 행복할것 같은데...ㅋㅋ 겉모습이 모가 중요하다고...

  3. 산오리 2007/01/09 10:0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연하 / 부모님 살아계시고, 아직도 부모님이 자식들한테 손벌리지않는 것만으로도 자식들 행복한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자식들은 이런 저런 불만이 있다는...그날 와 줘서 감사!!
    스머프 / 친구들에게 젊고 이쁜 친구들 소개하시지, 산오리 같은 할아버지는 뭣땜시 소개 할려구??

  4. 행인 2007/01/09 14:2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에구구... 그런 일이 있는지도 몰랐네요... 암튼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할아버지랑 사냐?"는 멘트는 충격인데...ㅂ쇼... ㅜㅜ

  5. 준혁맘 2007/01/11 14:5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희도 부르지 그랬어요. 금혼식 이런거 구경가고 싶었는데

  6. 산오리 2007/01/11 15:1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행인 / 아내가 젊게 보인다면 기뻐해야 할 일 아닌가요?ㅎㅎ
    준혁맘 / 금혼식이란게 별거 있나요? 칠순잔치 놀듯이 그렇게 놀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