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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2006/03/17

15회 공인중개사 시험 출제 잘못 없다"

항소해라

 

 

15회 공인중개사 시험 출제 잘못 없다"
불합격자 143명 행소 패소... "합격자 적단 이유로 재량 일탈 · 남용 아니다"
텍스트만보기   김진원(legal) 기자   
예년에 비해 난이도가 높아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합격자를 낸 2004년 11월 치러진 제15회 공인중개사 시험에 낙방한 수험생들이 시험출제가 잘못됐다며 불합격처분을 취소하라고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제4부(재판장 민중기 부장판사)는 지난 3일 15회 공인중개사시험에 응시했다 낙방한 강모씨 등 143명이 한국산업인력공단을 상대로 낸 공인중개사자격시험 불합격처분 취소청구소송에서 "시험 출제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강씨 등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이 판결은 선발예정인원을 미리 공고하지 않은 이상 절대평가의 시험에서 난이도가 높아 합격률이 상당히 낮아졌다는 이유만으로 응시자들의 신뢰보호의 이익을 침해하였다거나 시험의 출제 및 채점에 관한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한 데 의미가 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 시험에 신경향의 문제를 많이 출제하고, 지문이 다소 길게 출제되었으며 1, 2차 시험 200문제 중 15문제가 답 없음 또는 복수 정답으로 처리되었고, 합격자 비율은 0.7%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문제의 난이도가 예년에 비하여 상당히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피고가 공인중개사의 수급상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시험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미리 선발예정인원을 공고하지 않은 이상 난이도가 평년에 비하여 어려워 합격자 수가 작다는 이유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시험의 출제를 함에 있어서 그 시험의 목적에 맞추어 수험생들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도록 출제의 내용과 구성에서 적정하게 행사되어야 할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행정청이 예년과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하여 15% 정도의 합격률이 되도록 하겠다는 견해를 표명해 왔으나 그렇지 못해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반된다는 원고들의 주장에 대해, "이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2004년 11월14일 치러진 15회 공인중개사시험은 매과목 40점 이상을 득점한 자로서 1, 2차 과목의 각 평균 60점 이상을 득점한 자를 합격자로 정하는 방식으로 시행됐으나, 미리 선발예정인원을 공고하지는 않았으며, 시험이 어려워 응시자 16만7797명 중 0.7%인 1258명만이 합격, 강씨 등이 소송을 냈다.

역대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의 응시자 대비 합격자의 비율은 1회 38.2%, 3회 4.9%, 4회 21.2%, 6회 2,8%, 7회 7.4%, 8회 2.8%, 9회 5%, 13회 9.5%, 14회 15.5% 등 적게는 2.6%에 불과하였고 많게는 38.2%에 이르렀다.

한편, 한국산업인력공단은 15회 시험에 응시했다 떨어진 수험생을 대상으로 2005년 5월22일 추가시험을 실시했다.
이 기사는 법률 전문 인터넷신문 리걸타임즈(www.legaltimes.co.kr)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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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 사례, '정리해고 남용' 종식 기회로 삼자

 

 

 

GM대우 사례, '정리해고 남용' 종식 기회로 삼자
[주장]
텍스트만보기   김득의(dykim) 기자   
GM대우 정리해고자를 전원복직 시킨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참으로 옳은 결정입니다. 하지만 5년전 대우자동차 사용자들이 1752명 정리해고를 강행하면서 치른 사회적 비용이 생각나 씁쓸합니다.

당시 대우차 노동자들은 공장을 점거하며 파업에 들어가, 공권력이 투입되고 가족들은 공장 앞에서 어린아이를 업고 울부짖는 모습은 아직도 기억에 선명히 남아 있습니다. 당시 공권력 투입 이후 인천은 계엄 상태처럼 전경들이 검문검색을 하고 이에 항의하는 노동자들은 화염병까지 던지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대우자동차 정리해고 반대 투쟁으로 감옥에 갔습니다.

급기야 법원이 발부한 노동조합 출입 판결문을 가지고 평화적인 시위를 하고 있는 정리해고자들에게 경찰들이 야만적인 폭력을 행사하여 부상자가 속출했습니다. 결국 국가가 불법진압에 대해 배상해야 했습니다. 우리 사회는 대우자동차 정리해고로 인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지불했습니다.

