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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8/15
    주먹밥 만들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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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5/07/10
    여름 별식, 모밀국수 만들어 먹기(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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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무실 까진 아니지만 명불허전은 결코...(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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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04/09/06
    진정한 냉면의 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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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밥 만들기

붉은사랑님의 [휴가] 에 관련된 글.

산에서 주먹밥 만들기가 쉽잖을 텐데...

 

하튼 보통 만드는게, 소고기 볶음 주먹밥, 참치마요네즈 주먹밥, 볶음김치 주먹밥, 소고기고추장 주먹밥.

 

일단 밥을 한다. 그 다음 밥을 주걱으로 뒤젂여 주며 열기와 수분을 약간 날린다. 밥과 단촛물을 섞는다(단촛물 만들기= 식초를 끓이고, 설탕과 소금을 약간 씩 넣는다. 분량은 밥에 섞었을 때 약간 새콤할 정도로. 식초 다섯스푼이면 설탕 두스푼, 소금 반스푼 정도.. 단촛물이 좋은게 여름에 밥이 상하는 것을 막아주기도 하거등)

 

주먹밥을 만들어서 산에 가지고 가는지 아님 산에서 만들어 먹는지 모르겠지만...산에서 만들어 먹는다 치고..단촛물을 만들어 갈 것을 제안하는 바임. 밥을 뜨겁게 해서 단촛물 섞으면 되니까..할 때 마다 단촛물 만들기는 번거로우니까..

 

소고기 볶음 주먹밥은 갈아놓은 소고기, 스몰다이징한 당근(여유가 되면 우엉도 포함할 것)을 간장에 볶아 고명을 만든다(굴소스를 섞으면 더 맛이 좋음) 모든 주먹밥에 공통적인게 고명은 가운데 들어가는 것이니 간을 세다 싶을 정도로 해야한다는 것.

 

참치마요네즈 주먹밥은 참치캔에서 기름을 따러내고 숟가락등으로 균일하게 부스러뜨린 다음에 마요네즈, 소금 약간, 후추 약간을 넣어 마구마구 섞어 고명을 만든다.

 

소고기고추장 주먹밥은 소고기, 참기름, 고추장을 볶아 볶음 고추장을 만들어 고명을 만드는 것이지 

다진 소고기에 다진양파, 생강 참기름, 다진 마늘, 다진 양파등으로 재워 고추장, 참기름, 설탕 약간 해서 달달 볶아 주세요. 설탕은 마지막에 넣어 졸여줄 것. 막판에 참기름 투여해 약고추장 만듬.

 

이렇게 고명을 만들면, 밥으로 만두를 빚는다는 생각으로 주먹밥을 만들면 됨. 밥약간 손에 쥐고 고명 넣고 밥약간 덮는 식으로 주먹밥 만들어주세요. 만든 이후 검은 깨 살짝 뿌리면 됨. 빨리 빨리 만들지 않아 밥에서 수분이 날아가면 나중에는 잘 쥐어지지 않음.

 

산에서 주먹밥을 만들어서 먹겠다면, 산 아래서 약고추장, 소고기 볶음(안상하게 할려면 좀 짜게)을 만들어 간다음에 고명으로 삼는게 어떨까 싶음. 약고추장,소고기 볶음,  단촛물을 다 만들어 가라는 것이지..참치마요네즈는 물생기니까  만들어 가긴 힘들테고..

 

그건 그렇고 나도 지리산 가고 싶네ㅠㅠ

 

시판하는 국시장국(가스오부시, 소고기 국물맛 다양하게 있음)을 한 병 사가면 그다지 무겁지도 않고 물만 끓여 그것만 풀어도 그럴듯한 국물이 되니 휴대하면 후회는 안 할 듯.

 

근데 얼굴 본지도 오래됐는데..

 

하여튼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고 돌아와 주위사람한테도 마구마구 지리산의 정기를 나눠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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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별식, 모밀국수 만들어 먹기

아 내가 이러고 있을때가 아닌데...왜 쓸 글만 많아지면, 혹 마감이 다가오면 딴 짓이 이렇게 하고 싶을까 ㅠㅠ 내가 왜 이러는지 몰라 도대체 왜 이런지 몰라(이 부분은 나훈아의 갈무리 음악에 맞춰 읽도록)

 

여름 되면 입 맛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요즘 이상하게 난 입맛이 좋아져서 약 3kg 정도 쪘다. 오늘 저녁에도 막 입맛이 좋아질려고 그랬는데 최근 부산 갔다가 새로 사온 반바지를 집에서 입고 있는데 다행이 이 옷이 꼭 맞아서 좀만 배가 부르면 불편하다. 그래서 이 바지는 식욕억제의 효과도 가지고 있다. 배불러 옷 작아 불편한것 처럼 짜증나는 일이 세상엔 별로 없잖아..

 

서설이 길었는데 앞서 말했듯 여름이면 입맛이 없어지기 마련이고 그래서 별식을 많이 먹기 마련이다. 원래 겨울 음식이지만 여름에 더 잘팔리는 냉면, 주로 냉방병 걸릴 만큼 빡시게 에어컨 틀어놓은 식당에서 파는 삼계탕등이 그런 예일테다. 팥빙수 등속도 마찬가지고...

