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남여행...1

from 단순한 삶!!! 2007/03/03 11:54

이틀동안 비몽사몽 잠에 취했다가 겨우 정신좀 차렸다.

일상이 노는 거라지만, 멀리 말한마디 하지 못하는 곳에 가서는 돌아 다니는게 긴장이 꽤 되는 일이었던 모양이다. 그것도 그냥 한곳에 자리 깔고 앉아서 뜨는해 지는해 바라보거나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잠자는 '여유' 있는 여행이 아니었기에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비행기값 아깝고, 멀리까지 갔는데, 뭔가는 열심히 돌아다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압박이 있었던 것인지 모르겠는데, 어쨌거나 아침 7시에 일어나서 하루종일 쉬지 않고 돌아 다녀야 하는 강행군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준비하고,  내일의 일정이 정확하게 짜서 돌아 다니는 거 보다는 그저 대충 가는 대로 가다가 못가면 그곳에서 멈추고 또 내일 대충 돌아다니자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었다. 함께 간 복돌아빠도 마찬가지였는데, 이 양반에게 알아서 준비하라 하고 나는 그냥 따라가겠다고 했는데, 확정된 일정은 곤명까지의 비행기와 새벽에 도착해서 'BBC쿤밍' 이란 곳에 하룻밤 자겠다는 예약 뿐이었다.

 

한달동안 태국과 베트남을 혼자서 돌아다닌 경력을 가진 복돌아빠이기에 그는 걸어야 했고, 버스를 타야 했고, 지도를 펼쳐서 물어봐야 했고, 싸디싼 여관에서 자야 했다.  산오리는 대충 택시타고 다니고, 여기까지 와서 너무 곤공한 모습 보이지 말고 편한 데 가서 자자는 게 약간의 차이였다고나 할까.

사실, 걷고 버스 타는 것도 못할 바는 아니지만, 옷가지 몇개 든 배낭도 몇시간 메고 다니니까 엄청 무겁고, 피곤한건 어쩔수 없더라..

 

쨌든, 새벽에 쿤밍에 도착해서 숙소에 가서 자고는,  BBC쿤밍의 대장으로부터 안내를 좀 받고,  그날은 느지막히 운남민속촌으로 출발했다. 버스를 타겠다고 탔는데, 10원짜리 지폐밖에 없어서 그걸 들고 운전기사에게 보였더니, 안된다고 손을 흔든다. 뭐라고 떠드는데 알수가 있나... 아마도 잔돈을 되돌려 줄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그 버스 보내고 가게에서 물한병 사고 잔돈을 바꿔서 다음 버스를 기다려서 탔다.

 

민속촌은 운남 지역의 소수민족들의 생활상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데, 소수민족에 대해 공부를 하나도 안해 갔으니, 그집이 그집 같고, 별로 볼게 없다. 아는 만큼 보인다거나, 보는 만큼 느낀다거나 하는 말들도 별 쓸모가 없는 말이 된거 같았다.  지나고 보니까 다음날부터 돌아온 곳을 다 돌아서 마지막으로 가 보거나 아니면, 가보지 않아도 될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입장료도 70원으로 꽤 비싼편이다. 

여길 한바퀴 돌아나와서 그 옆의 수변공원에 들렀다. 큰 호수와 서산이 바라다 보이는 곳인데, 사람들이 소풍 나와서 바글바글하다.

 

다시 시내로 들어와서는 시장거리를 한바퀴 돌아 다녔는데, 아직 설연휴 기간이라 그런지 문 연 곳은 절반도 되지 않았다.

 

사진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03/03 11:54 2007/03/03 11:54
Tag //

Trackback Address >> https://blog.jinbo.net/sanori/trackback/570

  1. 리우스 2007/03/03 12:1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2편엔 재밌는 거 좀 나올라나...? 흠흠.... 왠지 여름에 어디 시골장터 갔을 때 길거리에서 늘어지게 자고 있는 강아지한마리가 퍼뜩 생각나는 글이었에요^^ ㅎㅎㅎ 사진은 도시풍이고만...

  2. 산오리 2007/03/03 13:2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리우스...강아지 처럼 늘어져 자지도 못하고 비맞은 중처럼 기웃기웃거리며 돌아 다녔죠...ㅋㅋ. 재밋는거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