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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는 나의 것> 범인은 '양극화'?

중남미에서 일찍부터 금융시장 개방, 공기업 민영화 등 신자유주의적 경제 정책이 도입된 결과 극심한 양극화가 발생하고 대부분의 기업이 외국계에 넘어갔으며 살인적인 구조조정에 실업률은 언제나 두 자리대라는 평가는 좀더 연구해 볼 필요

 

복수는 나의 것> 범인은 '양극화'?
[양극화를 넘어 ⑤] 영화 속에 나타난 우리 사회의 극과 극
텍스트만보기   박일한(news) 기자   
날이 갈수록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양극화는 노동뿐만이 아니라 주거와 교육 등에도 뿌리를 내리며 공동체를 갉아먹고 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사회양극화해소국민연대와 함께 '양극화를 넘어'라는 기획 기사를 연재한다. 양극화해소연대는 지난해 9월 전국 136개 노동·시민·사회단체가 모여 구성한 사회·경제 개혁 추진을 위한 연대기구다. 이 글은 기획 다섯번째로 영화 속에 나타난 양극화 이야기다. <편집자 주>

한국 사회의 양극화는 영화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모습을 드러낸다.

조만간 개봉할 영화 <홀리데이>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외치며 자살한 탈주범 지강헌의 이야기다. 제작사 측은 "영화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이야기를 통해 양극화 현상으로 치닫고 있는 우리 사회의 모순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심화되는 빈익빈부익부 현실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1988년의 탈주범 이야기를 모티브로 빌려왔다는 얘기다.

지난해 최고의 인기 영화였던 <나의 결혼 원정기>와 <너는 내 운명>에서 농촌총각 만택(정재영)과 석중(황정민)은 우즈베키스탄이나 필리핀으로 신부를 찾아 떠난다. 처녀들이 떠난 가난한 농촌 총각의 문제는 이미 오래된 현상이다. 반면, 같은 시기 도시에선 <작업의 정석>에서 보여주듯 펀드매니저 민준(송일국)처럼 잘 나가는 '능력 남'들이 돈 있고 매력 있는 무수한 여자들을 두루 만나면서 최적의 상대를 찾는 '작업'을 하루도 멈추지 않는다.

모두 도시와 농촌의 양극화 현상이 이뤄놓은 풍경이다.

양극화의 처참한 형태를 보다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영화는 박찬욱 감독의 복수연작 첫 번째로 유명한 <복수는 나의 것>이다. 영화는 구조조정으로 인한 실직, 실업문제, 가족 동반자살, 유괴, 장기매매 등 양극화로 치달으면서 발생할 수 있는 극단적 모습을 매우 생생히 그린다.

이 영화를 통해 양극화의 사회 경제적 상황을 좀 더 생생히 지켜보자.

영화의 기본 줄거리는 간단하다. 청각장애자인 류(신하균)는 누나(임지은)의 신장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유괴를 감행한다. 돈만 받고 아이를 무사히 돌려보내리라 결심하지만 아이는 물가에서 놀다가 실수로 물에 빠져 익사한다. 중소기업 사장인 아이 아버지 동진(송강호)은 납치범이 자신의 딸을 죽였다고 판단, 복수를 감행한다.

성실하고 열린 젊은이 류는 왜 '착한 유괴'에 나섰나?

▲ <복수는 나의 것>에서 류(신하균)은 중소기업에서 성실히 일하는 노동자이며 누나를 아끼는 착한 청년이다.
영화에서 류는 매우 착하고 순진한 청년으로 묘사된다. 하나밖에 없는 가족인 누나를 끔찍이 사랑하는 성실하고 여린 젊은이다. 그런 류가 왜 유괴를 감행했을까.

먼저 누나의 신장수술이 급하다. 회사에서 돈 1천만원을 받고 잘린 후 누나 수술을 위해 병원을 찾는다. 하지만 병원 측은 누나에게 맞는 신장이 없다며 무작정 기다리란다.

시간이 촉박한 류는 장기매매알선업자들을 찾아간다. 시장 논리가 지배하는 현실에서 몸 또한 예외일 수 없다. 공중 화장실 벽마다 붙어있는 장기매매알선업자들의 광고 문구를 보고 류는 누나의 신장을 구하러 나선다.

그런데 장기매매업자들은 돈 1천만원도 모자라 류의 신장까지 내놓으란다. 누나를 살려야겠다는 생각밖에 없는 류는 무조건 허락하고 자신의 몸뚱이를 맡긴다. 그런데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한다. 마취에서 깨어나 보니 누나 신장을 주겠다던 사람들은 돈과 자신의 신장만 훔쳐가고 사라져 버렸다.

돈과 신장까지 도둑맞은 류. 무엇을 할 것인가? 류의 여자친구인 무정부주의자 영미(배두나)가 먼저 유괴를 제안한다. 아이를 안전하게 데리고 있다가 돈만 받고 돌려주는 '착한 유괴'도 있다며 류를 꼬신다.

"저 차(사장이 타고 있는 자동차) 한대면 너 월급 10년은 되겠다. 그 정도 돈은 쟤네한테는 껌값이지만 우리한테는 목숨이 달린 거야. 그런 자본의 이동은 화폐가치를 극대화하는 길이라니까. 유괴는 무조건 나쁜 게 아니야!"

류는 결국 유괴를 결심하고, 유괴 대상으로 우연히 알게 된 중소기업의 사장인 동진의 딸을 선택한다.

유괴도 산업, 장기매매도 사업

▲ 영미(배두나)는 류에게 "세상엔 착한 유괴가 있고 나쁜 유괴가 있다"며 "누나를 살리기 위한 유괴는 착한 유괴"라고 설득한다.
양극화가 극단적으로 심화되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영화에서 보여지듯 유괴 범죄가 급증한다고 한다. 가난의 막바지까지 다다른 사람들, 그들이 선택할 최후의 수단은 돈을 훔치거나 '돈 있는 놈'을 납치해 돈을 요구하는 길일지도 모른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남미다. 멕시코 등 이 지역에서는 일찍부터 금융시장 개방, 공기업 민영화 등 신자유주의적 경제 정책이 도입된 결과 극심한 빈부격차가 발생했다. 대부분의 기업이 외국계에 넘어갔고, 살인적인 구조조정에 실업률은 언제나 두 자리대 수치다.

이 지역에서는 납치산업이라는 표현까지 있을 정도로 납치가 일상적으로 발생한다.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등에서는 납치범이 사업가나 부유한 가정의 자녀를 납치한 뒤 최소한 100만 달러의 이상의 거액을 챙긴다고 전해진다.

부자 동네엔 '방탄차 개조' 전문업체가 성업 중이며, 유괴나 납치에 대비한 보험업, 경호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납치 경호원 이야기를 담은 <맨 온 파이어>나 납치 협상가의 이야기를 담은 <프루프 오브 라이프>같은 영화에서 생생히 목격할 수 있다.

불법 장기매매도 사실 빈부격차가 극심한 사회일수록 증가하는 현상이다. 장기에 대한 수요는 많지만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장 먹고 살 것 없는 사람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자신의 몸뚱어리라도 팔려고 들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장기매매의 주요 원인이 이런 어쩔 수 없는 경제적 상황에 따른 것이라면, '장기의 자유판매를 허용하자'는 일부 자유주의 학자들의 주장은 공허한 말일 수밖에 없다. 자발적인 자유 판매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판매일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카드 빛에 몰린 수백만의 사람들의 장기가 자유롭게 거래되는 세상은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무차별 구조조정과 가족 집단자살, 이미 낯익은 이야기들

딸을 유괴당한 아버지, 동진은 복수를 결심한다. 그가 제일 먼저 범인으로 주목한 대상은 자신의 회사에서 일하다 잘린 팽 기사다. 동진은 최근 경영 사정이 좋지 않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에 팽 기사는 갑자기 나타나 복직을 요청하며, 동진 앞에서 할복을 시도했다.