 

난 여름엔  건 콩국수, 수제비, 밀면, 칼국수, 모밀국수(메밀국수가 맞는지 모밀국수가 맞는진 잘 모르겠다) 등 밀가루 음식을 즐겨 먹는다. 앗 모밀국수는 메밀가루 음식이로군--;;

 

근데 일단 밀면은 서울에 안파니까 먹을 수가 없다. 해먹기도 쉽지 않은 음식이잖아. 냉소면하고 밀면은 전혀 다른 음식이고..그리고 칼국수, 요즘 칼국수 맞나게 하는 집 찾기 힘들다. 세숫대야만한 그릇에 바지락이랑 끓여서 파는 곳은 많던데 그야말로 옛날식 칼국수를 파는 곳은 찾기 힘들다. 사골국물 칼국수도 여름엔 별로다 너무 묵직한 느낌이 오거든..가벼운 멸치 육수에다 전분이 너무 빠져나오지 않게 끓여 뻑뻑하지 않은데다가 계란 지단, 애호박 채, 홍고추, 풋고추 그리고 양념간장 얹어져서 가벼운 맛으로 먹는 그런 칼국수가 여름에 제격이다.

 

그나마 집에서 해먹기 편한건 수제비랑, 모밀국수인데 둘 중에 뭘 해먹을까 좀 고민했다, 오늘 저녁에. 혼자 밀가루 반죽하기 귀찮다, 귀찮음에도 불구하고 반죽을 할까 생각했지만 1인분만 반죽하기엔 내 노동력이 아깝다는등의 이유로 칼국수는 패스 하고 모밀국수로 메뉴를 정했다.

 

그래서 일단 시장으로 갔지...여러 종류의 메밀면을 살피다가 500g 짜리를 샀다. 값은 2,400원. 더 싼게 있었지만 한 번 먹을건데 비싼게 더 낫다는 생각으로 그냥 샀다. 그리고 무우를 하나 샀고, 가쓰오부시, 표고 버섯등등을 사서 쯔유(간장 비스름하게 생긴 모밀국수 소스를 쯔유라 한다)를 우릴까 하다가......그냥 희석시켜 먹는 가쓰오부시액상 스프를 샀다. 땀 흘리며 다시마, 멸치, 가쓰오부시 우려서 다싯물 낸다 생각하니 우웩.

 

집에 와서 간만에 강판을 찾아보니 쇠 강판이 아니라 프라스틱 강판이라 사과 같은건 갈리지 싶은데 무우 갈긴 좀 무리 더라. 그래서 이 약한 할머니들 숫가락으로 사과 갈아잡숫등 숫가락으로 무우 갈다가 팔이 너무 아프고 그렇다고 박준형 처럼 이빨로 갈 수 도 없고 흑흑 숫가락과 프라스틱 강판으로 무우를 갈았다. 근데 이것도 일인분으로는 넘 양이 많았어...

 

여튼 가쓰오부시 소스를 물에 희석하고 식초 약간을 넣어 쯔유를 만들어 냉동실에 넣었다. 간 무우, 김 부스러뜨린 것, 스몰다이징한 파, 참기름 아주 약간, 깨, 겨자는 따로 준비하고 모밀 국수를 삶아 찬 물에 헹궜다.

 

국수를 다 쓸까 말까 갈등하다가 일단 다썼음. 소면이랑 달라서 보관하기도 힘들고 칼로리도 작은 모밀 국수인데 다 먹을 수 있겠지 하는 마음에..그런데 그런데 삶아 보니 더 양이 많아지는거 아닌가 양 많은 사람 3명 양 작은 사람은 5명도 먹겠더라.

 

그래도 한 참 때는 판모밀 몇 판 씩 먹었던 가락을 생각하며(보통 모밀국수 2판이 일인분이다. )일단 삶아서 찬 물에 헹궜다. 몇 가닥을 집어 먹어 보니 전문점 맛은 아니지만 김밥도 팔고 만두도 파는 그런 집보다 훨 맛나더라.

 

히야시 된 모밀국수 소스를 냉동실에서 꺼내고 간 무우, 김, 스몰다이징한 파등을 넣고 모밀국수를 꺼내 적셔서 얌냠...

 

사실 맛은 있었다. 근데 조금 먹다 보니 맛이 없더라. (그래도 식당 모밀국수 일인분은 먹었을껄) 혼자 먹어서 그런걸까? 배가 불러서 그런걸까? 그리 배부르단 느낌은 없었고 맛도 꽤 괜찮았는데 갑자기 짜증이 나면서 먹기 싫어지더라. 갖가지 재료 사서 쯔유 만들지 않기 정말 잘했다는 생각만 들고..

 

왜 그랬을까? 먹일 사람이 없어서? 심지어 사무실에다가 식사 당번 제도 폐지하고 그냥 내가 맨날 밥 한다고 말해볼까 하는 생각까지 잠깐 했다.

 

요새 안 그래도 귀찮아서 잘 안 해먹고, 배도 고픈데다가 먹고 싶은 것도 있어 신나는 마음으로 만들었는데 막상 먹을라니까 짜증났다. 도대체 왜??? 지금까진 설겆이가 제일 귀찮고 그 다음은 먹고 싶은거 만드는게 귀찮고 먹는건 신났는데 갑자기 내가 만든 음식 먹는게 귀찮아 지다니.  배가 덜 고파서 그런것이란 말인가? 

 

 


 

그릇만 다르다 뿐이지, 거의 이 모양으로 해서 만들어 먹었다. 칠기그릇이랑 모밀판이 없어서 짜증났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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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무실 까진 아니지만 명불허전은 결코...

날짜를 보니 이 카테고리에 글을 쓴게 거의 5개월이 다 되간다! 그간 밥도 먹고 면도 먹고 술도 먹었건만...그 동안 몇 군데 맘에 드는 밥 or 술집도 발굴했건만 전혀 소개도 못했다. 그리고 그간 우리 사무실 식사 정책에도 변화가 있었네.

