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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퇴근...

엄청스런 하루가 지나가고,
마지막 퇴근을 한다.

아, 뭔가 감상적으로 가방을 싸서 나가고 싶었으나,
책상은 여전히 정신없고, 할 일은 많고,
3월 2일에 또 나와야 한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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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발적(?) 모드 전환

출근할 날도 이제 이틀 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해야 할 일은 어마무시하게 많이 남아 있다.

일단 급한 것들을 처리하느라 최근 며칠 숨가쁘게 달렸고,

머리를 좀 써야 하거나 뭔가 생산해야 하는 일은 그만큼 미뤄두었다.

오늘은 급기야 회의 하나에 불참하는 사태까지.

보고서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원고 하나는 엎드려 빌면서 다음 호로 넘겨야 하는 상황인가...

 

이 와중에도 머릿속은 온통 여행 생각으로 가득차버렸다.

이런 상황을 최대한 늦추려고, 적어도 보고서 탈고하기 전 까지는 셋팅을 바꾸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3월에 들어서고 퇴직(?) 시점이 다가옴과 동시에 의도하지 않은 모드 전환이 일어나버린 것이다.

 

결국 지난 주말을 경유하며,

  • 항공권을 예약하고 (이건, 빨리 항공권 사서 책상에 떡 붙여 놓으라는 지난 상영회 때의 조언들도 한몫 했다^^)
    : 4월 11일 인천 출발, 타이페이 경유, 마닐라 도착, 에바항공.
    : 덕분에 타이페이에서도 며칠 체류 예정.
    : 마닐라로 가서는 또 그 일대에서 좀 놀다가 국내선이나 페리를 타고 일로일로로 들어갈 예정. (결국 4월 말 되어서야 연수 시작하겠군...)
  • 이러다 보니 타이페이 여행 정보도 본격적으로 알아보고
    : 태사랑의 고구마-요왕 커플의 정보가 가장 뛰어난 듯. 중국어는 전혀 모르는데, 걱정...
  • 어학연수 학원도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 필리핀 일로일로 지역의 두 세곳 정도로 후보 압축. 어차피, 공부할 생각 보다는 딩가딩가 여유롭게 놀면서 회화나 좀 연마할 욕심이니까. 최대한 싸고 스파르타 식이 아닌 곳으로...
    : 어학연수 박람회라는 곳도 가봤는데, 점점, 연수 하기 싫다는 생각만 드는걸. 아무래도 학원은 두 달 정도만 해야겠다. --;;
  • 가족들과 조인 일정을 잡고, 그에 따라 여행 일정을 다시 조절해보고
    : 부모님은 초여름 쯤 세부에 오시기로 했고, 가을 쯤에는 앙코르와트에서 다시 만날 예정.
    : 동생은 세부는 포기하고 인도네시아에 보르드부르를 보러 온다고 한다. 그렇다면, 여름방학 안에 어떻게든 자바섬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이야기. 그 전 까지 필리핀 여행을 대충이라도 다 할 수 있을까? (완전, 연수는 뒷전이군...)
    : 필리핀에서 국제선 비행기를 타지 않고 바닷길로 인도네시아로 넘어가는 방법에 대해 엄청 연구 중.
  • 결국, 여행 정보 노트도 더 정이 가는 것으로 다시 개비함.

 

아, 계속 이럴 순 없다.

빨리 일 처리 모드로 돌아가야 할텐데...

 

 

 



5년이나 한 공간에서 했던 활동을 정리하는 마당이라

이런저런 감상들과 잡생각과 아쉬움 등이 몰려왔었더랬는데,

여행 모드로 머리가 전환되는 순간 이런 느낌은 싹~ 사라져버렸다.

 

어쩌면, 너무너무 여행 모드로 전환하고 싶은 나머지 부정적이고 감상적인 느낌이 과도하게 몰려왔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보다 진취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인가... ㅋㅋ

 

그러나, 나아가기엔 발목을 잡는 것이 너무 많다.

