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풀이...

from 단순한 삶!!! 2007/02/09 13:32

동희가 대학입시에 실패한 것 때문에 가장 슬퍼하고,

답답해 하고, 상처(?)를 많이 받고 있는 사람은 아내다.

그러다 보니 이런저런 주위 사람들의 말에 귀가 얇아지는 것은 있을수 있는 일이라 생각은 하는데,

그렇더라도 이제는 이름까지 들먹이다니....

 

동희, 동명이 이름은 산오리가 지었다.

손자 이름을 어떻게 지을지를 두고 아버지가 한자를 적어서 고민하신다길래,

그냥 '부르기 편하고 쓰기 쉬운것'으로 짓겠다고 하면서 산오리가 만들었다.

東은 돌림자라고 하니까 그거까지는 쓰고,

熙와 明은 빛나고 밝고, 의미도 좋고, 부르기도 좋을거 같아서

그렇게 지었고, 아버지는 별 이견을 달지 않았다.



동네 아줌마들의 모임에 가서 술도 한잔 마시고, 이름풀이를 한다는 사람을 불러서

동희동명이 이름을 물어봤다는 것인데,

 

동명이는 이름을 너무 잘 지어서 사주 팔자도 좋고 앞으로 무슨일을 해도 성공할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는데, 특히 예쁜 아내를 맞아서 잘 살거라 했단다.....90%(여기서 %가 무슨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다)쯤 잘 지은거란다.

그리고 산오리도 이름을 잘 지었고, 사주도 좋아서 잘 살거란다.(산오리 한자 이름은 옛날 시골 면서기가 한자를 잘못 올려서 이름이 바뀐것인데..ㅎㅎ 큰할아버지가 지어줄 때는 이 將자를 써 줬는데, 면서기가 한자를 잘 몰랐던지 狀자로 썼다. 이게 문서 장 자로 아무런 의미도 없는데..) 

 

여기까지는 좋았다.

동희는 사주 팔자는 좋은데 이름을 잘못 지었단다. 나이는 스무살인데 5살짜리 옷을 입고 있는 형국이란다. 허거..

그래서 뭐를 해도 잘 안된단다. 그럼 이름을 바꿔주세요, 했더니 한 40%쯤 되는 이름인데 바꿀 필요는 없고, 도장을 파서 지니고 다니란다...(이건 또 무슨 뚱딴지?) 이름에 수분이 모자라기 때문에 물수자인가 물의 뜻이 들어가는 글자인가를 파서 쓰고, 다니란다...ㅋㅋ

 

이름에 관해서 가장 큰 불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아내인데, 언제부터인가 개명을 해 보겠다고 알아봤다는데, 뭐가 뭐가 안되서 못했단다. 그래서 이번에 개명을 할수 있겠느냐고 물어봤더니 가능하다고 했단다.

 

한차례 이름 파동이 일 거 같다.

 

태어나고 한번도 사주나 점이나 이런걸 본 적이 없는 산오리로서는 참 황당하다.

점에 약한 여자여!  아내여! 그냥 당신을 믿어 보심이 어떨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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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09 13:32 2007/02/0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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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일찍 들어가는 날이 많아지는데,

그러다 보니, 짜증나는 일이 하나 있더라.

윗집에서 들리는 소음이 장난아니라는...

쿠당탕탕...댁대그르르...찌~~~익...콰당...당당당당...쿠쿠쿠....

하튼 이런 소리들이 쉴새 없이 크게도 들리는 거다.

 

'어린애 키우나 보다' 그러고 참고,

'애들이 클때 다 그러지뭐' 그러고 참고...

 

아내한테 '넘 시끄럽지 않어?' 했더니,

'뭐 그런걸 신경쓰냐?' 고 하고...

 

근데, 밤 12시에 잠자려고 누워도 그 놈의 소리는 여전하다.



혼자 밥 챙겨 먹으려고 하는데, 우당탕탕한다.

그래서, 윗층에 올라갔다.

초인종 누르고 기다렸더니, 젊은 아줌마가 나온다.