 

어제는 삼각지 원대구탕 집에 사무실 사람들이랑 갔더랬다. 항상 그랬듯이 사람들로 북적북적 거렸고 번호표까지 받아 기다리다 겨우 자리를 잡고 먹었다. 난 이 집에 세번인가 네번인가 가봤다. 아주 옛날꺼까지 치면 더 늘어날런지 모르겠는데 하여튼, 올 해 들어서 네번 가 본 듯 싶다. 이 집은 티비 음식 프로에도 단골로 나오는 집인데(사실 이 집 예전에 뉴스에  나온 적도 있다. 아주 맛이 좋아서? 그건 아니고 수입 명태 내장을 대구 내장이라고 속여 팔다가 걸려서 뉴스에 나왔지. 머 명태 내장이 대구 내장보다 좀 떨어지긴 하지만 못 먹는 것도 아니고 그닥 큰 이슈는 못 됐던 걸로 안다. 아마 이 식당의 스타일과도 관련이 있을테다. 비싼 고급식당이면 타격이 컸겠지만 당시 오천원, 요새 육천원 하는 식당이니 무슨 공업용 쇠가죽으로 육개장 만든 것도 아니고 명태 내장을 대구로 속여 쓴건데..)

 

그런데 여기서만 그런게 아니라 딴데도 마찬가지지만 이 집, 내 판단엔 그리 뛰어나진 않다. 그렇다고 개 꽝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 그냥 꽤 먹을만 한 정도...내가 억지로 거기까지 가서 6천원내고 사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그 쪽 동네에 약속이 있다던가 누가 가자고 하면 따라갈 정도는 된다는거. 머 내가 삼각지 께서 일한다면 아마 자주 갈 정도도 될거다.

 

이 집에는 대구탕, 내장탕, 지리 이렇게 판다. 근데 대구탕만 먹어봤다. 내장탕은 같은 육수에 끓일테니 안 먹어봐도 그 맛은 알 수 있는데 지리는 안 먹어봤다. 장점은 제외하고 단점만 이야기 해보자면, 미나리를 다른 야채및 대구하고 같이 끓이니까 너무 빨리 익는다. 끓기 전에 미나리만 먼저 건져 먹을 수도 있긴 하지만 너무 부글부글 끓어서 건져 먹기도 불편하다. 거품도 넘치고.. 예컨데 복국집의 경우, 미나리를 나중에 넣는다. 그러니까 향도 살아있고 살짝 데쳐진 미나리 특유의 맛을 즐길 수 있느데 여기 미나린 너무 익어 쓰다.

 

좀 더 헐뜯어 보자면 양념을 너무 많이 써 맛이 텁텁하다는거, 고춧가루의 질이 떨어진다던가 마늘을 너무 많이 넣은게 틀림없다. 게다가 내 생각엔 조미료도 들어가는것 같다. 이에 비해 서린동  에스케이 본사(요즘 새로 생긴 에스케이텔레콤 사옥 말고) 옆에 있는 대구탕집(여기 이름은 모르겠다. 목조 계단을 통해 올라가는 이층에 있는 식당인데 딱 대구탕만 판다. 점심땐 줄 서야 된다) 집은 지리는 아니지만 맑은 맛을 낸다. 무우, 콩나물, 대구의 맛이 딱 살아있단게지. 고춧가루가 풀려 있지만 맑고 개운한 맛과 고춧가루 맛이 따로 놀지 않으면서도 각각 살아있다.

 

서린동 대구탕집은 거기서 반주 하는 사람도 거의 없으니 그냥 스텐 대접에 담아주고 삼각지 식당은 술 손님도 꽤 많으니 각자 자리에서 가스불로 끓여 먹게 돼있다. 그런데 서린동 스타일이면 서빙이 좀 후져도 상관 없다. 알아서 먹고 알아서 가는거니까 근데 여긴 불도 조절해주고 초벌 끓으면 뒤섞어주기도 하고 밥도 볶아주니 서빙이 아주 친절할 필요는 없지만 세심하긴 해야 한다. 그런데 그것도 아니란 말이지. 하긴 뭐 안 그래도 알아서 장사 잘 되니 뭐 그리 신경쓰겠냐만, 그래도 밥장사는 그런게 아니자나...뭐랄까 장인정신 같은게 아우라로 작용하는게 밥장사란 업종의 특징 아닌가?  좀 더 완벽을 추구해야 하지 않을까? (내가 너무 물정 모르는 소리 하는 건가?) 

 

게다가 이 식당에 또 한 가지 웃기는 점은...다른 식당들 처럼 자기네 가게가 나온 방송화면을 캡춰해 식당 벽에 도배를 해놓았는데 이층 안 쪽방 벽은 에스비에스 아침프로에 장면으로 짐작되는데 그 화면 하단에 자막으로 나온 짧은 뉴스들 내용이 아주 웃기다는거 예컨데 이런 식이다. '영국, 또 광우병 환자 발생' '어젯밤에도 보라매 공원에 연쇄 살인, 구멍뚫린 치안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지점이다.