"사장님, 저 좀 살려주세요. 마누라 도망가고 애새끼들 굶어죽고 있습니다. 저 6년 동안 결근 한번 안 하지 않았습니까. 용접반 불량률 0.008% 나온 것 아시죠. 용접기와 한 몸 돼서 일신전기에 청춘을 바친 몸입니다."

동진은 "회사 사정을 잘 설명하지 않았냐"며 타이르지만 팽 기사는 이미 이성을 잃은 상태다.

딸의 죽음을 목격한 후 동진은 팽 기사를 찾아 나선다. 경찰과 함께 빈민촌에 위치한 팽 기사의 집으로 달려간다. 그런데 그 곳에서 동진이 발견한 것은 팽 기사 가족의 충격적인 집단 자살 현장이다. 일가족 모두가 약을 먹고 죽어 있었던 것이다.

연일 사회면을 장식하는 가족 집단 자살, 카드 빛에 몰린 사람들의 도피성 자살 등은 이제 더 이상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04년 자살자가 1만3293명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하루 평균 36.4명, 39분마다 1명씩 목숨을 끊은 셈이다. 2000년 1만1794명, 2002년 1만3055명, 2004년 1만3293명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셈.

주목할 점은 이들의 주요 자살 동기는 실업, 신용불량자 전락, 사업 실패 등 경제적 이유라는 점이다. 이들의 자살이 '사회적 타살'이라는 이야기는 이런 맥락에서 나온 얘기다.

진짜 범인은 양극화된 신자유주의적 현실?

▲ 동진(송강호)은 류에게 복수하면서도 "너, 착한 놈인 것 안다"고 말한다. 이 영화에서 진정한 가해자는 류도 동진도 아닌 신자유주의일 지도 모른다.
영화에서 류와 동진은 피해자이면서도 가해자다. 류는 구조조정으로 해고당한 실직자며 부족한 의료 복지 제도에서 누나를 잃고 자신의 신장까지 도둑질당한 피해자다. 동진도 평생 열심히 살아왔지만 치열한 경쟁에서 버텨내다가 아내에게 이혼당하고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아이까지 유괴당한 피해자다.

그런데 이들은 또한 가해자이기도 하다. 류는 유괴범이며, 고의적이진 않았지만 아이를 죽게 만든 원인 제공자다. 동진은 구조조정을 이유로 창업 공신인 팽 기사를 해고해 그의 가족을 집단 자살로 몰고 간 가해자다.

영화를 보고 나면 도대체 누가 피해자고 가해자인지 헷갈린다. 이들은 왜 서로에게 복수할 수밖에 없을까. 모두가 가해자고 피해자인 현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 박일한 기자
영화는 결국 모든 인간을 피해자며 가해자로 만든 신자유주의적 현실을 비판하는 듯하다. 모두가 무한 경쟁으로 모는 현실, 무엇이든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으며 그 속에서 상대방을 죽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 진짜 범죄자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영미가 도로변에서 홀로 유인물을 배포하면서 외치던 "민중생활 파탄내는 신자유주의를 박살냅시다!"란 불온한(?) 구호는 어쩌면 감독의 진심인지도 모른다. 실제로 잘 알려졌듯, 이 영화를 만든 박찬욱 감독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줄기차게 비판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의 당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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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한 기자는 경희대 사회학과를 졸업했고, 경제주간지 <이코노믹리뷰>를 거쳐 현재 <파이낸셜 뉴스>에서 경제 기사를 쓰고 있다. 영화를 통해 딱딱한 경제, 경영 이야기를 쉽게 소개하는 데 관심이 많다. 저서로 <경제in시네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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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지체 1∼3급 24명 “회사 만들었어요”

간만에 훈훈

 

 

정신지체 1∼3급 24명 “회사 만들었어요”
인천 남동공단에 80평 아파트형 공장
이름은 ‘무한유엔아이’ 병원 폐기물용기 생산
김영환 기자

“일할 수 있는 곳이 생겨 너무 좋아요.”

정신지체 1~3급의 장애를 지닌 24명과 부모들이 인천시 남동공단에 회사를 만들어 17일 문을 연다. 남동공단 내 아파트형 공장인 테크노파크 건물 5층 80여평에 회사를 만든 이들은 이곳에서 병원에서 사용하는 폐기물 용기를 직접 생산한다.

이들이 평생 공동체가 될 회사 만들기에 나선 것은 자활작업장(보호작업장)이 있는 인천 남동복지관에 들어온 직후인 4년여 전부터다. 5년 동안 복지관 보호작업장에서 교육을 받으며 일을 한 뒤에는 복지관을 떠나야 한다. 하지만 장애를 가진 이들이 일을 할 마땅한 곳을 찾기 어렵다. 그래서 이런 사정을 잘 아는 부모들이 나서 장애인들이 함께 일할 수 있는 곳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부모들은 자녀가 복지관에 들어가자마자 다달이 3만~5만원씩 적금에 들었다. 한 달에 한 번씩 모임을 열어 안정적으로 수익이 나면서도 장애가 있는 자녀에게 맞는 사업 아이템을 찾는 등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드디어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의 도움을 받아 의료 관련 폐기물 처리용기 공장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또 이들의 사연을 전해 들은 은성물산(대표 최광섭)은 중국에 있던 금형시설까지 뜯어와 설치해줬다.

이들은 ‘모두 하나가 되어 죽을 때까지 같이한다’는 의미로 회사의 이름도 ‘무한유엔아이’로 정했다.

회사 대표를 맡은 부모 이강유(57)씨는 “우리 아이들이 웃는 얼굴을 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자는 어머니들의 뜻이 모여 이 일을 시작했다”며 “아이들이 안정적으로 일을 하며 일반인과 같이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 달라”고 호소했다. 사원 대표인 김대일(31·정신지체 2급)씨도 “일할 곳이 생겨 너무 좋다”며 “친구들과 평생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은 이 회사를 ‘희망사업 1호’로 선정해, 대기업과의 연계를 맺도록 하는 등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032)815-2365.

인천/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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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에서 소멸까지 ⑪ - MP3]70대 할아버지에게도 사랑받아요

그렇다. 내게 필요한 것은 20기가가 아니라 30기가짜리였다.

 

 

내 안에 노래 있다, 500곡 넘게
[탄생에서 소멸까지 ⑪ - MP3]70대 할아버지에게도 사랑받아요
텍스트만보기   홍성식(poet6) 기자   
일상에서 쉽게 만나고 소비하는 것들일수록 그것의 원재료가 무언지, 어떤 과정을 거쳐 완제품이 되는지에 관해서는 무심히 넘어가는 경우가 흔하다. 반면 공정에 대한 궁금증을 가진 이들도 적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마주하는 친숙한 제품의 탄생에서 소멸까지를 직접 제품의 입장이 되어 1인칭 화법으로 서술해보았다. 기획 열 한 번째 기사는 MP3다. <편집자 주>
▲ MP3플레이어는 워크맨의 손자이고, PMP의 아버지다.
ⓒ 코원시스템 제공
하늘엔 매연이, 땅엔 쓰레기가, 강물엔 갖가지 오염물질이 떠다니는 서울.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27층 스카이라운지에서 내려다보는 이 도시의 야경은 아름답다. 서른다섯살 노총각 회사원 민호 앞에 앉은 스물세살의 여대생 애인 혜인은 오늘 행복하다. 오빠가 기특하게도 자신이 원했던 것을 꼭 집어 선물했기 때문이다.

