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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석학에게 듣는다"굽쇼?

지금 엠비씨 신년 특집. '세계의 석학에게 듣는다'를 등 뒤에 켜놓고 웹서핑을 하고 있는데 "사실 미국 의회 의원의 절반은 여권도 없습니다"라고 제프리 삭스가 말했다. 그 나라의 자국중심주의야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사실이지만 약간 놀랍다.

 

어제는 친노 교수 조기숙이 조셉 나이한테 열라게 살랑살랑 거리면서 '미국 말 들어야 잘 살죠' 하고 맞장구를 치던데 그나마 오늘은 좀 들을만 한 것 같다.(컴 모니터와 티비 브라운관이 정면으로 마주 보고 있어, 티비를 켜놓으면 소리만 들린다) 어제 조셉 나이는 심지어 "북한이 가난하다고 전쟁 못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라고 매몰차게 말하더라. 조기숙은 "지당하시오" 하고 맞장구 치구. 쳇.

 

하여튼 방금 제프리 삭스는 미국이 국방비에는 450빌리언을 쓰면서 후진국을 돕는데는 15빌리언 밖에 안 쓴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제프리 삭스는 내가 알기론 지금 코피 아난의 수석 경제고문을 맡고 있을게다. (혹여 홍석현이 UN 사무총장 되면 누구를 모실까?) IMF, 세계은행, OECD 등에서도 일했었는데 그렇고 저런 국제기구의 약탈적 경제학자들하고는 좀 다르다. 거칠게 말하자면 폴 크루그먼 이나 스티글리츠랑 비슷할까?

 

하여튼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에 대한 IMF의 처방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신자유주의에 브레이크를 걸려고 노력하는 학자라고나 할까? 근데 뭐 이런 사람들이 신자유주의 체제에 대해 발본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아니다. 좀 천천히 가자. 개발 도상국은 영미식 글로벌 스탠다드보다 한국식 개발 모델( 우웩)이 더 적절하다. 정도의 처방을 내놓는 것으로 안다.

 

하긴 얼마전에 어디서 보니 미쉘 캉드쉬(외환위기 당시 IMF 대빵)도 자기도 프랑스 인이라고 표 내려 하는지 모르겠지만 미국주도의 금융자본주의가 문제가 있고 불라불라불라 하더라.

 

지금 삭스는 계속해서 '빈곤 퇴치 만이 전 지구가 살 길'이라고 목청을 계속 높이고 있다. 물론 나도 적극 동의하는 바지만, 좀 찝찝하다. 뭐랄까? 영화를 보면 나쁜 경찰이 두드려 패고 고함 치고 있다가 자리를 비우면 착한 경찰이 다가와서 '힘들었지' '저 놈이 성격이 급해서 그렇지 니가 참아라'며 어르고 달래는 장면 있잖아.

 

어제 조셉 나이의 공포분위기 조성에 이어 오늘은 제프리 삭스가 나와서 공자님 말씀을 늘어놓는 것을 듣고 있자니 참 그렇다. 게다가 '세계의 석학에게 듣는다'라는 거창한 제목으로 미국 교수들 모셔놓고 유니버셜한 규모의 정치경제적 토정비결 방영하는 MBC, 그거 듣고 있는 나도 참 한심하다.

 

그나저나, 케리가 당선 됐으면 크루그먼은 분명히 한자리 했을테고, 삭스나 스티글리츠 같은 사람도 다시 미행정부 내에서 중용될 가능성이 있었다던데 ^^ 이 양반들은 앞으로 몇 년 더 사발이나 풀 신세다.

 

미국 안 가봐도 아는게 '개혁적' 경제학자 김대환이 노동부 장관 맡아서 하는 꼴 보면, 삭스나 크루그먼 같은 '천천히 신자유주의자'들이 한 자리 해봤자 안 봐도 비디오 상영이긴 하겠지. 

 

지금 방송이 막 끝났는데 내일은 일본의 석학 무라카미 류(무라카미 류가 언제 석학 씩이나 됐지? 물론 소설가가 교수보다 못할거야 없지만...차라리 포도주나 재즈 전문가라면 인정해주겠다.)를 모셔놓고 한류열풍에 대한 말씀을 나눈단다^^ 엠비씨에 나와서 욘사마 조질 가능성은 거의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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