 

아 참, 난 어제 속이 안 좋아서 대구탕 손도 안댔는데 같이 간 식구들한테 몇가지 갈켜줬다. 나야 어릴적 부터 어패류는 별의 별 것 다 먹어봤고 지금도 좋아하고 꼭 어패류 아니라도 각종 특수부위를 잘 먹는 편이고 신기한게 있으면 먹어보고 궁금증이 많아 그게 뭐지 다시 알아보는 편이라 이런 쪽 지식이 강한 편이기도 하고 난 못먹는데 맛나게 먹는게 약간 배아프기도 하고 해서 ㅋㅋ

 

곤 혹은 고니 좀 더 유식한 말로는 이리 라고 하는건데 (라면 처럼 꼬불꼬불하게 생긴 하얀거, 창자로 알고 먹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이게 뭔지사람들한테 갈켜줬다. 뭐냐 하면 뭐긴 뭐야 '정소'지 정소는 또 뭐냐 난소 정소 할때 바로 그거. 내 옆에 있던 영상활동가가 좀 찝찝해 하길래. '난소나 정소나 그게 그거니 뭐 다를게 있냐, 명란젓은 명태의 난소고 계란도 알고 보면 닭의 난소나 다를바 없지 않냐' 고 말해줬다. 근데 진짜 좀 찝찝한가ㅋㅋ 알고보면 고니는 단백질 덩어린데...앗 그러고 보니 나도 태'곤'이군. 설마 큰 단백질???


원대구탕집의 대구탕 모습, 하얗고 꼬불꼬불한게 '고니' 혹은 '곤' 혹은 '대구 이리'다. 반이 쪼개진 모습의 덩어리는 대구 간. 간 맛은 다른 짐승의 익힌 간 맛이 그렇듯이 씁쓸하고 진한 맛이다. 흔히들 어른의 맛이라 하는 그런 맛. 그래도 육상동물 간 보다  훨씬 부드러운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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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기조 이대로 가야 하나?

간만에 집에서 정식을 차려 먹었다. 가재미 구이, 명란 젓, 곰국, 우엉조림, 김치, 김, 무우초절임...내가 쓰는 밥상이 좀 작은 탓도 있지만 진짜 밥상이 비좁더라. 사실 나는 혼자 라면 끓여 먹더라도 신문지 깔고 냄비 채로 먹는 스타일은 아니고 그릇에 담아서 먹고 밥 먹을때도 국이랑 와꾸를 딱 잡아서 먹는 스타일이긴 하다.

 

요즘에야 뭐 집에서 밥 먹을 일이 거의 없긴 했지만 하여튼 오늘 생선도 굽고 이것 저것 차려놓고 먹는데 별로 맛이 없더라. 사무실에서 북적거리면서 먹는게 습관이 되서 그런가? 누구는 나더러 '엄마병'에 걸렸다고 그러더라만 내가 준비한 음식을 딴 사람들이 맛나게 먹는게 더 좋긴 하다--;; 혼자 이것 저것 해서 먹는것 까지는 그냥 했는데 설겆이 할라니까 팍 짜증이 나더라 원.

 

앞으로도 집에서 밥 먹을 일이 급격하게 늘어날 가능성은 없는데 나의 식사 정책을 그냥 대강 있는데로 챙겨 먹기로 바꾸어야 하는지 품위 유지 정책을 계속고수해야 할 런지 모르겠다. 우짜쓰까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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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코스요리, 진보넷의 코스 요리

다음은 지난 1일 버킹엄 궁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얻어먹은 식사에 대한 기사의 일부분이다. 연합 발로 보내진 이 기사는 거의 모든 언론을 장식했다. 오X이 뉴스 같은 곳에서는 이런 환대가 우리 나라의 국제적 지위를 상징하는 감격적 사건 이라는 식의 쌍팔년도 스러운 노비어천가를 불러제꼈고..

"메뉴는 꿩 수프에 연어 요리를 곁들인 가자미 필레과 새우에 이어 이른바 `메인디시'(주요리)로 버섯을 곁들인 사슴고기로 짜여졌다.

그리고 감자와 강낭콩, 양배추 볶음, 오이와 허브 샐러드, 파인애플 아이스크림, 과일 디저트와 커피까지 모두 7개 코스로 이어졌다.

여왕이 1953년 즉위식때 사용한 고풍스런 유리잔 등이 놓인 테이블에는 식욕을돋우기 위한 반주로 쉐리(sherry)주와, 아이스크림과 곁들여 먹는 디저트로 포트(port) 와인이 준비됐으며 샤또 그뤼오 라로스 상 줄리앙 1985년산 적포도주와 백포도주도 놓여졌다.

그릇은 1770-89년 프랑스산인 투르네 서비스 스위트, 1876년 산인 빅토리아 &앨버트 디저트 서비스 등이 사용됐고 식사를 하는 동안 슈베르트의 `밀리터리' 행진곡과 백파이프 연주곡 등 모두 14곡이 연주돼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

 

필레라..어류의 경우 척추뼈 제거하고 포를 떠서 가운데 골을 중심으로 두 쪽으로 나눈 것을 필레라 하는데 '연어요리를 곁들인 가자미 필레' 라 하니 먼 모양인지 잘 그림이 안그려진다. 꿩 수프 이후에 애피타이저(오르되브르)와 앙트레 와 메인 디쉬 사이의 생선요리로 가자미 필레가 나온 모양이다. 색깔을 내기 위해 연어를 곁들인 모양이고..

 

아마 윗 기사는 보도자료를 보고 썼거나 누구한테 물어봐서 쓴 모양인데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쉐리주는 식욕을 돋구기 위한 술은 맞지만 반주라기 보다 아페리티프(식전주)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이다. 샤또 그리외 라로스 상 줄리앙이 반주인게지. 붉은색 포도주는 메인디쉬(사슴고기)를 위한 것 이고  백포도주는 아마 가자미 필레를 위한 것이겠지?