'SS501'과 '더 빨강'의 최신 유행곡을 듣는 것은 물론, 녹음기능에 동영상까지 재생이 가능한 나. 평소 아무리 서로 좋아해도 '열네 살의 나이 차이를 어떻게 극복할까'라며 고민하던 혜인의 걱정을 한번에 해결해준 근사한 선물이었다.

민호 역시 고민이 없지 않았다. 1980년대 후반. '퀸'과 '제네시스'의 사랑노래를 녹음해 카세트테이프가 늘어지도록 함께 들었던 첫사랑 미정과의 추억. 휴대용 카세트플레이어가 사람들의 손에서 사라졌던 것처럼, 애틋한 첫 여자와의 기억은 사라지고 뜻하지 않게 찾아온 꼬마 숙녀와의 만남.

하지만, 민호는 현실에 충실하기로 했다. 언제까지나 멀어진 젊은 날의 기억에만 기대 살 수는 없는 법. 지금의 어린(?) 애인에게 최선을 다하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선택한 생일선물이 근사한 이탈리아풍 저녁식사와 나였던 것. 나는 세대차이라는 둘 사이의 간극을 좁혀줄 긴요한 매개물이 된 셈이다.

MP3 최초 개발국은 한국... 세계시장 40% 장악

떡볶이집 가래떡 만한 크기의 몸에 자그마치 500곡 이상의 음악을 담을 수 있는 나. 그래 맞다. 난 MP3플레이어다. 날 만지작거리며 민호를 물끄러미 올려다보는 혜인처럼 나 또한 내 주인마님을 올려다보며 8년 남짓 시간동안 지내온 나와 내 친구들의 삶과 그 삶 속 얽힌 갖가지 사연들을 떠올려 본다.

앞서 언급한대로 나와 친구들의 역사는 일천하다. 애초 1980년대 후반 독일의 음향 분야 과학자들이 연구를 시작했으나, 정작 우리들의 시조가 되는 큰형을 제품으로 완성시킨 건 한국 회사다. 1997년 세상에 얼굴을 내민 큰형의 이름은 엠피맨(MPman).

'MP3플레이어' 1호라 불러도 무방한 그 형은 휴대용 카세트플레이어의 대명사로 이야기되는 '워크맨' 만한 크기였다. 지금 만들어지는 내 친구들보다 엄청나게 큰 몸피다. 그 커다란 덩치 탓에 별명도 '탱크'였다. 그 형의 뒤를 잇는 둘째 형의 이름은 '리오 300'. 이 형 역시 우람하고 컸다.

테이프가 늘어나고 몸집이 크다는 휴대용 카세트플레이어의 단점을 극복하고 CD에 가까운 깨끗한 음질을 재생하는 나 MP3플레이어.

'고음질 오디오 압축기술'이라 불리는 MP3는 음악 속에서 인간의 귀로 들을 수 있는 가청영역만을 압축해 재생한다. 초기 단계 내 형들은 건전지로 작동되는 것이라 재생시간이 짧았지만, 요사이 시장에 선보이는 친구들은 30분 충전으로 20시간 이상 음악재생이 가능하다.

▲ 초기의 MP3플레이어.
ⓒ 코원시스템 제공
뿐이랴, 초기에는 200~300MB에 불과하던 내 메모리용량도 최근에는 괄목상대할 만큼 늘어나 30GB(1GB=1024MB)를 자랑한다. 노래 한 곡의 평균 5MB이니 최대 600곡의 노래를 내 안에 담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나와 내 친구들은 크게 플래시메모리형과 하드디스크형(HDD)으로 구분된다.

플래시메모리형은 날씬하고 작음 몸에 디자인이 세련된 것이 많아 한국 사람들이 선호한다. 하지만 용량이 적다. 하드디스크형은 다소 큰 몸집이 단점으로 지적되기 하지만, 상대적으로 용량이 커 외국인들이 좋아한다. 둘 다 일장일단이 있는 셈이다.

나를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음질이 최고"라고 평가받는 코원시스템은 내수용 플래시메모리형과 수출용 하드디스크형을 각각 40%와 60% 비율로 생산해 연 1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외에도 레이콤과 삼성전자 등 20여 개 회사가 나와 내 친구들을 생산한다.

전세계를 통틀어 나의 시장규모는 3700만대.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49억 달러다. 한화 5조원 규모의 엄청난 시장이다. 한국에서는 코원과 레인콤, 삼성전자 등 3사가 전체 매출의 50% 가량을 차지하는 메이저 제조업체로 거론된다.

몸집큰 '탱크형' 워크맨부터 영화도 보여주는 PMP까지

이동하면서 음악감상이 가능하다는 차원에서 보자면 소니가 개발해 세계적으로 히트시킨 워크맨은 내 조상 격이다. 자고로 음악이란 근사한 오디오 기기를 갖추고 집에서만 듣는 것이라는 인식에 일대전환을 가져온 제품.

워크맨은 그 탄생에 얽힌 이야기도 흥미롭다. 1978년 소니는 녹음기기 생산부서는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다. 더 이상 이익 창출이 어렵다는 경영진의 판단 앞에 이들은 악전고투의 노력을 경주했고 그 결과물로 손바닥 크기의 녹음재생기를 내놓았다.

소니의 회장 모리타는 이 제품의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진행해 마침내 휴대용 카세트플레이어의 대박 신화를 이뤄낸다. 이 제품이 바로 워크맨. 워크맨은 일본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대화보다는 혼자만의 고독에 익숙한 뉴욕의 여피족과 입시와 주입식 교육에 찌들어 있던 한국의 중고교생들에게도 엄청난 사랑을 받는다. 지금으로 20여년 전인 1980년대 이야기다.

한국에서 나와 내 친구들이 사랑받는 건 민족적인 기질과도 관련이 있는 것 같다. 노래 듣고 노래 부르는 것을 다른 어떤 나라 사람들보다 즐기고(당신 주위의 노래방들을 보라), 주위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것을 자신만 가지지 못하면 견디기 힘들어하는 한국인의 성정. 그런 배경이 '엠피맨'이라는 내 큰형을 만들었고, 거리를 각종 MP3플레이어의 거대한 전시장으로 만든 게 아닐지.

워크맨이 내 조상이라면 나의 가장 진화된 형태는 PMP(Portable Multimedia Player)다. 음악재생 기능과 보이스레코더 기능은 물론,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수 있고, 이미지를 볼 수 있으며, 텍스트를 읽는 것까지 가능한 이 기기는 나의 진화가 과연 어디까지 가닿을 것인지 유추할 수 있게 해준다.

요사이는 PMP도 상용화단계에 이르러 지하철을 타면 나를 가진 대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코원 홍보실 측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출시한 'A2'라는 PMP는 40여만원이라는 고가임에도 한 달에 1만여대씩이나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개가 물어뜯어도 멀쩡한 한국 MP3의 맷집

한국에서 생산되는 전자제품의 기술력과 품질이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만만찮은 수준이란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나 역시 그렇다. 게다가 내 친구 하나는 튼튼함까지 갖춰 세계의 네티즌들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지난 연말. 미국의 한 네티즌이 개가 물어뜯어 완전히 파손되기 직전의 상태까지 간 내 친구 하나의 사진을 전자기기 전문사이트 게시판에 올린 적이 있다. 그 사연이 놀라웠는데 완파 직전까지 간 내 친구가 멀쩡히 작동했다는 것. 이 제품은 한국의 MP3플레이어 제조사가 만든 것이었다.

