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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12/13
    [펌]유치원 입학서류 못돌려준다니(2)
    해민

[펌]유치원 입학서류 못돌려준다니

[펌]유치원 입학서류 못돌려준다니

                                                                              독자기자석(한겨레) 05. 12. 13

                                                                                                   고선생(누굴까?)

얼마 전 동네 유치원에 입학 등록을 했다가 취소한 일이 있었다. 그런데 유치원에서는 전형료를 제외한 입학금은 돌려주면서도 입학원서와 관련 서류는 돌려줄 수 없다고 하였다. 주민등록등본과 신상명세가 낱낱이 적혀 있는 입학원서를 입학을 취소한 당사자에게 돌려 줄 수 없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았다. 더구나 폐기될 자료가 분명한데도 말이다.

 

대학 입학 원서나 입사 지원서의 경우, 제출서류는 돌려주지 않는다는 항목을 모집 요강에 적는 곳도 있지만, 반대로 반환시기를 명시하는 대학도 있다. 제출서류를 돌려주지 않는 학교나 회사가 자신들의 행정 편의를 위해 그렇게 한 것이지, 어떤 법률적인 규정에 근거한 것은 아닐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에 문의하였더니 원서를 받을 수 있다고 답변했다. 그리고 얼마 뒤 유치원 원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교육청으로부터 큰 문제가 되지 않으면 학부모가 원하는 대로 해 주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주민등록등본은 줄 수 있으나, 원서와 개인조사서까지 꼭 받아야겠느냐 하는 내용이었다. 어떤 점이 마음에 안 들어서 원서까지 빼가는지 듣고 싶다고 하였다.

우여곡절 끝에 제출서류는 돌려받았다. 그러나 입학원서 형식이 유출되니 빨리 폐기처분하라고 하였다. 다른 유치원과 크게 다를 것 없는 입학원서 형식이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하려는 권리를 무시할 만큼 중요한 것인가? 아니면 전형료 5천원의 근거자료로 아동의 질병현황, 환경, 주거형태 등이 적힌 개인조사서, 보호자의 직업, 근무지, 최종학력까지 적힌 입학원서가 꼭 남겨져야 하는가?

어쩌면 내년도 그 유치원 모집요강에는 ‘제출서류는 절대 돌려주지 않습니다.’라는 글귀가 적힐지 모르겠다. ‘개인의 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은 개인의 정보가 유출되어 생긴 범죄나 피해를 막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지만, 사생활 보호 측면에서 더욱 중요하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나 법적인 근거가 마련되었으면 한다.

 

http://www.hani.co.kr/kisa/section-008005000/2005/12/00800500020051212184693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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