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헉! 진짜?) 비틀즈 "1"앨범이 등장했을 때 비공식적 루트를 통해 비틀즈 "2"앨범이 나돌았듯이 얼마 전 "LOVE"앨범이 등장했을 때 '혹시나...?' 했던 상상이 현실이 됐습니다.
바로 비틀즈
"HATE" 앨범이 넷상에 공개됐습니다.
긴말 필요없이
여기로 가시면 앨범의 역사(!)와 mp3와 CD커버를 다운로드 받으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언더그라운드 DJ들이 비틀즈 음원으로 만든 리믹스 작업(mash-up)들이 모두 그랬듯이 조만간 EMI와 변호사 군단의 소송러쉬로 인해 이 사이트도 문을 닫을 것이 뻔하기 때문에 미리 다운받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물론 그 이후에도 언제나 p2p를 통해 구할수 있지만요.
일단 간단한 리뷰를 적어보자면,
- 남들 비슷한 생각하기 전에 미리 선수친 민첩성: A+
- 아이디어의 독창성과 신선함, 위트와 풍자: A
- 트랙들의 완성도: C-(특히 공들인 마지막 트랙 '전장은 영원히'는 듣다가 잠들었음)
- 커버의 아트워크: B+
총평은 "아이디어는 좋았으나 실력은 좀 딸렸다" 되겠슴다.
어차피 패러디의 미학은 원본의 한계 안에서 존재하는 것이니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시면 바보됩니다. 그냥 듣고 즐기세요. 마음에 안들면 뱉어버리면 그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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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해서 비틀즈 초초초 새 앨범 "HATE" 발매 기념비틀즈 리믹스 앨범의 역사1) DJ Danger Mouse - "The Grey Album" (2004)역시 이쪽 분야의 선구자이자 최고의 걸작은 DJ 데인저 마우스가 2004년 랩퍼 제이-지Jay-Z의 "The Black Album"과 비틀즈의 "The White Album"을 '그까이꺼 대~충' 섞어서 만든 "The Grey Album"이지요.
대충 섞었다는 것은 농담이고 실제로 들어보면 비틀즈가 죽지 않고 살아 남아서 현대의 힙합과 하이브리드를 시도했다면 분명히 이런 사운드가 나왔을 거라고 납득이 가는 훌륭한 작품입니다. 이 앨범의 완성도는 주요한 음악잡지들이 진지하게 리뷰를 시도했다는 점에서도 입증됩니다. 호기심으로 한번 듣고 넘어갈 사운드는 결코 아니지요.
비틀즈 리믹스(정확히는 매쉬업) 분야의 선구자 답게 EMI와 애플의 탄압 1호로 기록됐습니다.
2) The Beastles
"dj BC presents The Beastles" (2004)
"Let It Beast" (2006)비스틀즈는 dj BC의 사이드 프로젝트입니다. 이 가상의 밴드는 비틀즈와 비스티 보이스를 믹서를 통해 결합시킨 것이지요.
놀랍게도 앨범을 두장이나(!) 발매했는데요. 물론 실제 CD를 찍어낸 건 아니고 네트워크 상으로만 공개한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한 트랙 당 비틀즈 노래 하나, 비스티 곡 하나를 믹스한 것들입니다. 재미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없지만 모두 "The Grey Album" 이후에 나온 것들이라 솔직히 신선미는 많이 떨어지는 편이었습니다.
역시 EMI와 애플로부터의 탄압으로 홈페이지를 통한 배포는 중단됐지만, 어둠의 경로를 통해 입수하는데 아무런 하자가 없습니다.
3) Loo & Placido - 'Black Beatles' (2005)매쉬업 전문 DJ들 중에서는 쫌 알아준다는 친구들이라고 합니다. 저야 물론 잘 모르지만. 이건 앨범은 아니고 개별 트랙입니다. 싱글이라고 해야할까요?
기본적으로는 블랙 아이드 피스Black Eyed Peas와 비틀즈를 짬뽕시킨 트랙입니다. 달랑 한곡이라 앨범과 비교하기는 좀 뭐하지만 자체의 완성도는 놀랄 노자입니다. 진짜 거리의 비트를 세례받고 다시 태어난 비틀즈의 매력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이 친구들은 자기들 작품을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하는데 지금은 제목만 뜹니다. 하지만 구하는데 그리 어렵진 않습니다. EMI의 직접적인 다구리를 당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4) CCC - "Revolved" (2005) DJ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는데 비틀즈의 "Revolver" 앨범을 기반으로 여러 아티스트의 트랙을 섞어만든 리믹스입니다.
CCC - 학창시절 원한을 많이 샀던 모 기독교동아리와 이름이 같아 조금은 히껍했던 - 라는 DJ는 정말 천재인 모양입니다. 센스만땅의 정기로 충만한 이 앨범은 비틀즈가 우리 시대 최고의 아티스트가 아니라 우리 시대 수많은 위대한 음악들 중의 단지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을 '음악 그 자체'로 입증해 보인 역작입니다.
놀랍게도 이 앨범은 지금도 블로그를 통해 제공됩니다.
긴 말이 무어가 필요하겠습니까. DJ에게 영광을, 플로어에는 축복을.
5) The Beachles - "Sgt. Petsound's Lonely Hearts Club Band" (2006)제목에서 파악!하고 감이 오시겠지요. 저 유명한 "페퍼상사"와 역시 너무 유명한 "펫 사운즈"를 하이브리드한 앨범입니다.
비교적 최근작이지요. 2006년 가을경에 배포됐습니다. AP통신이 전세게에 소식을 전하고 롤링 스톤이 친히 지면에 소개할 정도로 주목을 받았지만 역시나 EMI/애플 동맹의 강력한 이단옆차기에 직면하여 웹 배포를 중단했습니다.
물론 제 아무리 강력한 이단옆차기도 카피레프트 정신에 충만한 전 세계의 리스너들을 굴복시키지 못했지요. 조금만 시간을 투자하면 빛의 속도로 다운 받으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데인저 마우스의 그레이 앨범보다도 더 화려한 언론의 조명을 받았지만 작품 자체는 다소 실망스럽습니다. 뭐랄까 자기 컨셉을 유지하기 위해 억지로 끼어 맞춘 프랑켄슈타인을 듣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페퍼상사"와 "펫 사운즈"를 따로 들어주는 것이 마음의 평화를 얻는데 도움이 됩니다.
물론 제 수비 범위에 걸리지 않은 또 다른 숨은 역작이 더 있을 수 있습니다. (또 더 있기를 바랍니다.)
폴 매카트니는 "LOVE" 앨범에 대한 비판을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보수주의"라고 반박했는데 메쉬업의 연대정신과 DJ의 다원주의를 수용하지 못한 채 "비틀즈"라는 틀 안에서의 동어반복에 머문 "LOVE" 앨범이야 말로 보수주의 그 자체로 비난받아 마땅하지요.
아 역시나 긴말 필요없고 지금 당장 검색과 다운로딩의 행동주의를 실천에 옮기십시요. 새로운 미래가 거기에 있습니다.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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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이그, 트랙백을 처음 해보면서 sickduck님의 블로그를 지저분하게 만들어놨네요. 죄송합니다.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