이 게시글과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내 친구의 튼튼함과 품질에 찬사를 보냈고, 이 사연은 태평양을 건너와 한국의 신문에까지 보도됐다.

▲ 최신형의 MP3플레이어.
ⓒ 코원시스템 제공
마지막으로 세상이 나에 대해 가지고 있는 선입견 하나를 풀어주는 것으로 이야기를 마칠까 한다.

사람들은 보통 나를 사용하는 이들이 10~20대 학생들뿐일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의 주고객층은 그들이 맞다. 하지만, 전혀 의외의 사용자도 없지 않다. 코원 고객센터를 자주 방문한다는 70대 할아버지 이야기는 진정한 음악사랑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내 친구들을 4대나 소유하고 있는 이 할아버지는 딱 한번 짧게 소리를 들어보는 것만으로 기기의 종류를 알아 맞추는 마니아. 제품 하나 하나의 특징을 너무나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기에 고객센터 직원들도 이 할아버지에게 배우는 것이 적지 않다고 한다.

가끔씩은 고객대기실에 앉아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하루종일 음악에 빠져있다는 이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소설가 장정일이 <아담이 눈뜰 때>에서 서술한 바 있는 '뮤직 러버(Music Lover)'를 떠올리게 한다.

음악에 대한 사랑과 그 음악을 재생해주는 기계에 대한 지식을 두루 갖춘 백발의 노신사. 예술을 그 자체로 아끼는 할아버지의 낭만적인 삶을 닮고싶은 직원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그런 사람에게 노래를 들려주는 내 친구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그런데 이것 봐라. 혜인이 민호 옆에 바싹 붙어 앉아 이어폰을 하나씩 나눠낀 채 같은 노래를 듣고 있다. 리처스 샌더슨(Richard Sanderson)의 '리얼리티(Reality)'다. 어젯밤 민호가 다운받아 내 몸에 저장한 곡.

민호가 영화 <라붐>의 삽입곡인 이 노래에 빠져있던 중학생 시절. 혜인은 기저귀를 차고 다니던 아기였다. 그 막막한 시간의 간극을 내 몸 속에서 울려나오는 음악이 메워주고 있는 것이다. 나이 차이 많은 연인들을 이어주는 사랑의 타임머신 역할을 하게 된 오늘. 'MP3플레이어'로 태어난 내 운명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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좆도 모르는 놈들이 대통령 조롱

기왕 하는 김에 좆도 모르는 놈 4명도 실명화했으면...

 

 

X도 모르는 놈들이 대통령 조롱
 옛날 같았으면 전부 구속됐을 것"
천정배 법무장관, 12일 밤 일부 보수 논객 '맹비난'
텍스트만보기   최경준(235jun) 기자   
ⓒ 오마이뉴스 이종호
천정배 법무부장관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비판적 칼럼을 써온 보수논객들에게 독설을 쏟아냈다.

천 장관은 12일 "X도 모르는 놈들 4명인가가 일부 신문에서 돌아가면서 말도 안되는 칼럼을 올려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 장관은 이날 밤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참여정부가 잘못하는 것도 많지만 언론이 노 대통령에 대해 너무 과도하게 비판하는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이같이 말했다. 특히 천 장관은 이날 작심이라도 한 듯 격한 표현으로 노 대통령에 비판적 논조를 견지하고 있는 칼럼니스트들을 비난했다.

"대통령을 그렇게 인격적으로 깔아뭉갤 수 있느냐"

천 장관은 "난 노빠가 아니다"면서도 "(보수 논객들이) 정책적인 비판이 아니라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인 모욕을 주고있다"며 "최소한의 양식은 갖춰서 비판해야지, (대통령을) 어쩌면 그렇게 인격적으로 깔아뭉갤 수 있느냐"고 성토했다.

천 장관은 장시간을 할애해 강한 발언을 쏟아냈다. "옛날(권위주의 시절) 같으면 그런 사람들은 전부 구속됐다"는 등의 발언이 터져나올 때는 긴장이 감돌기도 했다.

천 장관의 성토는 더욱 구체화됐다. 천 장관은 "어떤 헌법학자라는 사람은 헌법 교과서에 나오는 이론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있더라"며 "그런 사람이 어떻게 헌법학자인가, 기본적인 소양이 안돼 있을 뿐 아니라 그것은 보수주의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나도 서울대를 나왔지만, 결국 서울대 나온 사람들이 상고 나온 사람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노 대통령이 상고 출신이기 때문에 보수언론으로부터 맹목적인 공격을 받는다는 것이다.

특히 천 장관은 일부 기자들을 향해 "(신문사에서) 왜 그런 사람들을 자르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방우영, 김병관, 홍석현 등 신문사 사주에게 그런 사람은 잘라야 한다고 말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 99.9%는 검사들이 떡값 먹은 것으로 알아"

이에 앞서 천 장관은 지난해 안기부 'X파일' 사건 수사에 대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외부에서는 검찰이 '삼성 봐주기'를 했다고 비판하지만 공소시효 완료 등의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검찰로서도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다.

천 장관은 "내가 삼성쪽 변호사였다 하더라도 (검찰의 공소 내용에) 완벽하게 반박할 논리를 여러가지로 내세울 수 있었을 것"이라며 "결국 검찰 수사가 미흡했지만 법리적으로 보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실은 DJ 정권 때 세풍 수사를 하면서 전부 밝혔어야 했다"며 "내가 직접 요청할 수는 없지만, 정치권에서 주장하는 특검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어 "(삼성이) 죄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혐의를 입증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그런 수사결과가 나왔지만 국민들의 99.9%는 검사들이 떡값을 먹은 것으로 다 알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천 장관은 삼성으로부터 떡값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검사들에 대해 "두 사람이 대화한 것을 녹음했는데, 그것보다 정확한 증거가 어디 있겠느냐"며 "그러나 준 사람도 아니라고 하고, 받은 사람도 아니라고 하는 상황에서 200∼300만원이 현금으로 오간 것을 어떻게 밝혀내서 처벌할 수 있느냐"고 항변했다.

천 장관은 검찰개혁과 관련해서는 "내가 하고 싶은 게 있다"며 "법무장관에게 특검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를 제대로 했지만 기소가 안될 경우에는 보완대책이 마련돼 있지만, 수사가 제대로 안된 사건에 대해서는 대책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천 장관 "표현이 과했지만 정당하지 못한 비판 많은 것은 사실"

한편 천 장관은 13일 낮 한 측근과 오찬을 하면서 전날 자신이 한 발언에 대해 "조금 과한 표현이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천 장관은 보수논객들에 대한 비판적 입장은 여전히 굽히지 않았다.