 

그리고 '아이스크림과 곁들여 먹는 디저트로 포트 와인이 준비됐다'는 것도 좀 이상하다. 메인 디쉬 이후에 샐러드, 프로마주(치즈)에 이어 파이, 케잌, 아이스크림 등을 디저트로 먹고 커피와 코냑으로 마무리하는게 정식 코스에 가깝다. 따라서 위의 코스에 대압시켜 보자면 오이와 허브 샐러드에 이어 파인인애플 아이스크림과 과일이 서브 되고 곧 커피와 포트 와인이 마지막으로 서브 됐을게다. 포트와인은 일반 와인에 비해 단맛이 강한 와인이다.  아이스크림 직후에 포트 와인을 먹는것은 맞지만 이것을 곁들여 먹는 디저트로 말할 수 있을까? 논란의 여지가 크다.

 

그저께 벌어진  진보넷 6주년 행사장에서도 코스 요리를 진행할까 했었는데 여의치 못했던 것이 아쉽다. 만일 내가 코스 요리를 준비했다면 다음과 같은 기사가 나올 수 있겠지. 내년엔 꼭 이런 기사가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

 

"아페리티프로 선운산 복분자주가 나온 후 브로컬리 크림 스프에 이어 차가운 하몽(스페인식 돼지 뒷다리 햄)이 전채로 나오고 앙트레로 캐비어를 뿌린 시칠리아식 문어요리가 서브됐다. 버섯을 곁들인 볼로냐 물소치즈와 트뤼후로 향을 낸 송아지 립 스테이크가 메인디쉬로 매실주, 차가운 물로 희석한 안동소주와 함께 나왔다.  연두부 소스를 뿌린 배추속과 두부 가지 그라탕이 서브 요리로 나왔다. 두릅과 석이 버섯 샐러드에 이어 임실 치즈를 프로마주로 내놓았다. 후식으로는 색깔별로 오미자 화채, 식혜 셔벗, 수정과 셔벗이 나와  취향에 따라 선택 할 수 있게 했고 VSOP급 코냑으로 마무리 됐다. 식사 하는 동안 조국과 청춘의 "청년의 기상' "통일 선봉대 찬가" 노래공장의 '들불의 노래' 류금신의 "비정규직 철폐가"등이 연주돼 참석자들의 다양한 정치적 취향을 세심하게 신경쓰며 투쟁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하여튼 노무현은 저렇게 비싼 음식 먹으면 얌전히 있다 올 것이지 또 사고 쳤다. 기사참조-(http://media.jinbo.net/news/view.php?board=news&id=31521) 영국 다음에는 폴란드라는데 거기 가선 무슨 말 할지 궁금하다. 그냥 거기서 쭉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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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수육 레시피

* 이 글은 홍실이님의 [[필독] 방문 이벤트]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방문 이벤트에 관련된 내용은 아닌데 덧글 숫자 제한에 걸려 트랙백으로--;;

홍실이님도 인삼깍두기 잘 담궈 드시나 보죠. 저희도 인삼깍두기, 영지버섯 조림, 녹용 장아찌 같은 밑반찬 잘 만들어 먹어요. 날씨 으실으실 할땐 민물 철갑상어 맑은 탕 끓여서 인삼 깍두기 척 얹어 먹으면 왔다죠.

 

수육은 쉬워요.고기 구워 먹는 것에 비해 느끼하지도 않고 설겆이도 쉽고...뜨거운 고기 써는게 좀 그렇긴 한데 목장갑 하나 끼고 썰면 됩니다.

 

일단 목삼겹살 부위(비계가 약간 붙은게 좋아요) 덩어리 고기를 사셔서... 그냥 살코기부위 사면 질겨서 맛없음. 홍실이님 정량을 모르겠지만 한근 이면 두분이 드실만할겝니다. 생강과 마늘을 통짜로 넣어서(생강이 없어서 전 보통 마늘만 넣어요. 한근 기준으로는 대여섯개) 물을 끓이죠. 거기에 커피를 밥숫가락으로 반스푼 정도, 된장은 한스푼 가득 넣어서 같이 삶아요.(커피는 잡맛과 잡냄새를 없애주고, 된장도 마찬가지) 그냥 푹푹 삶아주세요. 홍실이님집엔 가스불이 아니라 전기불이라 그랬으니 한 이십분? 너무 오래 삶으면 딱딱해져서 맛없답니다.

 

젓가락으로 찔러 보셔서 들어갈 정도, 잘 모르겠으면 덩어리 고기를 꺼내서 반을 살며시 잘라보세요. 정 가운데 속살이 붉은 색이 아니라 연분홍색 정도 됐을때 드시면 됩니다.

 

쌈장, 새우장 등에 찍어먹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식초 좀 떨어뜨린 간장에 찍어드시길 권합니다. 고기는 간장에 찍고, 야채 등속은 쌈장에 찍어서 좀 신김치도 곁들여서 냠냠 하시면 되요. 어려운 손님 말고 편한 손님 맞을때 같이 냠냠 하시면 편하고 맛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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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맞이 상차림 기획안

내일 미디어참세상은 또 손님 맞이를 한다. 한 이주 전에 한 것 같은데 또 한다.

손님 오고 북적북적하면 재밌긴 한데...내가 일이 많다ㅠㅠ

앞으로 만약 결혼을 했을때 같이 사는 사람이 의논 없이 마음대로 밥손님을 데려오면

용서치 않으리라.