지금 언론들은 GM대우의 정리해고자 복직 발표를 새로운 노사상생의 모범으로 찬양하고 있지만, 당시 사용자들은 대우자동차 노동조합이 정리해고를 피하고 회사의 경비도 발생하지 않는 순환무급 휴직을 제시하였으나 일언지하에 거부하고 정리해고를 강행한 바 있습니다.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결국 경영개선으로 정리해고자들을 복직시키는 것을 보면서 만약 대우차 사용자들이 노조가 제시한 순환무급 휴직을 받아들였다면 그렇게 많은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지 않았겠느냐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진정한 노사상생은 정리해고도 피하고 사용자도 인건비를 줄이는 것인데, 이는 노조가 제시한 순환무급 휴직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기 때문입니다.

무분별한 정리해고 대신 이제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정리해고법 도입 이후 현대자동차를 필두로 시작하여 대우자동차, 태광산업, 외환카드, 흥국생명, 코오롱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수많은 사업장에서 정리해고가 강행되어 셀 수 없는 노동자들이 피눈물을 삼키면서 정든 직장에서 퇴출되었습니다.

코오롱의 노동자들은 정리해고를 피하기 위해 임금삭감을 더하겠다고 했지만 사용자들은 이를 거부하고 정리해고를 강행하여 정리해고자들이 목숨을 걸고 송전탑위에 올라가 농성을 하고 있고, 심지어 사용자와 교섭을 하기 위해 위원장이 자해를 벌이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태광산업의 경우는 정리해고 이후 경영이 개선되었지만 정리해고자들을 복직시키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기업인 진로를 인수하려고 시도하고 올해는 쌍용화재를 인수하기까지 했습니다. 계열사인 흥국생명은 긴박한 경영상 이유가 아니라 미래경영상이라는 이유로 정리해고까지 했지만, 흥국생명은 쌍용화재, 태광투자신탁운용, 피데스증권, 고려상호저축은행, 예가람 상호저축은행 등 6개 금융계열사가 흥국금융그룹으로 새롭게 출발한다고 지난 15일 발표했습니다.

GM대우는 경영개선 이후 정리해고자들을 복직시키지만, 태광산업, 흥국생명과 같이 정리해고자를 복직시키기는커녕 새로운 기업을 인수하는 비상식적인 일도 자행되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법의 미비 때문입니다. 사용자가 근로자를 정리해고한 날부터 2년 이내에 다시 근로자를 채용하고자 할 때에는 정리해고자를 우선 고용하도록 근로기준법에 명시되어 있지만, 정리해고를 시행한 기업이 타 기업을 인수 합병할 시에는 정리해고자 우선 고용에 대한 법 규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리해고 남발을 규제하고 미비한 법으로 인한 피해자 양산을 막기 위해 근로기준법을 올바로 개정해야 합니다. 앞으로도 정리해고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지출하기보다는 대우자동차의 사례를 통해 이제 노사가 진정으로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기 위해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고 정부가 앞장서야 합니다.
관련
기사
5년전 정리해고된 GM대우 1725명 전원 재입사
김득의 기자는 노동조합 활동으로 해고되어 현재 흥국생명해복투 간사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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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과 민노당, 비 내리는 봄날의 난데없는 ‘떡 싸움’

실용 노선 열우당이 개혁은 무신 개혁

 

 

 

우리당과 민노당, 비 내리는 봄날의 난데없는 ‘떡 싸움’
입력 :2006-03-16 14:56   유성호 (bonjourpoem@dailyseop.com)기자
“저 놀부 두 손에 떡 들고 가난뱅이 등치고, 애비 없는 아이들 주먹으로 때리며 콧노래 부르며 물장구치며…”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는 사람이 많은 민중가요 ‘저 놀부 두 손에 떡 들고’의 가사 중 일부다.

최연희 의원 성추행 파문과 이해찬 전 총리 골프 로비 의혹에 대해 야4당이 공조해 전자의 경우, ‘사퇴 촉구 결의안’과 ‘국정조사 요구서’를 공동발의하기로 한 가운데, 16일 국회에서는 난데없는 ‘떡 싸움’이 벌어졌다. 싸움의 주인공은 열린우리당 이화영 의원과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이다.