이 측근은 이날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천 장관의 발언은 표현이 다소 과하기는 했지만, 참여정부 들어서 정당하지 못한 언론의 비판이 너무 많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조선·중앙·동아 등에 칼럼을 쓰는 일부 학자들은 실제 입장을 떠나서 글의 질이 떨어지는 사람이 많다"며 "진짜 보수주의라면 다행이지만 이건 보수도 아니다, 비판을 위한 비판을 즐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측근은 "천 장관의 발언에는 정치적 의도나 계산은 없었다"며 "장관은 '노빠'가 아니기 때문에 무조건 대통령을 보호하자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비판하자는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천 장관이 거론한 '특검 요청권'에 대해서는 "요즘 뜨거운 사건이 많았는데, 기소할 수 있는 것을 기소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장관이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며 "'에버랜드 CB 편법 증여 사건' 수사는 잘하고 있지만 최근 'X파일' 사건 등은 장관의 마음에 안 들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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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구멍 깊숙이, 그 안의 비밀과 거짓말

 

 

 

목구멍 깊숙이, 그 안의 비밀과 거짓말
<인사이드 딥 스로트>가 목구멍을 열어 뱉어낸 '쇼킹 포르노'는
텍스트만보기   조은미(cool) 기자   
ⓒ 프리비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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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구멍 깊숙이(원제 deep throat)>라는 하드코어 포르노가 있다. 이 요상한 제목이 뜻하는 건 간단하다. 클리토리스(성감대)가 목구멍에 있는 여자가 있다. 따라서 이 여자는 펠라치오(구강성교)만 좋아한다(이런 걸 믿은 걸까? 믿고 싶었던 걸까?). 물론 '픽션(허구)'이다.

이 포르노는 1972년 미국에서 상영했고, 흥행했고(2만5천 달러짜리 이 영화는 6억 달러를 벌었다), 미국에서 화제를 넘어 일대 '화재'를 일으켰다.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목구멍 깊숙이 숨겨놓았던 생각들을 꺼내놓기 시작했다.

표현의 자유를 허하라. 또는 여성의 인권을 허하라. 또는 너무 구역질난다. 영화를 내려라.

이 <목구멍 깊숙이>를 둘러싼 온갖 이야기를 끌어 담은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딥 스로트(원제 inside deep throat)>가 개봉한다. 12일(수) 명동 CQN 단관 개봉이다. 선댄스 영화제가 인정한 펜튼 베일리와 랜디 바바토가 공동 연출했고, 데니스 호퍼가 내레이션을 맡았다. 이 포르노에 출연했던 배우, 감독이 총 출동하는 비하인드 스토리다.

포르노는 뜨겁다, 그 안의 진실은 냉혹하다

여주인공 린다 러브레이스는 어떻게 되었나? (훗날 그녀는 남편이 총구를 겨누고 매매춘과 포르노 촬영을 강요했다고 증언했다.) 총수익 6억 달러는 누가 벌었나? (여주인공 린다가 받은 돈은 1200달러가 전부다.)

영화는 사람들에게 어떤 파장을 일으켰나? (남자들은 여자친구와 아내 손을 잡고 극장으로 극장으로 달려갔다.) '포르노의 대중화' 시대를 연 이 '목구멍 깊숙이'의 진실은 뭘까? (영화 속 한 여자가 말했다. "남자들은 여자의 클리토리스가 목구멍 깊숙이 있다고 믿고 싶어한 거죠.") 감독은 통감했다. "진실은 완전히 감춰져 있었다."

1972년 미국은 가히 '목구멍 깊숙이'의 해였다. 1972년, 닉슨 대통령은 중도에 사임했다. '워터 게이트' 사건의 여파 때문이었고, 그 시작은 '익명의 제보자'였다. '익명의 제보자'가 영어로 'deep throat'다.

쇼킹한 소재만큼 영화도 쇼킹하다. 실제 <목구멍 깊숙이>의 핵심 장면을 피해갈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쇼킹한 건, 린다 러브레이스의 말이다. "관객들은 제가 강간당하는 걸 지켜보는 겁니다." 그녀는 훗날 '포르노에 반대하는 여성들의 모임'에도 가입해 활동했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목구멍 깊숙이'의 여주인공 린다와 토크쇼에 나가는 걸로 살짝 얼굴을 비춘 저널리스트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일찍이 이런 말을 남겼다.

"사실 이 영화가 성공한 가장 큰 이유는 그녀의 소녀같은 얼굴과 순진한 태도 때문이었다. 관객들은 그녀를 보면서 바로 옆집에 사는 소녀도 포르노 스타일의 섹스를 좋아할 것이라는 응큼한 상상을 했다."

포르노의 진실은 냉혹하다.
이 '딥 스로트 deep throat'의 파괴력은 정말 놀랍지 않나요? 지난 해 우리나라 말미를 장식한 황우석 교수 사건을 일으킨 것도, 이 '딥 스로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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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무죄 무전유죄’ 지강헌 사건, 17년만의 또 다른 증언

왜 스콜피온스의 ’홀리데이'가 아니라 팝 그룹 비지스의 ‘홀리데이'인지 제대로 알았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지강헌 사건, 17년만의 또 다른 증언
이성재 최민수 주연의 영화 ‘홀리데이’…픽션과 논픽션 분석
입력 :2006-01-11 10:28   조은영 (helloey@dailyseop.com)기자
▲ 영화 <홀리데이> ⓒ현진 시네마 

1988년 10월, 국민 모두가 88서울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로 들떠 있을 무렵, 교도소로 이송 중이던 호송버스에서 12명의 재소자들이 치밀한 사전 계획 하에 교도관들을 급습, 총과 실탄을 빼앗아 탈출하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한다.

주범인 지강헌을 포함한 6명의 탈주범은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비상계엄을 방불케 하는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8박 9일 동안 숨 막히는 탈주극을 벌인다. 이들은 도주 도중 원정강도를 비롯, 다섯 차례에 걸쳐 가정집에 침입, 인질극을 벌이는 등 서울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하지만 이들은 인질들에게 존댓말을 쓰고 손끝하나 건드리지 않는 정중한 태도로 호감을 사 스톡홀름 증후군(인질사건에서 인질로 잡힌 사람들이 인질범들에게 정신적으로 동화되어 오히려 자신들을 볼모로 잡은 법인들에게 호감과 지지를 나타내는 심리현상)을 유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탈주범들은 그물 같은 경찰의 포위망을 쉽게 빠져나갈 수 있었다.

당시 사건의 인질 모두 생존, 관계자 인터뷰를 통한 팩트에 기초

‘유전무죄 무전유죄’ 지강헌 사건으로 불리는 이 비극적 탈주극은 그동안 수많은 영화사에서 앞다투어 영화화를 추진했을 정도로 매력적인 소재였다. 하지만 자료수집 과정에서 많은 장벽에 부딪히며 이 사건을 영화화 하는 것이 요원해 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영화 ‘홀리데이’의 제작사인 현진시네마는 2년여에 걸친 준비기간 동안 주범인 지강헌의 교도소 감방 동기, 사건 담당 경찰 그리고 지강헌이 경찰에 사살되기 직전까지 전화로 인터뷰를 했던 모 일간지 기자 등 수많은 사건 관계자를 만나 직접 인터뷰를 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시 인질이었던 사람들 모두 생존해 있어 이 사건을 영화화한 ‘홀리데이’에 많은 관심을 보였으며 10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언론 시사회에는 당시 이강헌 일당과 함께 생활했던 인질 중 한 사람이 영화를 보고 갔다는 후문도 들렸다.

영화와 실제 사건의 다른 일곱가지 이야기

▲ 영화 <홀리데이> ⓒ현진시네마 

하나 - 6인의 빠삐용 왜 실명을 사용하지 못했나?

