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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깜짝 놀란일이 있었다.

한살림 가서 쌀 사놓고 학교 가려고

여유 부리면서 (10시에 여니까)

냉장고 앞에서 뭔가 꺼내고 있는 중이었다.

어머니가 거실에서 연우 아침밥을 먹이고 있었고

(연우 9개월부터 그다지도 아기 의자에 앉혀서

숫가락 들려 주변을 초토화시키면서

혼자 먹는 습관을 들이려 하였건만....

한 입이라도 더 먹여보려는 내 욕심에 스르르

밥 절반은 따라다니면서 먹이게 됐는데

그래도! 절반은 스스로 먹었던 시절도 있었다.

주로 연우 밥 먹이는 사람이 할머니가 된 이후

완전히 습관은 물 건너가버렸다..

사실 나도 편하니까 방관하기도 했고.

그래도 다시 시작해봐야지!)

연우는 뭔가 놀잇감들을 마루에 달그락 거리고 있었다.

마루를 깔아서 옛날 집보다 부딪히는 소리도 훨씬 커졌다.

아무튼 내가 놀란 것은 그때 어머니가

"..... 시끄럽다, 새끼야..." 뭐 이런 말을 했기 때문이다.

물론 어조는 할머니들이 손자 예뻐라 하는 말투에서

크게 벗어난건 아닌데,

마침 내가 그때 물을 마시던가 해서 잘 들리진 않았지만

아마 맞을 것이다.  그 때 순간적으로 심장이 쿵, 쿵 거렸으니까.

 

그 뒤로 마음이 무거운데...

우선 어머니 탓을 하자는건 아니다.

얼마전부터 들었던 생각에 양분을 제공한

사건이라서 그렇다.

연우는  다른 아이들이 자기를 밀거나 때렸을 때

어떤 느낌이 들고 나중에 어떻게 기억하는 걸까?

아마 어떤 식으로든 감정을 정확히 포착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무슨 말인가 하면...

다른 것들 (맛있다, 좋다, 따뜻하다, 착하다, 재밌다) 등등은

수시로 우리도 말로 들려주고 연우도 제입으로 따라 해서

그런 감정, 느낌은 언제든지 억세스 가능 한곳에 저장되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부정적인 것들 (옆에 아이가 민다, 때린다, 엄마가 뭐하느라고 외면한다,

오늘처럼 할머니가 처음 들어본 말, 그렇지만 어감상 자기를 비난하는 말을 한다)

에 대해선 엄마, 아빠도 말로 들려주지 않은 상황이고 자기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래서...

이런 생각들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아주 어릴 때부터 어떤 상황인지 모른채로

이런 저런 폭력에 노출된다는 생각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사실 어른들도 그렇게 자랐고 자기가 그런줄도 모르지만.

 

마침 아이들의 슬프고 화나고 짜증나는 마음을 잘 이해하고 표현하게끔

도와준다는 책들을 주문해 논 상태이긴 하다.

 

*** 두가지 이야기를 같이 쓰노라 어른들에 의한 폭력과

또래 아이들사이에서 일어나는 신체적 공격이 섞여버려서

혹시 엄마 블로거 (바리의 표현대로) 들이 볼 걸 위해서 덧붙여본다.

또래 아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선

베이비 위스퍼 2에 나온대로 엄마들끼리 동의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지금은 항상 부모들이 만남을 주선해주니까)

장난감 안 주려하는 것, 잡아 당기는 것, 소리 지르는 것은 간섭하지 말고

밀치는 것, 때리는 것은 근처의 어느 어른이나 관여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말이다.

아니면 뭐, --랑 **는 맨날 만나서 서로 밀고 잡아당기고 싸우다가

울기도 하고 다시 잘 노니까 내버려두자, 이것도 가능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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