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고의 등반가 라인홀트 메스너의 마지막 여행기  -

라는 부제가 뒷표지에 붙어 있다.

저자 소개를 보니까 히말라야 8천미터급 14봉을 모두 완등했으며, 그린란드, 티베트 동쪽,

남극지방, 서고비 사막등을 횡단했고, 99년부터 2004년까지 유럽의회 의원으로 활동했단다.

히말라야나 극지방 등 죽음을 무릎쓰고 다니는 사람들에게 그리 큰 경외감을 느끼는 것은

아니니까 매스너가 누구인지 이책을 보고 처음 알았다.

 

어쨌든, 히말라야를 오를때 부터 고비사막을 가겠다고 작심했다니까,

오랜 숙원을 60살이 넘어서 해내고야 만 기개와 모험심이 존경스럽다.

한달이 넘게 단조로운 사막을 걸어서 갔던 기록을 남겼으니까,

내용 자체도 매우 단조롭다. 몽골 유목민의 집에서 자거나, 텐트에서 자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마냥 걷고, 그리고 중간에 유목민을 만나거나 트럭을 만나면

얻어타고 가고, 때로는 말을 사서 타거나 걷기도 하고..

마지막 며칠 동안은 유목민의 천막도 없는 곳을 혼자서 걸어가는데,

무려 물을 25킬로나 지고 걸어갔다고 한다. 그냥 걷기도 힘든데,,,

더구나 오랜 등반과 극지 탐험으로 오른쪽 발이 망가진 상태에서...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유목민들과 의사소통하고,

그러면서 유목민들의 따뜻한 환대에 감사하고, 그들의 유목생활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기를 기원한다.

유목민들의 생활에서 동물과 인간이 둘이 아님을 보고 느낀다.

또 모래사막에서 길을 잃고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는 극한의 상황에서

자신의 감정변화를 담담하게 적고 있다.

 

= 매번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내는 걸 배우는 것보다 이 사막을 혼자 횡단하는게 확실히

  더 쉬울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습관과 기간에 따라 그만큼 쉽게 사라지는 친밀함을

  매번 다시 찾는게 중요했다. 이것은 모든 사막에 대한 도전보다 중요한  일이었다.(114쪽)

 

= 나는 내 행동의 정신분열증적인 상태를 잘 알고 있었다. 내가 이 렇게 여행하는 본래 이유는

    문명세계로부터 등을 돌리고 싶은 바람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제 가능한 빨리 그 문명 세계로

    돌아가려고 하고 있다. 이런 모순이 있건만, 나 자신이 우스꽝스럽게 여겨지지는 않았다.

    길을 떠났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것의 변증법은 정반대로 집에 있는 상태나

    길을 떠나 돌아다니는 상태와 같았다. 이 모든 것은 여행할 때마다, 그리고 꿈속에서 반복되었다.

    이것은 수천년 전부터 유목민과 정착민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었다.(199쪽)

 

260쪽에 불과한데다 글자가 커서 금새 읽힌다. 중간에 사진도 20여쪽 들어 있다.

내용도 지극히 단조로운데, 금새 읽고 끝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고,

조금씩 조금씩 음미하면서 읽고싶은 책이다.

 

고비사막도 가보고 싶어지네.....여행기만 읽으면 그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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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02 12:50 2009/01/02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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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나기 2009/01/03 01:5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사막에서라면 우리는 존재하는 동시에 완전히 여분으로 남을뿐이다"-오리씨 완전삘통했음ㅋㅋ불면증이라 잠못자구 이것저것 뒤적이다 저 책 소개를 보구 읽어드려야겠군 싶었는데~ 요기서 또 만나다니^^*

  2. 곰탱이 2009/01/03 13:2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갑자기 유연실 씨의 목로주점이라는 노래가 생각나네요^^. [월말이면 월급 타서 로프를 사고, 연말이면 적금 타서 낙타를 사자...]^^. 요렇게 살면 참 좋겠지요?^^

  3. 바두기 2009/01/04 17:5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새해 처음으로 한 일이 스페인 산티아고 가는 여행책 2권 읽었는데..나름대로 몸안에 피가 돌더군요. 800km를 약 40일 내외로 걷는 여행..순례자가 아닌 순례자가 되는 과정을 해보고 싶더군요. 그러기 위해서 이제 좀 나대지 않고 살아가는 연습을 해야겠어요. '아~~어디론가 멀리 가고 싶구나~~' 옛날 땅딸이 이기동 아저씨의 멘트가 생각납니다.

  4. fessee 2009/01/05 07:2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도 30이 되는 기념으로 친구와 도보 여행을 가기로 했답니다.
    이제 2년 정도 남았네요 ^^

  5. 산오리 2009/01/05 11:1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소나기/도시에서도 여분으로 남도록 노력해야죠..ㅎㅎ
    곰탱이/낙타 한마리 사서 사막으로 떠나고 시퍼요..ㅋ
    바두기/언제는 '나대고' 살았어요?ㅎㅎ 스페인도 좋지만, 제주도 걷기라도 함 시도해 보는게 어떨런지요.
    fessee/꼭 30까지 기다릴 거야 있나요? 그냥 떠나 보시죠.ㅎ

  6. 바두기 2009/01/05 14:0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산오리/제주도에 '올레'가 있다는 야그 들엇어요.KTX매거진에도 소개가 되었던데..전지훈련 가야되나요?

  7. 산오리 2009/01/05 14:3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바두기/제주걷기여행 책을 한권 주문했어요.. 일단 읽어보고 전지훈련 가자구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