지강헌을 비롯해 마지막 인질극에 가담한 6인의 탈주범들과 마지막 인질이 되었던 사람들의 이름은 영화 속에서 모두 다르게 나온다. 그 이유는 영화 ‘홀리데이’가 실화를 바탕으로 하지만 영화적 재미를 위해 일정부분 픽션을 가미해 영화를 재구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름만 다를 뿐 그들이 죄를 짓고 형을 산 것은 실제 인물을 기초로 해서 구성되었다.

둘- 교도소 부소장 김안석, 실제 인물인가?

지강혁(이성재 분) 일당을 쫓으며 그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악랄한 교도소 부소장 김안석은 영화의 극적 긴장감과 탈주극의 묘미를 두기 위해 가공되었다. 김안석 역을 맡은 최민수는 8Kg의 살을 빼고 금니를 해 넣으며 소름 끼칠 정도의 모습으로 등장해 탈주범들을 하나 하나 제거해 나간다.

그러나 솔직히 노력한 최민수에겐 미안하지만 팩트에 섞인 픽션인 김안석 캐릭터는 영화 전반에 녹아들지 못하고 시종일관 기름의 물처럼 느껴졌다.

셋- 홍콩으로의 밀항

지강혁과 함께 탈주에 성공한 교도소 방장 대철과 그의 오른팔 광팔이 지강혁 일당과 떨어져 홍콩으로 밀항을 시도하려다 안석이 이끄는 경찰에게 죽음을 당하는 장면은 수많은 사건관계자를 만나 인터뷰 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이야기에 기초해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해 재구성하였다.

특히 교도소에서 강혁을 괴롭히던 대철이 광팔과 함께 몰래 밀항을 결심하고 나머지 일행들이 잠든 새벽녘에 자신들의 가방을 들고 나오는데 그 속에는 이들의 작전을 눈치챈 강혁이 도박장에서 훔쳐 밀항을 할 수 있도록 넣어준 돈이 들어있다. 강혁의 따뜻한 마음을 알게 된 대철과 광팔은 눈물을 흘리며 자신들의 배신에 대해 자책한다.

넷- 전직 대통령 항의 시도

탈주에 성공한 지강혁은 일당을 이끌고 연희동으로 향한다. 목표는 영화 속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하는 ‘대머리’로 지칭된 전직 대통령.

이들의 탈주 계기는 잡범인 자신들이 보호감호 때문에 17년 이상을 교도소에서 수감 당하고 있는데 전직 대통령의 친인척은 비리로 수백억을 횡령하고도 7년형을 선고 받고 이후 형 집행 정지로 풀려나온 것에 격분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희동 근처인 북가좌동에서 마지막 인질극을 벌인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추측에서 픽션으로 삽입되었다.

▲ 영화 <홀리데이>의 한 장면 ⓒ현진시네마 

다섯- 지강헌 자살인가, 사살인가?

지강헌 사건의 당시 신문기사를 보면 '1명 사살, 2명 자살'이라는 헤드라인이 눈에 들어온다. 당시 지강헌은 동료 탈주범들이 총으로 자살을 하자, 깨진 유리로 목을 그어 자살을 시도하던 중 특공요원 5명이 쏜 총에 맞아 숨진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하지만 당시 관계자들의 증언들은 언론의 보도와 상반된 주장이 대두되었으며, 지강헌의 죽음에 대한 결론은 여전히 끝나지 않은 미스테리로 남아있다.

여섯- 스콜피언스의 ‘홀리데이’가 아닌 비지스의 ‘홀리데이’인 까닭은?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지강헌은 시인이 꿈이었으며, 설득력 있는 말솜씨를 가지고 있었다. 무엇보다 수차례 인질극을 벌이는 동안 정중한 태도로 인질들에게 손끝하나 대지 않았던 점, 동료 탈주범에게 자수를 권고한 것 그리고 마지막 인질이었던 고모 씨가 오히려 지강헌을 보호하려 든 것 등은 세간의 커다란 화제가 되었다.

10월 16일 북가좌동의 한 가정집에서 인질극을 벌이며 경찰과 대치하던 그는 경찰에 팝 그룹 비지스의 ‘홀리데이'를 틀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경찰이 지강헌에게 들려준 노래는 스콜피온스의 ’홀리데이'였다.

지강헌은 왜 비지스의 ‘홀리데이'를 틀어 달라고 했을까? 그것은 아마도 "단 1초라도 맑은 공기를 마시며 죽고 싶다"고 절규했던 그의 말처럼 ‘홀리데이'를 들으며 단 한 순간만이라도 자유를 꿈꾸고 싶어서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 때문에 영화는 지강헌의 마지막 소원이었던 비지스의 ‘홀리데이'를 원곡으로 삽입하였다.

일곱- 어떻게 거대한 조직도 아닌 일개 잡범들이 8박 9일간 잡히지 않았는가?

교도소를 탈옥한 지강헌과 일당들은 8박9일 동안 서울 시내를 활보하고 다녔다. 이들은 ‘실미도’의 부대원처럼 훈련된 사람들도 거대한 조직들의 조직원도 아닌 일개 잡범들이었다.

당시 매스컴은 지강헌 일당들을 흉악범이라고 보도했지만 지강헌 일당에 인질로 잡혔던 사람들은 그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정중한 태도로 대하며 자신들에게 손끝하나 대지 않은 점, 그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부분에 감화되었다고 한다. 또한 지강헌과 일당들은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도 해 당시 현대판 홍길동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결국 인질로 잡힌 사람들은 경찰에 신고를 미루었고 그 결과 지강헌을 비롯한 일당들은 8박 9일간 경찰에 잡히지 않을 수 있었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이야기

미니 인터뷰 - 현진씨네마 대표 이순열

▲ 영화 <홀리데이>의 출연진들이 무대인사를 하고 있다. ⓒ2006 데일리서프라이즈 조은영 기자 

-‘지강헌 사건’이 일어난지 벌써 17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왜 이 사건을 영화로 만들려고 했는가?

“어느날 우연히 이 사건의 마지막 인질이 수기 형식으로 쓴 잡지의 기사를 보게 되었다. ‘충격과 혼란의 16시간, 그들은 인간적이었다.’로 시작되는 커다란 헤드카피와 당시 인질로 잡혀 있었던 여성이 말하는 지강헌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를 읽는 순간 머리 속에 한줄기 빛이 비치는 것 같았다. 이것이야 말로 내가 기다리고 있었던 바로 그런 소재였다. 마음속으로 언젠가 반드시 영화로 만들겠다고 몇 번이고 다짐했다”


-사건 이후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 영화화 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는가?

“수기를 읽자마자 곧바로 공식적으로 공개된 자료들과 신문기사를 토대로 검찰에 자료를 요청했지만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그래서 당시 사건의 주범격인 지강헌의 교도소 감방 동기와 사건 담당 경찰 그리고 지강헌이 죽기전까지 전화로 인터뷰를 했던 모 일간지 기자 등 사건 관계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인터뷰를 하면서 자료를 수집했다”


-인간 ‘지강헌’에 대해, 보호감호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강헌은 당시 560만원 절도로 징역 7년에 보호감호 10년이라는 중형을 받았다. 만약 살아있다면 영화가 제작되는 올해 출소 예정이었다. 물론 지강헌이 한 행동(560만원 절도)에 대해서는 충분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560만원 절도로 17년을 감옥에서 산다는 것은 너무한 것이 아닌가 한다.

