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근무....

from 단순한 삶!!! 2008/09/04 14:22

이 직장에서 근무한지 20년이 되었다.

정확하게는 9월 20일 입사했으니까 아직 보름쯤 남아 있기는 하지만,

오늘 20년 근속 공로장을 받았다.

 

20년 근속에 주는 건 공로장과 금 5돈, 그리고 여행선물권 100만원어치란다.

여행은 며칠동안 갈수 있는 건지 안물어봤네..

 

20년 전에 한날 같이 들어온 동기는 세명이었는데,

능력있는 두 친구는 다른 곳으로 가고,

산오리는 갈곳없이 남았다.

그리고 20년이 지났다.

머 20년 세월중에 노동조합 전임자 생활 6년쯤 빼고 나면,

실제로 회사일 한 것은 14년 정도 되겠구나.

이 회사에 들어오기 전에 다른 회사에서 일한거 까지 합치면

사반세기 가깝게 힘겨운(?) 머슴살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초창기에 월급도 적다, 승진도 안시켜 준다면서

비슷한 또래의 동료들 5-6명이서 하루간의 불법 파업(?)을 벌였던 기억도 난다.

그담날도 안나오면 모조리 짤라 버리겠다는 엄포에 모두다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그다음날 출근했었지..

요즘 들어 나이 조금 들면 마구잡이로 잘리는 세상이 되다 보니까.

아직도 안잘리고 직장을 다니고 있다는 걸로 주위에서는

부럽다고도 하는데, 세상일이 좋아지기도 했다가 나빠지기도 했다가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어쨌든 이 험한 세상에 대충살고, 대충 개기고, 개념없이 살고있는 산오리를

아직도 자르지 않고, 밥 먹여주고 있는 직장에 감사해야 하겠지.

 

오늘 같이 20년기념패를 받은 한 동료는 "눈깜짝할 새에 20년이 지났다"고 했지만,

산오리는 그런 생각은 안든다. 20년이 지겹기도 하고 길게도 지나온거 같다.

직장 다니는게 무슨 재미가 얼마나 있는지 아직도 모르겠고,

그저 돈 벌어 먹고 살아야 하니까 꾸역꾸역 나오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어쨌거나,

선물로 준 건 금 5돈과 여행권이니까.

겨울 오면 금 팔아서 여행권으로 놀러나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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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04 14:22 2008/09/0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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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두기 2008/09/04 16:0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20년 머슴살고도 원장도 아닌 원장직무대행한테 받았네요.ㅋㅋ..나도 2년전에 받은 금 한냥 있는데..금값 잘쳐주는데 있으면 같이 팔아서 놀러가요.

  2. 산오리 2008/09/04 16:1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올 일월부터 계속 원장나으리 공석이십니다..ㅋㅋ
    며칠 있으면 새로 원장나으리 오신다는데요... 금 한냥이면 열돈? 저보다 두배로군요.. 여행경비 충분하겠는걸요.ㅋㅋ

  3. 소나기 2008/09/04 21:3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뽀샵만 잘할수 있다면 공로장에 받는이 산오리로 바꿔주고 싶당^^

  4. 2008/09/04 22:0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완전 추카드립니당. 100만원 상당의 여행상품권에 군침만 도는 근무경력 일년도 안 된 이 내 신세가 처량하옵니다.ㅋ

  5. 산오리 2008/09/05 10:0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소나기/법원에 개명신청이라도 해볼까요?ㅎ
    단/근무경력 짧아도 여기저기 옮겨 다닐수 있다는건 출중한 능력의 소유자라는거...ㅎㅎ

  6. haehyeon 2008/09/05 19:2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와~~ 여행경비생겼다^^ 올겨울여행도 계획할 수 있으시겠어요..

  7. 서울대병원운영기능직 2011/11/17 08:3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두 여 20년 근무 하다 보니 자식놈들 먹여살리고. 이제 남은것은 빛 투성이 . 저도 기능직이니 승진은 남의
    말 이구동성 이지요.ㅋㅋ 힘내세요. 세상은 다 우리 같은
    사람들이 80% 이잔아요 1% 부자들이 사는 세상 아닙니까. 교수들은 교수니가 인정받으며 살고 고급 관료들은
    간부직이라 다 해쳐머고 저희같은 60년대 생들은 그저
    구경만 하지요. 세상 더럽지만 희망을 꿈을 가지고.
    살아봅시다. 좋은날 오겠죠

    •  address  modify / delete 2011/11/17 12:28 산오리

      오래 지난 글에 댓글을 다시다니요..ㅎㅎ
      희망을 버릴수는 없고, 가만 있을 수 는 없으니까 그 희망을 만들어 가야 하는데, 쉽지 않은 상황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