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아프다고 3일간 침을 맞았다. 엔간히 나아가고 있는 모양이다..

그 와중에 그저께는 점심을 돼지고기 김치치게로 맛있게 먹었다.

돼지고기가 정말 고소하고 맛있었다.

그런데, 점심 먹고 나니까 몸 여기저기가 가렵고 반점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 사무실에 무는 벌레가 있나 하면서 긁적거렸는데,

나중에 상당히 넓게 번지길래, 이건 무슨 두드러기 같은 건가 했다.

근데, 퇴근할 무렵이 되자, 다시 기세가 수그러 들어 가라앉아가고 있었다.

 

집에 가서 저녁을 먹고, 동명이 학원 태워다 주고 왔더니,

온몸에 무서운 기세로 붉은 반점으로 부어 오르고 있었다.

이건 영락없는 두드러기인데,...

어릴적 할머니는 두드러기가 난 손자를 발가 벗겨 정지간에 붙들어 놓고,

짚을 태워서 그 연기를 온몸에 쐬여 주면서 뭔가 주문을 외고 계셨더랬다.

그러고 나서 하룻밤 자고 나면 거의 나았던 거 같은....

근데 할머니는 안계시고, 어디가서 짚을 구해서 그 연기를 쐰다냐..

 

두드러기도 몸 안에서 뭔가 이상이 있거나 나쁜게 있어서

그걸 해소하거나 분출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그냥 조금 참아 보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도저히 참을 수가 없을 만큼 번져 갔고,

병원에라도 달려가야 할 거 같았다.

 

집앞에 약국에 갔더니, 알약 10개쯤 들어 있는 케이스를 준다.

한알만 먹으랜다.

한알 먹고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깜쪽 같이 사라졌다.

 

같이 점심을 먹은 사람들은 두드러기 난 사람도 없고,

두드러기가 왜 났는지 그 원인도 모르는데,

한알 약으로 그 무서운 두드러기가 완전 사라졌다.

무서운 약이다...

 

근데, 그 와중에도 얼굴에는 두드러기 하나도 안나더라,

얼굴에 철판 깐다는게 무슨 의미인지 알듯하기도 하다.

두꺼운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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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4 16:12 2007/09/1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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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다소녀 2007/09/14 16:1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참 깔끔한 마무리 ㅎㅎㅎ
    나름 수난시대로군요.. ^^

  2. 말걸기 2007/09/15 00:5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무서운 얼굴'이 아닐까요? 제아무리 붉은 반점이라도 얼굴에는 깝치지 못하니까요... 그나저나 주말내내 비 온다네요. 국수는 담으로 또 미뤄야겠네요.

  3. 스머프 2007/09/15 13:1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푸지 마세요..얼굴이든, 온몸이든, 허리든, 다리든, 마음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