열린우리당, “교섭단체 완화라는 ‘떡’을 바라고 한나라당과 공조한 것”

먼저 ‘떡’을 말한 것은 열린우리당의 이화영 의원.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야4당 공조의 기반에는 교섭단체 요건완화에 대한 여타 야당의 목적이 깔려있었다”고 분석하며 “그러나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중심당은 그러나 어제(15일)의 공조로 한나라당의 2중대로 전락하게 됐다”고 비꼬았다.

같은 당 장경수 의원도 “한나라당이 여타 야당들과의 공조를 통해 최연희 의원에 대한 사퇴촉구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바람 핀 남편이 부인 앞에서 ‘나 바람 폈소’라고 말해 화를 더욱 부추기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며 “국민을 우롱하는 속 보이는 공조”라고 비판했다.

이는 야4당이 최연희 사퇴촉구결의안과 함께 이해찬 골프파문 관련 국정조사 공동 발의와 재소자 인권실태 국회차원 진상조사, 윤상림-황우석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 및 ‘X파일 특검법’ 4월 국회처리 등에 합의한 것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의 표현이었다.

민노당, “열린우리당은 아예 ‘떡집’을 차린 셈 아닌가”

▲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자료사진) ⓒ2006 데일리서프라이즈 박항구 기자 
열린우리당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떡싸움’에 민노당은 “열린우리당은 아예 떡집을 차린 셈이 아니냐”고 맞받아쳤다.

이날 박용진 민노당 대변인은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갖고, “민노당은 지난 해 ‘열린우리당 2중대’ 논란으로 당이 벌집 쑤셔놓은 것처럼 들썩였는데 이제 열린우리당에게 ‘한나라당 2중대’ 소리를 들으니 민주노동당이 잘 하고 있는 건지 아닌지 궁금하다”며 이 의원 등의 발언을 문제 삼고 나섰다.

그는 “교섭단체조건 완화가 민노당에게 ‘떡’이라면 한 조각 떡일 수 있겠으나,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단 2개 교섭단체로서 엄청난 국고보조금과 각종 특혜조치를 ‘시루떡 채로’ 끌어안고 있는 거대 양당은 우선 반성부터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박 대변인은 특히 여당으로서 온갖 특혜 누리면서 정체성도 없고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계획도 의지도 없는 열린우리당은 더 반성해야 한다며, “아예 ‘떡집’을 차린 셈 아니냐”고 따졌다.

그는 이어 이 의원이 “민주노동당의 정체성을 운운했다”며, “지난 번 사학법 파동 때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와 열린우리당 김한길 대표가 누더기 사학법조차 재논의하겠다고 약속하고 손 맞잡고 산에 올라 다정하게 약속했는데 이 두 남자의 정체성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당시의 회동에 대해 “두 남자의 ‘보수정치 정체성 커밍아웃’은 아름답고 총리를 둘러싼 국민적 의혹을 밝히겠다고 국정조사 합의한 것은 어떤 정체성에 어긋나길래 비판하는 것인지 웃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 2중대’ 발언의 당사자인 이화영 의원에게 묻겠다며, “이라크 파병 문제를 한나라당과 알콩달콩 공조처리한 것은 열린우리당 아니었는가”라며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과 철석같은 공조로 비정규법안 강행처리하고 쌀수입개방 비준안을 날치기로 처리할 때 침묵하고 있었던 이화영 의원과 열린우리당의 이른바 개혁세력 의원들의 정체성은 무엇인가”고 되물었다.

박 대변인은 “민노당과 국민들이 보기에 열린우리당은 이미 한나라당과 다를 바 없는 한통속 정당이고, 본부중대와 2중대를 가릴 수조차 없을 만큼 하나로 가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최연희 의원이 여전히 자신의 의원직 사퇴 촉구에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고, 전직 총리와 현직 서울시장은 각각 ‘황제골프’와 ‘황제테니스’ 등으로 서민들의 심경을 불편하게 하고, 법률적 근거가 없는 국회의원의 철도 무임승차가 여전하다는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난데없는 ‘떡 싸움’은 그 ‘떡’ 자체보다는 ‘두 손에 떡을 든 놀부’가 누구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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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코드인사? 에쿠스에 소나타 부품 못넣는다”

그런 면에서 여태껏 청와대 홍보팀은 빵점이었다.

사회당이 집권해서 보수당 인사 쓰는게 정상이냐?

보수당이 집권해서 사회당 인사 쓰는게 상식에 맞냐?