 

하여튼 내일 손님 맞이의 기획안은 다음과 같다.

 

 

기조
1. 좀 풍성하니 있어보여야 한다.
2. 맛도 있어야 한다.
3. 돈이 많이 들면 안 된다.
4. 품도 줄여야 한다.

따라서,
1. 돼지수육+김치
오징어 데친 것을 할까 하다가 너무 없어보인다는 의견에 동감하는 바
2. 오징어와 골뱅이 무침 과 소면
3. 청포묵, 도토리묵 무침
4. 홍합탕


의 네가지로.

참가인원은..미디어참세상 식구들 10. 뉴저 6, 7명 (최대 열명 가까이 되겠죠) 그리고 내일 저녁시간에 사무실에 있을 진보넷 식구들.

참고로 알티비 팀 때는 스물다섯명. 이번엔 한 서른명?



필요한(사야할) 재료들
1에 대하여 돼지고기 4.2킬로그램(작을란가?), 풋고추, 마늘, 새우젓
2에 대하여 오징어 다섯마리(7, 8천원으로 예상) 골뱅이 두통(이것도 8처원정도) 대파(정육점 기계로 채썰어 달라 그래야죠) 큰 한단, 양파 세통, 미나리 한단, 소면 한봉지, 고춧가루(얼마 없더라구요. 우리 집에 있는지 확인해볼께요.), 참기름은 충분히 있음
3에 대하여 청포묵 두모, 도토리묵 두모, 김(이건 제가 가지고 오죠)
4에 대하여 홍합 그냥 좀 사면(1kg 정도) 되겠네요. 홍합은 손질하기 귀찮은데..값은 싸요.


따라서 예산을 대략 잡아볼랍시면 고기 30,000
각종 야채와 양념 등등 대략 10,000
소면 2~3,000 묵 6,000 홍합은 모르겠고...
골뱅이와 오징어 20,000

따라서 6내지 7만원정도? 비싼가 ?

 

이 기획안을 작성한 다음에 슬픈 소식을 들었다. 오기로 확답한 사람이 열명.

올지 말지 반반인 사람이 4명이라고 한다. 올거면서 그냥 말안하고 있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거고...또 내일 할 일 없는데 갑자기 생각나서 오는 사람도 있을게다..

 

흑...잔치다 잔치. 맛이나 있을란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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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할 것인가?

 

V. I. 레닌이 1902년 발표한 이 팜플렛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은  영감, 의지, 교훈을 얻었다. 레닌은 이 팜플렛에서  아무리 강고한 쇠사슬이라도 약한 고리를 molot^^ 로 때리면 끊어지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참 이  글을 통해 레닌 이라는 이름이 처음 세상에 나온 것이다. 또한 레닌은 새로운 형태의 정당을 가지고 전 러시아를 전복 하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삼는다고 밝혔다.


그리고 체르니셰프스끼의 유명한 소설 또한 ‘무엇을 할 것인가’이다. 이 책이 레닌의 팜플릿보다 훨씬 먼저 나왔을 뿐만 아니라 레닌은 작가를 맑스 이전의 가장 위대한 사회개혁가로 상찬하기도 했다. 사실 이 소설이 난 더 감동적이었다. 이데올로기가 정립된 것은 아니지만 혁명적 인텔리겐찌아의 정열과 합리성에 바탕한 구체적 실천들이 정말 감동적(사실 지금 보면 좀 그렇다--;; ‘어찌 인간으로서 저렇게 완전무결할 수 가 있담 순 뻥일게야..’  하는 맘이 든다. ‘강철은 어떻게 단련되는가’도 마찬가지고...) 이었던 것이다.


과연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내가 지금까지 진보넷에서 한 것들을 꼽아보자면 카레라이스, 짜장, 하이라이스, 오징어 볶음, 오징어 국, 찜닭, 북어국, 꽁치조림, 수육, 계란찜, 콩나물밥 등이다. 앗 비빔국수도 있군(이건 실패작이었다--;;) ..  바야흐로 오곡백과가 여물고 식욕이 충천하는 이 가을에 이제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가을 전어는 깨가 서말이라는 속담이 있듯 가을은 전어의 계절이다. 전어회도 맛나지만 굵은 소금 슬슬 뿌려가며 석쇠에 굽는 전어맛 또한 일품이다. 신김치랑 돼지고기 넣고 너무 맵지 않고 뭉근하게 순두부 찌게를 끓이면 쓰린 속을 달래는데 도움이 될 것 같고...맵고 달지 않게 간장 양념으로 궁중 떡볶이를 해도 한끼 식사로 훌륭할 거 같다.


물론 이런 것을 하기 위해 부족한 것이 너무 많다. 팬은 너무 후지고 석쇠는 구경도 못해본데다가 반찬할 김치도 모자란데 순두부찌게에 넣을 김치가 어디 있으랴? 궁중 떡볶이에는 느타리버섯하고 다진 쇠고기를 넣어야 하는데 그건 너무 비싸다ㅠㅠ


그러나 1902년 레닌도 손에 들고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창간한지 2년 밖에 안되는 , 그 당시에는 지명도가 형편 없었던 정치신문 ‘이스크라’가 있었고 이스크라의 필진으로 막 합류한 스물세살 짜리 애송이 트로츠키란 동지가 있었을 따름이다.


그렇다! 내게는 아름다운 푸른 불꽃을 세 개나 내뿜는 이스크라 아니 가스레인지가 있으며 많은 생각시 동지들이 있다!

