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다고 투덜거릴지도 모를 다른 친구들 때메 그냥 남았다.
행인님은 원체 바빠서 뚝방의 추억도 보이지 않고 해서 칼사의 화장실야그나 해 볼까.....
시골에서 살때는 똥통이 큰 항아리로 만든 것이었고, 그 옆에 작은 항아리 하나 있어서 오줌통으로 썼다. 오줌 똥을 분리해서 누었으니 그에 맞는 거름으로 썼을 것은 짐작할 만 하리라.
서울이라고 칼산에왔더니, 그래도 개화한 것인지 똥통은 커다란 드럼통으로 묻었고, 그 위에 아주 넓적한 판자를 두개 올렸다. 물론 아래에 두개가 움직이지 않게끔 지지나무를 앞뒤에 하나씩 더 댄 것은 당연하고...
똥과 오줌을 한꺼번에 싸면 그 양이 금새 늘어 나니까 똥을 자주 퍼야 하고, 그걸 푸는데 공짜가 아니니 당연히 똥과 오줌을 분리해서누라 했는데, 오줌 눌곳은 따로 없었다. 그러니 오줌은 그냥 하수구에 누는 수밖에....그리고 첨에는 뽀송뽀송 화장지 같은게 없었으니까 신문지나 교과서를 썼는데, 이것도 똥통에 함께 버리면 양이 많아지니까 이건 따로 모아서 태웠다.
가장큰 골칫거리는 여름에 똥통을 하얗게 뒤덮는 구더기... 요즘처럼 온갖 독성물질을 먹어대면 구더기나 생길라나 모르겠는데, 그즈음에 구더기 참 많이도 생겼다. 똥통을 하얗게 덮는 것도 모자라, 이 넘들이 밖으로 슬금슬금 기어나와서 그 앞의 장독대나 좁은 마당으로 기어 나왔는데, 별 대책이 없으면 비짜루로 쓸어담아서 다시 똥통에 버리기도 했지만, 뭔가 자구책을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구더기 방제를 위해 동원한 것이, 횟가루였다. 어디서 쓰고 남은걸 아버지가 얻어 왔는데, 이걸 똥 위에 한겹을 뿌리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약간의 효과가 있었는지 어쨌는지 모르겠다. 이게 독한 성분이 있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완전히 질식시켜서 죽인건 아닐까 싶다.
어디선가 아버지가 농약인지 제초제인지 하는 것들도 가져와서는 그걸 물에 타서 뿌리기도 하고, 어떤건 가루약이어서 그걸 뿌리기도 했다.
그 다음에 동원한 것이 석유다. 석유곤로를 쓸때니까 석유가 좀 있긴 했는데, 비싸기도 해서 이걸 쓰는건 엄마 몰래 애들이 몰래 가져다 뿌렸다. 이건 꽤나 효과가 있었는데, 그 번질 거리는 석유를 뒤집어 쓰고 뒹구는 구더기를 구경하고 있노라면....
그러고 한참 있다가 에프킬라라는 신기한 모기약이 나왔는데, 이걸 뿌리는 방법이 가장 효과는 좋았다. 물론 하루 이틀 지나면 다시 살아서 기어올라 왔고, 다시 에프킬라를 뿌렸는데, 이건 엄청 비쌌기때문에 뿌릴때만다 엄마의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구더기는 결국 찬바람이 부는 초겨울 즈음이 되서야 사라 졌던가...
똥통에 빠트린 물건도 많다.
형제들끼리 싸우는데 사용된 것들은 줄곧 똥통에 버려 졌는데, 화투장이 대표적이다. 방학이나 휴일에 할일 없으면 밤 늦도록 형제들끼리 화투를 쳤는데, 그걸로 돈따먹기를 해봐야 소용 없으니까 무슨 아버지나 엄마가 부르면 심부름 당번을 한다거나, 손목을 때리거나 그런 정도였다. 연탄불 갈아라, 할머니 방에서 밥상 내와라... 그 추운데 밖에 나가기 싫은데, 심부름은 정말 하기 싫은 거였다.
근데, 처음에야 좋게 시작하지만, 항상 시비가 붙게 마련이고, 마지막에는 거의 격투기 수준까지 이른다. 그러면 부엌건너 안방에 계시던 엄마가 달려와서는 빗자루로 한바탕 난리를 친다음에 바닥에 있는 화투판과 화투는 싹 쓸어서 똥통으로 직행이다.
이렇게 들어간게 화투 뿐만 아니라, 바둑알과 장기알까지 몇 개가 들어갔는지 모르겠다. 바둑이나 장기는 두는게 어차피 두명인데 꼭 편이 나뉘어져서 옆에서 훈수를 두게 되고, 그래서 지고나면 그 훈수 때문에 졌다거나 이겼다면서 또 싸움이 일게 된다.