살인이나 강력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은 그 범죄 하나만으로 중형을 선고 받기 때문에 동일범죄에 대한 재발의 우려로 인한 보호감호처분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결국 절도범 등의 잡범들이 대부분 보호감호처분을 받게 된다. 헌법에서도 명시했듯이 동일범죄에 대한 이중처벌은 위법이며 나 역시도 보호감호처분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지강헌이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피해자이기도 하다”


- 영화 <홀리데이>를 어떤 영화인가?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외치며 국민들에게 할 말이 있다며 TV 생중계를 요구했던 당시 자료화면들을 보며 많은 고민을 했다. 실제 있었던 사건을 소재로 하는 만큼 사건에 충실했지만 상당부분 픽션을 가미해 영화적 재미 또한 놓치지 않았다.

단언컨대 난 결코 탈주범들을 미화하거나 영웅화하지는 않았으며 그런 인질극을 벌일 수 밖에 없었던 인간 지강헌의 내면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인간 지강헌을 통해 지금도 변하지 않는 이 세상을 담아내고 싶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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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신흥종교 창시자…아직 믿는 신도 많다”

정작 문제는 ......

 

파/시/즘

 

 

 

황우석, 신흥종교 창시자…아직 믿는 신도 많다”
진행하는 라디오서 황 교수 대한 맹신도 맹렬히 비판
입력 :2006-01-10 10:07   최고다 (no1@dailyseop.com)기자
▲ 진중권 시사평론가 (자료사진) ⓒ2006 데일리서프라이즈 박항구 기자 
“황우석 교수는 과학자가 아니라 신흥종교의 창시자가 됐더라면 더 크게 성공했을 것이다.”

시사평론가 진중권 씨가 황우석 교수와 그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이들에게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진 씨는 10일 본인이 진행하는 SBS 라디오 프로그램 ‘진중권의 SBS 전망대’의 클로징 멘트에서 이같이 밝히며 “한 국가의 과학이 발전하려면 국민들의 마인드 자체가 과학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 씨 2004년 논문도 조작됐고 1번 줄기세포도 처녀생식으로 생긴 돌연변이라는 언론보도를 거론하며 “그 동안 수없이 거짓말을 해 온 황 박사는 아직도 자신이 줄기세포를 만들었으며, 누군가가 그것을 바꿔치기 했다고 주장하는 모양이다”고 황 교수를 비꼬았다.

진 씨는 이어 “정작 문제는 아직도 그 거짓말을 믿어주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도널드 덕’을 신으로 모시고 살든 말든 헌법에 보장된 신앙의 자유겠지만 이들이 PD수첩을 비롯해 황 박사에게 의혹을 제기한 비판 언론과 개인에게 가한 집단폭력에 대해서는 사과나 해명이 있어야지 않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이같이 몇몇 사람들이 맹목적으로 황우석 교수를 믿는 현상을 90년대 ‘휴거’를 주장했던 다미선교회에 빗대어 설명하기도 했다.

“‘휴거’가 오지 않아도 다미선교회는 남듯이, 줄기세포가 없어도 황우석을 믿는 신앙의 공동체는 남을 것이다.”

‘황 박사는 이미 죽었다’ 사인은 타살이 아닌 자살

진 씨는 “황 박사에게 다시 재연의 기회를 주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황 박사가)지금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진작 할 수 있었다”라고 일축했다.

다시 연구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논문 조작으로 학자로서 그의 생명은 이미 끝났다”며 “누가 죽인 게 아니라 스스로 자살을 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경신과 맹신에 빠진 사회에서는 진정한 과학 대신에 사이비 종교가 나타날 수 밖에 없다”고 재차 강조하며 “종교적 욕구는 교회나 절에서 해소하고 과학은 맨 정신으로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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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황우석과 H2O 추진한 한나라당 물먹었다”

부끄러움을 알아야...

 

 

진중권 “황우석과 H2O 추진한 한나라당 물먹었다”
“국정조사 요구자격 민주노동당 뿐” 일침…젊은 과학도가 희망
입력 :2006-01-11 08:52   이기호 (actsky@dailyseop.com)기자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와 관련해 꾸준히 비판적인 견해를 보였던 시사평론가 진중권 씨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정치권에 책임지는 모습을 주문했다.

진 씨는 11일 오전 자신이 진행하는 ‘진중권의 SBS전망대’를 통해 박기영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의 사의표명 사실을 언급하며 “과학기술보좌관만이 아니라 대통령 이하 정부여당의 모든 분들이 오류를 인정하고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진 씨는 “야3당에서 일제히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며 “하지만 야당들 중에서 그런 요구를 할 자격이 있는 당은, 온갖 비난을 무릅써가며 황 박사의 연구에 의혹을 제기해 온 민주노동당 뿐”이라고 꼬집어 나머지 2개 정당의 ‘돌변’을 꼬집었다.

“한나라당은 황우석의 H와 한나라당의 H, 거기에 넘버원의 O를 합쳐 이른바 H2O 프로젝트를 추진하다가 그만 H2O, 즉 물을 먹고 말았지요. 민주당 역시 황우석 박사의 2004년, 2005년 논문을 김대중 정권이 시행한 BK21 사업의 성과로 자랑하다가 머쓱해졌네요.”

하지만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입장변화에도 불구하고 국정조사는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정조사는 해야 한다”고 말하고, “다만 그것이 연구지원 시스템의 허점을 점검하는 기회가 아니라, 또 다시 정치공방의 소재로 전락하는 일만은 없어야겠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그동안 이번 사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유지해왔지만 사태가 어느 정도 정리되자 반대로 희망을 제시하기도 했다. “국제적 망신 속에서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세계에 우리 언론의 살아있음과 우리 학계의 자정능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한 그는 “특히 사이언스도 보지 못한 오류를 찾아낸 젊은 과학도들에게서 이 나라 생명과학의 미래를 본다”며 “과거의 잘못의 짚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바로 이 희망의 싹을 틔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진 씨는 “영웅은 죽고 우상은 무너졌다”며 “이제 영웅 없는 생명과학을 생각할 때”라고 말했다.

또 “철저한 생명윤리, 정직한 연구윤리 위에 우상이 아니라 과학을 세워야 할 것”이라며 “우리에게는 아직 정직하고 유능한 학자들이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황 박사에게 다시 줄 기회가 있다면, 그 기회는 마땅히 우상의 그늘 아래서 묵묵히 연구만 하던 진짜 과학자들에게 돌아가야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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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노인갈취당인 우리당과 동급취급 억울하다”

부끄러움을 모르면 인간이 아니쥐

 

 

한나라 “노인갈취당인 우리당과 동급취급 억울하다”
코리아포커스 보도 해명 “만약 사실이라면 고개숙여 사죄할 일”
입력 :2006-01-11 15:45   동성혜 (jungtun@dailyseop.com)기자
인터넷 매체 코리아포커스가 11일 보도한 ‘한나라당 장애인 신원정보 빼내 당비 인출했다’는 보도에 한나라당이 전면 해명하고 나섰다. 여당에 비해 사례가 적지만 같은 부류로 몰려 쏟아지는 비난 여론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듯하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당일 오후 국회 기자실에서 “경기도 장애인 당비 납부사실을 듣고 이 분을 면담하려고 했으나 누구도 모른다. 가공의 인물인지”라고 말을 흐리면서 “(이 분의) 신분이 밝혀지지 않았다. 경위를 파악하고 싶으니 알려 달라”고 호소 아닌 호소를 했다.

이 부대변인은 이어 “다만 통상적으로 지역에서 당원에 가입하는 경우는 여러 가지다”라며 일반적인 가입 경우를 설명했다. 한나라당의 방향과 노선에 적극 찬성하거나, 친분에 의해, 민원에서 정당에 도움받는 경우는 입당한다는 것.