 

끝내야 할 일들

  • 컴권리 핸드북 번역본 출간(?)
    : 내용은 완성했으니, 거의 다 끝난 셈
    : 서문 관련 몇 가지 수정
    : 디자인 검수, 컨펌
    : ISBN 등록하기
    : 활용 방안... .<- 이건 아마 내가 못할 듯
  • 오프액트 6 완성
    : 모든걸 넘겼으니, 진짜 거의 다 끝난 셈
    : 견적 받기, 재정 처리 (지현과 함께)
    : ISBN 등록하기 (빨리 해야겠다!!)
    : 발송 명단 정리, 발송 <- 이건 거의 지현 주도로...
  • 시청협 인수인계
    : 28일 대표자회의를 기점으로 끝남!!
    : 평가서 쓰기 (대표자회의 제출)
    : 가입 단체 정리하기 (주소록 등)
  • 정책실 인수인계
    : 이미 어느 정도는 되었으나... 내일 회의 해봐야 알 수 있을 듯.
    : 한글 편집 워크숍도?
  • 짐 정리하기, 옮기기
    : 5년이나 벌여 놓은 짐들이 얼마나 많을까? 언제 센터가 조용한 날 가서 정리하고 옮기고 해야지...
  • 여성주의미디어운동연구보고서 완성
    : 봐라, 제일 밑에다 쓴 거 하고는... 생각보다 시간이 얼마 없다. 어찌 할 것인가...
    : 일단, 2일 회의 까지, 초안을 완성할 수 있을까?

이렇게 할 일이 많아서인 것도 있고, 맘에 여유가 확 생겨버려서인지, 출근 하는 것도 그리 힘들지 않고, 일을 해나가는 것도, 편안하다고 해야 하나...

진작진작, 매일을 이렇게 살았어야 하지 않았나.

지금 이 순간 오늘 하루를 소중히 살아야 한다고 항상 다짐하면서도,

스스로를 힘들게, 소외시켜왔다는 생각이 든다.

항상 요즘 처럼이었다면, 이런 단절도 없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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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의 여전사들] - 누워서 보는 상영회의 뒤늦은 후기

현현님의 [그래서 지금 그들은 어디에?] 에 관련된 글.

 

몇해 전 여성영화제에서 놓친 영화를, 진보 블로거들과 함께 나루 감독님 작업실에서 TV 화면으로 볼 수 있었다.

보고 나서 당장은 정리가 잘 안되었는데,

아름다운 음악들과 멋진 여성 뮤지션들을 보면서도 뭔가 찜찜했던 지점은 바로,

자유주의 페미니즘(?)을 넘지 못하는 감독의 지향(?)이었던 것 같다.

(여전히 정리가 잘 안되지만...)

 

여성의 능력, 재능, 감정, 분노를 자유롭고 멋지게 표출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오고 이들이 대중적인 영향력을 획득해나가는 것이 많은 여성들의 삶을 다른 꿈과 가능성으로 채워나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는 생각. 물론 지당하고, 마돈나부터 커트니 러브 까지 여기 나온 많은 여성들이 그걸 해낸건 사실이다.

하지만, 감독도 지적했듯, 어마어마한 갑부인 이들이 자신의 기초적 생존권이나 아이들의 양육 문제에는 아무런 걱정 없이 살 것이 당연하고, 여성들 간의 수많은 다름의 결들, 특히 더 보이지 않고 존중받지 못하는 여성들을 이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 그런 여성들이, 판타지를 넘어서는, 힘과 가능성들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 대해서도 (당연하게도) 이야기하기 힘들 것일텐데...

물론, 뭐, 모두가 그럴 수는 없겠지만.

 

하지만, 인터뷰를 했던 여성들은, 알고 있고 실천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당당하지만 성숙하게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서.

자신의 상처를 음악적 재능으로 다듬고 노래하고 공유하고 치유하는 과정의 의미와 기쁨과 중요성에 대해서.

음악산업 내부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기 위한 구조를 만들고 인정받는 과정의 성과들에 대해서.

 

물론, 이들도 한계는 있겠지만, 이들의 고민과 실천들(중에서 더 중요한 지점들을) 영화가 제대로 짚어주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다는 이야기.

 

 

어쨋든,

좋은 음악과 새로운 정보들,

그리고 진보블로거들을 만날 계기를 제공해준 [팝의 여전사들] 멋져!!
영화와 만남과 먹거리를 제공해 주신 나루감독님도 멋져!!

 

*** 영화 보고 나서 어둠의 경로를 열심히 뒤진 끝에,

애니 디프랑코의 1994년 부터 2004년 까지의 음반 전체, 토리 에이모스의 음반 13개, 시너드 오코너의 음반 몇 개를 구했습니다. ^^ (리우스님, 고생이 조금 줄었죠?) 필요하신 분들, 살짝 메일 주세요. ㅎㅎ  virus040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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