똥통에 빠진 바둑돌을 들여다 보면서 똥을 눌때의 기분이란.... 바둑돌도 요즘이야 몇천원 주면 싼걸 사지만, 그때의 학생으로야 비싸서 도저히 살 엄두를 낼수 없는 물건이었다. 다 커서 바둑돌 한조 사서는 집에서 이제는 바둑 둘 일도 없는데, 그돌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잘 간직하고 있다.
식구가 기본이 열명에다, 더부살이 하는 친척들이 보통 두세명은 있었으니까 그 많은 식구들이 쏟아내는 똥 때문에 드럼통은 빨리 차올랐던 거 같다. 그럼 똥푸는 아저씨를 불러서 똥을 펐는데, 행인 동네에서 펐던 그 아저씨였는지도 모르겠다. 60대쯤 되어 보이는 거의 할아버지가 다 되어 가는 분이 똥지게를 메고 다녔는데, 드럼통 하나를 비우려면 대여섯번은 왔다 갔다 했던 거 같다.
언젠가 저 할아버지는 똥을 퍼다가 어디로 가져 가는 걸까 하는 의문이 생겼는데, 신정단지 쪽으로 가는 논뚝길을 걸어가다 보니 한쪽 방죽 같은 곳에다 똥을 쏟아 부어 놓는 걸 봤다. 그 똥방죽에 빠지면 아마도 살아 나오지 못할 거 같은... 그 똥들은 비오면 함께 어디로 쓸려 갔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다.
그러고 몇년이 지나자 똥차가 다니기 시작했다. 그 할아버지도 그 순간부터 더이상 볼수가 없었다. 똥차는 너무 쉽게 똥을 펐다. 호수 들이대고 순식간에 드럼통 하나가 쑤욱 빨려 들어갔고, 옆에 받아 놓은 물 두어 바께스 더 부어서 대충 씻어 한번 쑤욱 빨아 들이면 그것으로 끝이었다.
푸흐흐... '진보상'도 웃기지만 귀한상이 아닌지 상장을 저렇게 두번이나 접다니요ㅋㅋ
저도 그 진보 생각했는걸요, 쩝-
[그렇다고 이 자식이 진보적인 걸 보여 줄게 없는데...] 이 부분이 더 웃김-
암튼 미술 성적이 많이 오르셨다니 추카드립니다 ㅋㅋㅋ
진보가 이렇게도 쓰이는 줄 첨 알았슴다. 넘 웃긴다..
그리고 나름의 저 정곡을 찌르는 질문. 그러게 상장을 저렇게 접는 일도 드물죠. 훌륭한 아드님을 두신 듯ㅋㅋ
나름...엄마가 맨날 한소리 하지요. "저 자식은 상장도 맨날 접어온다"고..ㅎ
당고...진보넷이 문제라니깐요... 이 넘이 진보적인걸 보여줄게 없어요, 그래도 아빠와 얘기라도 하는건 좀 진보적이라 할수 있을라나.
구렛...성취상 이런 정도가 적절하지 않을까 싶은...아주 질리는 아들이죠.ㅎ
우린 모두 '진보병'(?)에 라도 걸린듯...나도 그 진보인줄 알았다는..ㅋ
울 엄마는 나한테 "니 다니는데는 진보성이 있냐?"라고 항상 묻지요. 저는 일말의 거짓없이 상당히 당당하게 "진보성은 많재"라고 얘기합니다.
저도 고향집 다락의 어느 구석에 초딩때부터 고딩때까지 받은 상장을 1호 봉투에 두어개 모아둔게 있을것 같은데...사촌형은 우리집에 오면 늘 상장 뭉치를 꺼내서 자기동생에게 보여주면서 비교?를 하곤 했었지요..ㅋㅋ 저도 예전엔 상장 만`````ㅎ이 받았답니다 카~~~근데 진보상은 한번도 못 받아봤는데...쩝...동명이에게는 상장을 두번 접을수 있는 초연함에 "진보상"을 주고 싶군요
그래도 동명이는 '진보하는 아들'이네요.
스머프... 병이라고 하기는 좀 자기비하스럽네요.
썩은돼지...훌륭한 어머니십니다..
민주애비...상장을접는것도 진보이긴 하네요. 근데 따져보면 그럴수 밖에 없다는.. 종업식 끝나고 집에 바로 안오고 친구들이랑 노는데, 그걸 펴서 들고 다닐수는 없으니까 접어서 호주머니에 넣고 다닌거죠..가방같은건 안들고 다니니까.
말걸기...진보가 여기서 고생하고 있죠..ㅎㅎ
꽥. 삼 주 연속 만두 만들다가. 마지막 주에 만두 속을 맛본 엄마의 말쌈. "만두 속맛이 계속 진보한다, 얘."
푸하하하하하하하하....염둥이님네 집은 진보가족이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