아줌마 뒤로는 여전히 뛰고 있는 애도 하나 얼핏얼핏 보인다.

 

"저 죄송한데요. 저 아래 층에 사는 사람인데요...."

"네???..."

"저도 애들 키우는 사람이라 이런 부탁 드리고 싶지는 않은데요,  

애가 너무 뛰어서 좀 덜뛰게 해 주십사 하구요...

낮에는 상관 없지만, 늦은 밤이나 휴일에는 조금만 주의를 주시면 좋겠어요."

"네? 그래요?(완전히 전혀 몰랐다는 표정이다.) 좀 덜뛰도록 주의시킬게요..."

"네..부탁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이러고 내려왔다. 내려오자마자 쿠당콰당은 여전했다.

 

그래도, 애가 그렇게 뛰고 있고, 아랫층의 누군가는 괴로워 하고 있다는 건 좀 알았으면 좋겠다.

근데, 그 아줌마 표정이나 대답으로 봐서는 그런 피해를 입을 것인지조차 생각도 못하고 있는 거 같았다.

 

이사도 많이 다니고, 오랫동안 아파트에 살아왔지만, 윗층에 가서 좀 조용해 달라고 부탁한건 처음이다. 나도 애 키우고 사내 놈 둘이다 보니까 좀 시끄럽고 뛰고 난리를 쳤으니까.... 심지어 이집에 이사온 뒤로 동명이가 브레이크댄스 연습을 마루에서 해서(그 물구나무서서 도는것), 돌다가 콰당 넘어지는 충격으로 아랫집에 걸려 있던 액자가 떨어졌다고 그집 할아버지가 올라왔단다.(나중에 듣고 명절 즈음에 과일 한박스  들고  내려가서 백배 사죄했는데, 액자가 떨어졌는지는 모르겠다.)

액자는 우리 집에서 떨어진 적이 있다. 어느날 잠자고 있는데, 무슨 폭탄 터지는 소리가 나서 깜짝 놀라 깨서  봤더니 아무런 흔적이 안보였는데, 마루에 걸려 있던 액자가 떨어져서 소파 뒤의 나무에 걸려 있었다는...액자에 못을 박아 쇠졸을 묶은 것이었는데, 오래되어서인지, 애가 뛰어서인지 나무에서 못이 빠져서 떨어졌다. 그래도 신기하게 액자의 유리는 깨지지 않았다는...)

애들이 낮에 뛰고 친구들 데려와서 놀고 해도, 부모가 없는 틈에 그 난리를 치니 아무리 뭐라해도 무슨 소용이 있을리 없었다.

 

그래도 집에 있을 때면 동희가 뒷꿈치를 굴리고 걷는 것도 '이새끼야 좀 살살 걸어!'라고 볼때마다 잔소리를 해도 고쳐지지 않고 있고, 동명이는 친구들 불러다가 노는데 시끄럽다 해서 가보면 레슬링을 하고 난리를 치면, ' 야! 이새끼들아! 니네 집에 가라!'고 난리를 쳐도 그때 뿐이다..

아내에게도 밤에 세탁기 좀 돌리지 말라고 애원을 해도 '그럼 바쁜데 언제 돌리냐?'고 어이 없는 표정을 짓고, 야밤에 음식 만드는 것도 좀 하지 말라 해도 그때 밖에 할 시간이 없다는데 어쩌랴...

 

그래도 애들이 뛰든 절든 신경 안쓸 때도 있었는데, 안양 비산동 주공아파트 일층에 살 때였다. 일층이니까 애들이 들락날락 하기도 편하고 해서 동네 애들의 놀이터였다. 그런 일층이 살기에는 좋은거 같은데, 왜 요즘 아파트는 일층이 값이 가장 싼지 참 이해하기 어렵다. 살기에 편한 것과 그 값은 아무 상관이 없는 모양이다.

 

그놈의 소리 그냥 신경 안쓰고 싶은데, 막상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 이후로는 자주, 많이, 크게 들리고 가끔은 짜증스러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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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09 13:11 2007/02/09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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