당연한 것도 여태껏 설파 못했던 무능한 청와대

 

 

청와대 “코드인사? 에쿠스에 소나타 부품 못넣는다”
이백만 수석, 당위성 강조 “능력·도덕성 봐야지 인연만 따지나”
입력 :2006-03-16 17:48   이기호 (actsky@dailyseop.com)기자
“코드인사는 해야 한다. 에쿠스에 소나타 부품을 넣을 수는 없다. 우리나라는 야구에서도 선진국, 스포츠에서도 선진국 아니냐. 경제도 그렇고. 정부의 인사에 대해 언론이 감시와 검토기능은 당연하지만 합리적으로 했으면 좋겠다.”

이백만 청와대 홍보수석이 직접 나섰다. 이 수석은 16일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전날 단행된 청와대 인사와 관련된 일부 보수언론의 보도행태에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이런 인사…’라는 제목을 거명하며 조선일보의 기사를 겨냥해 “좀 반듯한 나라가 되도록 하자”고 주문하기도 했으며 기자들과의 만남 이후 조선일보 청와대 출입기자를 장난스럽게 툭툭 치며 가벼운 항의표시를 하기도 했다.

이 수석은 언론인 출신으로 ‘안티조선’ 출신의 전임자 조기숙 전 수석과는 달리 언론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이날 발언은 상당히 수위가 높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코드라고 다 제외하면 도대체 누굴 뽑나”

▲ 청와대 전경 ⓒ청와대 

이 수석은 “제 언론관을 기자들에게 강요할 수는 없지만 교과서에 나온 것처럼 언론은 사회의 거울”이라며 “사실대로 진실 되게 비쳐주고 독자들에게 판단하도록 해야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날 환경부장관, 공정거래위원장과 관련된 보도를 겨냥한 것.

이번 인사에도 ‘코드인사’라고 보도한 보도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지적한 그는 “그분들이 살아온 삶의 궤적이나 경력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자질과 능력과 도덕성을 보고 판단해한다”고 말했다. 또 “사소한 인연이나 관계를 가지고 비판을 했을 경우 얼마나 많은 오해가 있을 수 있겠느냐”며 “부당하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재차 “능력과 도덕성을 평가해 달라”로 강조한 그는 예를 들어가며 보도의 부당성을 짚어갔다. ‘대통령과 인연이 있기 때문에 장관을 임명했다’고 비난하기 시작하면 사실상 누구를 장관으로 임명할 수 없다는 것. 특히 특정인에 대해 지역, 학맥, 후보자시절의 관계 등을 일일이 따져서 ‘코드’라고 비판한다면 도대체 어떤 사람을 장관으로 임명하겠느냐는 반론.

이 대목에서 그는 “에쿠스를 정비하는데 소나타나 벤츠 부품을 넣겠느냐”며 “물론 범용으로 사용하는 부품도 있겠지만 에쿠스에 소나타, 벤츠 부품을 넣으라는 주장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또 “코드는 맞더라도 자질에 문제가 있으면 비판할 수 있겠지만…”이라고 덧붙여 본질이 호도된 보도행태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최고권위자도 주례자라 안 된다?

본격적인 설명도 있었다. 이 수석은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에 대해 “법학계에서 이 분야의 최고권위자”라며 “물론 더 나은 분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최고수준은 분명하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그분이 대통령 사위의 스승이나 딸의 결혼식주례를 했다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되느냐”며 “권 내정자의 능력과 도덕성으로 평가해 달라”고 꼬집었다.

나아가 그는 “그렇게 따진다면 당의 인물들도 쓸 수 없다”며 “대선 기간에 당에서 안 도와준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아예 “성직자를 쓰라는 소리”라며 “코드인사는 해야 한다”고 말하고, “에쿠스에 소나타 부품을 넣을 수는 없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이치범 환경부장관 내정자도 마찬가지. 이 수석은 “환경전문가로 검증을 확실히 했다”고 강조했다. 이 내정자가 한국환경사회정책연구소장 시절에 이해찬 전 총리 땅을 임대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관계가 틀리다”며 “이 내정자의 재임 시절이 아니라 후임자가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내정자가 소장일 때 임차한 것이 아니다”며 “확실히 (증거를) 가지고 왔다”고 말한 그는 다시 예를 들어 “권 내정자가 용산고 출신이라는 점도 나왔던데 총리실에서는 몰랐다고 한다”며 “총리가 물러가면서 그렇게까지 했겠느냐”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전날 “이 양반도 용산고 나왔네”라며 “개인적으로는 모른다”고 말한 바 있다.