 

한 점의 불꽃에서 불길이 타오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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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중국집이 있다.(마오 제삿날 기념)

홍미루, 곽동각....짱깨집 이름이 아니라 사람이름이다. 홍미루는 노문과 선배 이름이고 곽동각은 고대 영문과 후배 이름이지...가끔 이렇게 중국집틱한 이름을 지닌 사람들이 있다.

 

신속한 배달과 서비스 군만두를 무기로 삼는 정말 실력없는 중국집들이 동네마다 산재해 있지만 그래도 신촌엔 괜찮은 중국집들이 꽤 있다. 화교타운으로 유명한 연희동에 가면 본토인들이 하는 중국집들이 수도 없고 그 중엔 비싼 료릿집들도 있지만 허름하지만 짜사이(중국식 김치? 장아찌?) 까지 챙겨주는 저렴하고 먹을만한 식당들이 점점히 박혀있다.(예전엔 화교들이 하는 중국집엘 가면 대만 총통 사진을 떡하니 걸어놓곤 했다. 그런데 요즘 천수이벤 사진 걸어놓은 집은 하나도 못봤다. 왜일까? 아마도 천수이벤이 분리독립주의자이자 대만성 출신이라 실향민 취향에 안 맞는거겠지.)

 

연희동 쪽 아니라 신촌에도 갈만한 중식집들은 역시 꽤 있다. 물론 고등학교 때 참고서값 삥땅쳐서 구석 방 하나 턱 잡아 탕수육 하나 시켜놓고 간만에 뺴갈 기울이곤 했던 약간 지저분하지만 편안한 그야말로 중국집은 이젠 찾기가 힘들다.

 

게다가 짜장면이라고 말하면서 자장면이라고 표기하는 바로 그것, 이삿짐 들여놓고 풀기 직전에 먹는, 당구장이나 만화방에서 먹는 바로 그 자장면이 맛있는 곳은 찾기가 힘들다. 예전에 태원 같은 곳은 여기 짜장면 둘 이요 하고 주문하고 나무젓가락을 뽑아드는 순간에 턱하니 자장면이 나와 황당하기도 했었지^^ 요즘은 글쎄....신신원 쟁반짜장이 먹을만하긴 하지만 내 입맛엔 너무 달착지근하게 느껴지더라. 굴짬뽕으로 유명한 복성각 자장면이 먹음직한 갈색에다가 약간의 기름기가 돌면서 물기가 많고 풍성한게 고춧가루 착 쳐서 먹으면 어금니 사이에 신침이 돌게 하더라.

 

자장면에 한정하면 실망스럽지만 요리 먹을 집들이야 꽤 많다. 좁은 계단을 따라 이층으로 올라가야 하는 점이 외려 중국집 다운 신뢰를 주는 홍매도 그러하고 아까 말한 복성각도 그렇다. 물론 자유총연맹 옆에 있는 복성각은 옛날식 방을 갖춘게 아니라 룸을 갖춘 집이긴 하다. 명물 거리 쪽으로 가보자면 세계 삼대 요리라는 북경오리 카오야 집도 뭐 굳이 따지자면 중국집이긴 하고...(글쎄 여긴 비싸서리...) 매콤한 요리들로 여성팬들의 인기를 끌고 있고 한때 여러 언론을 타기도 했던 완차이도 퓨전 요리집에 가깝지만 난잡스럽지 않아 좋다. (근데 이 곳도 내 입맛엔 좀 맛이 가볍지...)

 

그리고 완차이랑 맞붙어 있는 리틀 차이나는 정말 강추 업소다. 여긴 좀 불편한 점이 있긴 하다. 일단 식사류를 팔지 않는다는 점, 저녁때만 문을 연다는 점, 테이블 수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 등이 그 단점들인데 외려 식당이란게 좀 이런 맛이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난잡하지 않은 빨간색으로 이미지를 통합한 인테리어 또한 식당과 잘 어울린다. 근데 식당 이름은 좀 너무 없어 보이지 않나? 리틀 차이나가 뭐람. 포인트가 없잖아...

 

리틀 차이나 같은 경우엔 이런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평일에도 거의 손님들이 테이블을 가득채우고 있다. 술은 아주 다양한 종류를 팔고 있지만 료리가 그리 다양하지도 않다. 대략 열가지 정도? 그 중에서 국물이 있는 음식은 딱 한가지다. 게살스프가 그것인데 맵싸한 맛이 참으로 뛰어나다.그 밖에 요리들도 맛이 잡스럽거나 달착지근하지 않은게 입에 착착 붙는 편이다. 근데 이 집은 식사류를 팔지 않기도 하거니와 식당이라기 보다는 술집에 가깝다고나 할까? 그래서 더 맘에 드는지도 모르겠다. 주고객층은 주로 이십대 중후반에서 삼십대 초반 정도.

 

일전에 이집에 갔다가 카운터 옆에서 숙제에 열중인 초등학교 2,3 학년 정도로 보이는 귀여운 주인 딸래미를 보고 '넌 참 좋겠다. 난 어릴적에 우리집이 중국집 하는게 꿈이었었는데~' 하고 말했던 적이 있다. 그 말을 엿들은 주인 아주머니 코로 담배연기를 내뿜으며 웃으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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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냉면의 길

 

새벽녘이면 날씨가 꽤 쌀쌀하기 까지 하고 일교차가 높아 감기 걸린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낮에는 여전히 더운데다가 태풍 불어온다고 습도까지 많은지라 아직도 냉면 생각이 난다.왔다갔다 하다 보면 냉면집에 아직도 사람들이 꽤 많더라. 