이 부대변인은 “어떤 사람들이 한나라당 관계자의 도움으로 취업했다면 굉장히 고마움을 느껴 당에 입당하는 것은 상식이다”면서 “그런데 취업을 알선할 정도의 교분이 있다면 한나라당과의 관계가 전혀 없었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제보했다는) 본인이 드러나는 것을 싫어한다는 이야기만 했기 때문에 확인하고 싶다”고 거듭 강조하며 “만약 그런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재발 방지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부대변인은 경기도 장애인 사례 외에도 거제 지역에서의 핸드폰 인출자, 제주도 지역 당비 대납 등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거제 지역의 경우 부인이 남편과 상의하지 않고 남편 이름으로 책임당원에 입당했고 남편은 몰랐다는 것. 남편이 거칠게 항의했으나 나중에 책임당원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주도 지역 당비 대납에 대해서는 “30만명이 넘는 책임당원 중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이 경우는 당비가 몰래 빠져 나간 것이 아니라 대납이었기 때문에 추천자를 징계하겠다는 방침이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부대변인은 당비 인출과 관련해 여당과 동급으로 분류되는 것에 상당히 억울해했다. 이 부대변인은 “한나라당을 열린우리당과 똑같은 경우로 비난한다면 좀 억울하다”면서 1차적으로 책임당원 가입자에 문자∙이메일∙서신 통보, 2차 당비 대납 불법행위로 규정 지구당 협의위원장 확인후 고발장치 마련, 3차 당비 납부후 감사 전화 등 여러 장치가 마련됐음을 강조했다.

이어 이 부대변인은 “여당은 158명이나 되는 노인들의 교통수당을 인출했다고 하는데 이는 갈취”라며 “여당은 ‘노갈당(노인 갈취당)’이다”고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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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 대한 의견
회원의견(0) 비회원의견(1)  
 
그렇구나
2006-01-11 오후 4:13:00
(203.238.227.*)
  "노인갈취당"보다는 "장애인갈취당"이 훨씬 인간적인 거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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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당 정책위의장 후보자토론회 ‘각양각색’ 열띤 논의

 

 

 

민노당 정책위의장 후보자토론회 ‘각양각색’ 열띤 논의
10일 여의도 당사서, 홍세화·진중권 등 화려한 패널 ‘눈길’
입력 :2006-01-10 16:56   백만석 (wildpioneer@dailyseop.com)기자
“당의 위기는 정체성의 위기에서 온 것이다. 당 정체성을 분명히 세울 것” (기호 1번 윤영상 후보자)
“부유세, 무상의료·무상교육과 같은 정책 실현은 대중투쟁을 통해서만 이뤄낼 수 있다” (기호 2번 김인식 후보자)
“당 위기 타개할 정책위의 수장은 정파불문하고 비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기호 3번 이용대 후보자)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 선거에 나선 윤영상, 김인식, 이용대 후보자는 10일 여의도 당사 대회의실에서 당 선관위가 주관한 합동토론회에서 참석해 당의 차기 정책방향에 대한 열띤 논쟁을 벌였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는 언론인 홍세화 씨가 사회자로 참가하고 은수미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시사평론가 진중권 씨, 김성희 비정규노동센터 소장 등이 패널로 참석해 후보자들의 날카로운 토론을 유도했다.

후보자들은 부유세 도입, 무상교육과 무상의료의 실현방안을 위한 각자의 의견을 제시하며 자신이 가장 적합한 정책위의장 후보임을 주장했다.

“정체성 복원” Vs “대중투쟁” Vs “정파 떠난 인물중심”

홍세화 씨가 토론회 서두에 ‘민주노동당이 무상의료·무상교육 같은 민중의 삶에 연결된 정책을 내왔음에도 불구하고 당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첫 질문을 던지자 윤영상 후보자는 “4·15 총선 때 구축한 진보정당 이미지가 독도 군대 파견 주장, 노동계의 비리사건 등을 통해 사장됐기 때문”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윤 후보자는 따라서 부유세 제도 등을 더욱 구체화시켜 국민들이 우리에게 요구했던 정책적 대안을 제시해야만 다시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용대 후보자는 “민주노동당에서 나온 많은 정책들이 국회로 간 다음 무소식이 된 게 많다”고 말하며 그러한 정책들을 ‘잠자는 숲속의 미녀’라고 비유했다.

그는 “당의 정책이 왜 좋은가를 대중들이 느끼는 과정이 없으면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없다. 따라서 마녀를 깨울 키스가 필요하다”면서 그러한 과정을 정책위에서 계획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인식 후보자는 지지율 하락을 그동안 열린우리당과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한 데서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민주노동당이 노무현 정부 위기에 대한 진보적 대안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그래서 열린우리당의 지지율 하락이 민주노동당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틀 주대환 아니냐”에 “개인과 정책위 구분해달라”

이어진 후보자간 상호 질의 시간에는 상대방 후보의 아픈 곳을 찌르는 매서운 질문이 연이어 나오기도 했다.

이용대 후보자는 김인식 후보자를 상대로 “김 후보자가 속해있는 당내 의견그룹인 ‘다함께’에 대해 좌파 일각에서는 대중추수주의를 따른다는 비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인식 후보자는 “대중추수주의라는 건 굉장히 기회주의적이라는 뜻인데 그런 평가는 금시초문이다. 만약 대중과 함께 하는 것을 대중추수주의라고 한다면 잘못된 생각”이라고 반론하며 “대중투쟁을 통해 결국 사회를 바꾸는 운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인식 후보자는 주대환 당대표 출마자가 정책위의장 재직 당시 부의장을 지낸 윤영상 후보자의 경력을 거론하며 “‘리틀 주대환’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윤영상 후보자는 “주대환 개인의 문제와 정책위의 문제는 구분해야 한다”고 못박고 자신은 주대환 전 정책위의장의 대표 출마를 반대했고 공약내용도 반대의 뜻을 보였다고 밝혔다.

윤영상 후보자는 다시 김인식 후보자를 상대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의원들이 환경노동위원회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렇게 해서 원내활동이 제대로 이뤄지겠나”라고 지적했다.

김인식 후보자는 “원내활동을 폄훼하거나 무시하자는 게 아니다. 원내 진출 초기 몇 명밖에 안 되는 의원들이라면 방만하게 흩어지는 것보다 환노위에 집중해서 노동자 정당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후보자 상호 질의, 거침없는 토론 이어져

이어진 패널 질의 시간에서 시사평론가 진중권 씨는 “지금 미디어환경이 급변하고 있고 대학생들은 급격하게 보수화되고 있다”고 말하고 “열린우리당은 대선에서 이미 인터넷의 도움을 받았고 한나라당도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진보정당이 가장 열세인 것 아니냐”라고 물었다.

윤영상 후보자는 이에 대해 “당이 당원들과 만나는 게 좀 더 중요하다. 당 홈페이지를 획기적으로 바꿔서 포털사이트화 해야 한다”고 답했고 이용대 후보자도 “민주노동당은 일찍부터 인터넷 부문에 힘써왔다. 인터넷을 게시판으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포털사이트화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의견을 밝혔다.

반면 김인식 후보자는 “미디어 수준을 강화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밝히면서도 오프라인 상에서의 대중투쟁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2003년 유럽에서는 200만 명이 거리에 나와 시위를 한 적 있다. 대중투쟁은 단지 복고의 흐름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기성정치를 좌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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