논문 샅샅이 뒤져…“주례자라고 뽑았겠나” 일침

이 수석은 “어느 신문이라고 얘기하지는 않겠지만 ‘이런 인사…’라는 기사는 아쉽다”고 말하고, “잘 검증해 달라”며 “좀 반듯한 나라가 되도록 하자”고 주문했다. ‘이런 인사…’는 이날 조선일보의 톱기사로 ‘환경부장관 후보 이 전 총리 대부도땅 임대’ ‘공정위장 내정자 노 대통령 딸 결혼 때 주례’ 등의 부제를 달아 보도한 바 있다.

이 내정자가 청맥회 회원이자 노 대통령의 후보시절 시민사회특보를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이 수석은 “청맥회는 서로 회장을 안 맡으려고 한다”며 “밥값 내는 사람도 없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또 “청맥회가 공직 경험을 공유하자는 취지인데 오해를 살 소지는 있다”고 인정했지만 “회장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안 된다”고 꼬집었다. 노 대통령은 이 내정자가 시민사회특보를 지낸 사실도 전혀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석은 “권 위원장에 대해서도 학자로서 공정거래법에 대한 논문을 샅샅이 뒤져가며 검증을 깊이 했다”며 “참여정부의 공정거래 정책기조와 틀리지 않다”고 말했다. “정책을 더 발전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섰기 때문에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한 그는 “주례를 봤다고 했겠느냐”며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흥미꺼리 아닌 비중에 맞춰 취급해 달라”고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전날 청와대 홈페이지에 개인블로그 개설한 이 수석은 마지막으로 “홍보와 보도는 진실을 알린다는 점에서 지향점이 같다”고 말했다. 그는 “홍보가 진실의 궤를 이탈하면 허풍이고 보도도 진실의 궤를 이탈하면 왜곡이 뇐다”며 “그 원칙에 벗어날 경우는 오늘처럼 섭섭한 말씀도 하겠다”고 말했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관/련/기/사
이낙연 “대통령과 조금 안다고 다 코드 인사 아니다” /유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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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곡차곡 쌓이는 '성추행의 추억'... 여자로 살기가 무섭다

 

 

 

성폭력범이여, 지퍼 밖으로 행군하라
차곡차곡 쌓이는 '성추행의 추억'... 여자로 살기가 무섭다
텍스트만보기   조은미(cool) 기자   
▲ "죄송하다는 말로는 충분치 않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여성에 대한 폭력의 정도가 그 사회의 정의와 인권 보호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임을 강조하고 있는 포스터. 국제 엠네스티 오스트리아가 만든 이 포스터는 지난 5일 한국여성대회 행사장에 전시됐다.
ⓒ 오마이뉴스 조은미
내가 열일곱살 때다. 그러니까 고 1때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토요일이었다. 학교에서 집으로 가고 있었다. 가을 날씨가 좋았다. 책가방을 덜렁덜렁 메고 아무 생각없이 걷고 있었다. 큰 길가였다. 집이 멀지 않았다. 앞에서 한 무리 남학생들이 오고 있었다. 서너명 되는 남자애들이 지네끼리 뭐라고 시시덕대며 걸어왔다.

별 생각 없이 걷다가 그들과 부딪힐라 살짝 비켜서려는 찰나였다. 갑자기 한 남자애가 손을 쭈욱 뻗었다. 그러더니 순식간에 가슴을 쓰윽 더듬었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무렇지 않게 지나갔다.

갑자기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난 자리에 딱 멈춰 섰다. 어떻게 해야 될지 몰랐다. 그냥 눈 앞도 머릿속도 하얬다. 남자애들은 깔깔거리며 지나갔다. 얼굴이 시뻘개졌다. 돌아보기도 무서웠다. 가슴이 미친 듯이 뛰었다. 황소 열댓 마리가 마구 짓밟는 소리가 났다.

난 딱 멈춰 서서 주먹을 꽈악 쥔 채 그저 부들부들 떨었다. 부들부들 떨며 생각했다. 이대로 있을 순 없어. 이대로 있을 순 없어. 억지로 입을 열었다. "야. 이 미친 새끼야."