일전에 선배에게 식사 대접을 할 일이 있었다.(내가 멀쩡히 돈 잘버는 선배한테 식사대접을 한다는 말은 내가 시간을 내주고 메뉴도 골라주고 계산은 그 선배가 한다는 뜻이다 ^^V 근데 어떤 후배가 나한테 이런 식으로 대접하겠다면 정중히 사양하겠다--;;) 그 선배랑 무슨 일로 이틀간 시간을 같이 보내긴 했지만 좀 느끼한 식사들의 연속이었는지라 저녁은 깔끔한 것으로 먹기로 합의를 봤었다. 정통적 요리를 좋아하지만 에쓰닉한 요리나 각종 퓨전요리도 즐기는 나는 베트남 퍼 를 제안했으나 그 선배는 개운하게 김치찌게를 먹자고 했고 김치찌게를 받아안기엔 속이 그닥 좋지 않다는 반론이  이어진 끝에 냉면을 먹으러 가기로 합의를 봤다. 을밀대를 갈까 하다가 좌회전을 놓치고 을지면옥을 갈까 하다가 저녁시간에 을지로로 차 몰고 들어갔다가 나오는건 죽음이 아닐까 싶어서 신촌으로 왔었다.


기실 신촌에도 그나마 전통을 자랑하는 냉면집들이 몇 군데 있긴 하다. 예컨데 명물거리에 있는 고박사 냉면(이 곳은 정말 명실이 상부하지 못한 곳이다. 사리는 한 젓가락 집으면 끝이고...육수도 글쎄...)도 있고 우정스포츠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냉면집들이 몇 군데 있고 또 현대백화점 에스컬레이트 입구 맞은편의 함흥냉면집도 최상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퀄러티를 보장하는 곳이다. 그런 곳들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선배를 끌고 간 곳은 율촌냉면(구월산 족발집에서 아래로 오십미터 정도, 현대백화점 일층 옆문 바로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다)이었다. 왜냐면? 내가 저녁타임에 그 앞을 지날 때마다 손님들이 줄을 서 있었기 때문이다. 지성의 명철함보다 대중운동의 우위를 믿는 나로서는 꿩 잡는 게 매라는 고래의 격언을 믿을 수 밖에 없고 사람 몰리는 곳이 맛집이라는 진리의 역관계에서 벗어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바뜨, 그러나 냉면을 먹은 후 선배는 나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고 나는 담담히 그 욕설을 배불리 먹었다. 자, 그렇다면 율촌 칡 냉면이 맛이 없었던가? 따지자면 꼭 그런건 아니다. 가게에 들어 갔을때 테이블이 딱 하나 남아있었던 것을 보고 '음 잘왔군' 하는 회심의 미소가 지어졌었으나 너무 시끌벅적하고 어린 친구들이 많았던걸 보곤 좀 의심의 여지가 생기기 시작했다. 하여튼 그러다가 칡냉면 대짜 두 그릇이 서브되어왔다.


이건 뭐...그래 맛있다면 맛있을 수도 있다만 그 맛이라는게...학교 앞 분식점 냉면맛이라는게 문제였다. 나도 매운 음식 좋아하고 매워서 맛있는 음식도 있고 매워야만 하는 음식도 있다. 그리고 단 음식도 마찬가지다.(단 음식 일반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그치만 냉면이 그래선 안된다.


근데 이 냉면은 매콤달콤의 극치였다. 고삐리때 학교 앞 분식점에서 그 당시 가격으로 천이백원 주고 먹던 냉면, 지금도 어느 중고등학교 앞 분식점에 가면 이천오백원 정도를 주고 먹을 수 있는 그 냉면...바로 그 맛이었던게다--;;사골육수와 동치미 국물이 조화된 시원하면서 구수한 육수는 간 곳이 없고 사이다에 고춧가루 탄 맛의 육수가 그 자리를 차지했으며 씹히는 맛이 중요한 편육과 채썬 배도 없고 냉면 그릇에 담긴 거라곤 시커먼 칡사리와 오이, 무채, 시뻘건 고춧가루 그리고 마치 물에 빠져죽은 개미떼 같은 통깨들...


물론 나도 이런 음식들 먹고 또 어떨땐 좋아하기 까지 한다. 근데 이건 말이지 라면 집 혹은 수제비 집에서 곁다리 메뉴로 끼워 판다던가 아니면 떡볶이를 서브메뉴로 하는 냉면 전문 분식집의 맛인거지 냉면과 설렁탕을 메인으로 내세우는 식당의 맛이 아닌게다.


언어가 그렇듯이 음식 또한 언중 아니 식중(衆)에 맞춰 갈 수 밖에 없고 또 맞춰가야만 한다만 이런 분식점 냉면을 5500원씩이나 받아먹고 또 그런 식당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건 뭔가 좀 찝찝하다. 나 또한 언젠가  붐비지는 않되 주인과 손님 서로가 만족해 하는 일품요릿집을 했으면 하는 꿈(--;;)이 있어 그런지 모르겠지만 뜬금없이 메이냐드 케인즈의 발언이 생각난다. 뭐랬더라? 자본주의하의 경제가 돌아가는게 미인대회랑 마찬가지긴 한데 개별 주체들이 좋아하는 미인을 고르는게 아니라 나머지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미인을 고르는거라 했던가? 어쩌면 이 글 읽고, ‘그래 내가 원하던 냉면은 바로 이거야’ 하면서 찾아갈 사람이 있을런지도 모르겠네.

 

 

첨언: 이 글은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내 글을 수정보완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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