그건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욕이었다. 어떻게 말은 했지만, 무서웠다. 고개를 들 수도 없었다. 돌아보지도 못했다. 머릿속으론 무력한 나 자신을 저주했다. 콩알만 한데다 힘도 없고 태권도 같은 것도 할 줄 모르는 자신을 저주했다.

거리는 환했다. 사람들이 지나갔다. 내 욕을 듣고 한 할아버지가 도리어 나더러 눈을 부릅뜨며 삿대질을 했다. "기집애가 길거리에서…."

나는 아무소리 못하고 그냥 뛰었다. 마구 뛰었다. 집에 어떻게 들어간 지도 몰랐다. 가슴이 뻐근했다. 그리고 분했다. 너무 분했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한참을 울었다.

다행히 집엔 아무도 없었다. 아무한테 말도 못했다. 길을 지나가는데 어떤 남자애들이 가슴을 쓰윽 더듬더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런 말을 하기 싫었다. 여자란 게 싫었다. 가슴같은 게 있는 여자란 게 싫었다.

그 뒤로 앞에서 남자애들이나 남자가 다가오면 주머니에 있던 손도 얼른 뺐다. 언제 어디서 손이 뻗어올지 몰라서 긴장했다. 팔짱끼길 좋아하는 버릇도 생겼다.

사람들은 도리어 나에게 삿대질을 했다

하지만 그건 시작에 지나지 않았다.

밥을 지을 때 물을 얼마나 부어야 하는지, 국수삶을 때 어찌 해야 국숫발이 쫄깃쫄깃해지는 지까지 가르치고 외우라 시키면서, 정작 이런 문제에 어찌해야 하는지는 학교는 조금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되레 비오는 체육시간이면, 떡대좋은 체육 선생님은 교실에서 요상한 소릴 늘어놓았다. 여름에 한 남자 선생님은 팔을 쓰윽 쓰다듬었다. 친구들 사이에 소문만 돌았다. "그 선생님하고 말할 땐 10미터는 떨어져 있어야 해."

대학 때였다. 밤늦게 탄 택시는 멀쩡히 큰 길을 두고 골목길로 쓰윽 들어갔다. 처음 들어가 본 골목길이었다. 집집마다 환하게 불을 켜놓은 유리상자가 있었다. 그 안에 사람이 있었다. 여자였다. 진한 화장에 벌거벗다시피 한 여자들이 있었다. 마네킹 같았다. 말로만 듣던 매매춘 거리였다. 신기하던 마음이 순식간에 두려움으로 변했다. '혹시 이 아저씨가 날 여기 팔아넘기려고?'

새하얘진 얼굴로 아무 소리 못하고 덜덜덜 떨었다. 택시 문고리를 가만히 부여잡았다. 뛰어내릴까 생각하는데 그 택시 기사가 말했다. "학생, 이런 데 안 와봤지? 이런 데도 보고 그래야 해." 그는 씨익 웃으며 매매춘 거리를 지나 큰 도로로 나갔다.

뛰는 가슴은 멈출 줄 몰랐다. 어떻게 집에 도착했는지도 몰랐다. 무서웠다. 살았다는 한숨과 함께 무서움은 가시지 않았다. 택시에서 내리자 다리가 탁 풀렸다.

화초처럼 키우고 싶어 하던 엄마의 소망과 달리, 딸은 세상과 부딪히며 잡초처럼 자랐다. 험난하긴 했지만, 인생이 끝장날 만치 험난하진 않았다.

사회적으로 높으신 어른께서도 20년은 어린 여기자와 악수하면서, 그 기름낀 손가락 하날 오무려 내 손바닥을 살살 긁는 건 별 일도 아니었다. 그러면서 그는 느물느물하게 웃었다. 토할 거 같았지만 참았다. 그 인간 아닌 낫살먹은 짐승이 기대하는 재미난 반응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의 늙은 사타구니를 확 걷어차고 싶었지만 참았다. 이를 악물고 웃었다. '세상이 대체 왜 이러니'라는 생각은 '세상에 저런 놈이 왜 이리 많을까'로 바뀌었다.

시간이 지나도 새 살이 아닌 새 상처만 돋아난다

▲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당원들은 지난 8일 오전 최연희 의원의 서울 평창동 자택앞에서 의원직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연 뒤 현관에 '성추행 국회의원 최연희 공개수배` 포스터 수십장을 붙였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런 기억들은 차곡차곡 가슴 속에 쌓였다. 아프고 쓰린 기억도, 수치스럽고 토할 것 같던 기분도 쌓였다. 할 수만 있다면, 앙칼지게 후려갈겨주지 못한 자신에게도 화가 났다. 이런 기억은 나이먹는다고 뭉개지지 않았다. 다만 '참지 않겠다'는 용기가 조금 생겼을 뿐이다. 그들의 원만한 사회생활을 위하여, 원만한 내 사생활을 망치지 않겠단 용기가 생겼을 뿐이다.

성추행이란 그런 거다. 성폭행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성추행 자체로도 작은 상처가 아니다. 겉으론 피를 흘리지 않지만 속에선 피가 뚝뚝 떨어진다. 시간이 지나면 새살이 돋아나는 게 아니라 새 상처가 돋아난다.

정작 성추행한 놈은 멀쩡히 잘 사는데, 피해자만 스스로 자책하고 또 자책한다. 내가 조금만 조심했더라면? 내가 그 때 그 자리에 없었더라면? 그 길로 가지 않았더라면?

성추행이 아무 일 아닌 듯이 넘어갈 때마다, 여자들은 배운다. 입을 다물고, 속으로 곪아터지는 수밖에 없다고 배운다. 성추행을 '그까짓' 것으로 말하는 인간들을 볼 때마다 배운다. 저렇게 설치는 놈들은 계속 설치겠구나. 그리고 절망한다.

성추행한 뒤에도 냉큼 잘못을 사죄하긴 커녕 "음식점 주인인 줄 알았다"는 말이 뜻하는 건 하나다. 지금까지 많은 성추행을 해왔으며, 앞으로도 기자가 아니면 얼마든지 성추행하겠다는 뜻이다. 내 귀엔 그렇게 들린다. 그리고 그는 버젓이 돌아다닌다. 그가 무슨 짓을 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최연희 사태를 보며 상처받은 내가 말한다 "놀고 앉았네"

나는 최연희 의원 사태가 왜 스스로 의원직 사퇴를 하라고 가는지 모르겠다.

누구나 그가 무슨 일을 했는지 안다. 그도 인정했다. 하지만 지금껏 어떤 사과도 하지 않았다.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 어떤 치료나 교육도 받지 않았다. 그는 성추행이 자연스러운 최연희 의원 그대로다. 도리어 주변 사람들이 그에게 호소할 뿐이다. '사표'를 요구하는 소리뿐이다. 친고죄 때문에? 피해자가 친히 고소하지 않으면, 아무 일 없다고 보는 그 법 때문에?

나는 조용히 생각한다. 누군가를 때리거나 죽인 사람한테도 단지 "다니는 직장만 그만두라"고 말하지 그러나? 죽거나 맞은 사람이 스스로 고소하지 않으면 내버려두지 그러나?

무슨 법이 이러나? 무슨 법이 범인에게 회사에 사표내나 안 내나 구경하나? 무슨 법이 어린 여자앨 성추행한 놈을 두 달 만에 풀어주나? 무슨 법을 이따위로 만들었나? 그따위로 만들었더라도 왜 뜯어고치질 않나? 여자들이 다 죽어나가도 무슨 법이 구경만 하나?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언제까지 가해자가 관용처럼 베풀어주실 '사퇴'를 기다리나? 나는 그게 궁금하다.

내 속에 상처받은 내가 속삭인다. 놀고 앉았네. 그렇다면, 얼마 전 어린 여자아일 성폭행하려다 죽인 그 신발가게 주인도 그저 신발가게만 그만 두면 되는 거 아니었나? 그도 그저 신발이 죄지, 사람이 무슨 죄냐고 말하지 그러나? 그 여자애가 공짜 신발에 눈멀어서 신발가게에 들어간 게 문제라고 말하지 그러나?

지금 진행되는 이 꼴이 나는 무섭고 우습다. 대한민국 성폭행의 앞날을 밝히는 이 짓거리가 우습다. 성폭행범의 천국에서 여자로 살기가 무섭다. 지금 진행되는 꼴은 내게 이렇게 들린다.

"성폭력범이여, 지퍼 밖으로 행군하라. 대한민국 여자들이 다 네 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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