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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뷰파인더

행인님의 ["부끄러운 기록"] 에 관련된 글.

이메일도, 휴대폰도 안쓰는 조세희 선생님이지만 카메라는 두대씩 메고 다니십니다. 볼 때마다 '선생님 이 사진 언제 다 발표하실라고 맨날 찍기만 하세요' 하고 여쭤보면 '정리를 해야되는데 사진만 쌓이고 정리를 못해 그래도 사진은 나 죽어도 남는거니까 누가 정리할 수 있잖아' 하고 웃으십니다. 

 

조세희 선생님은 인터뷰나 글을 부탁해도 웃기만 하시고 큰 가방을 메고 여전히 사진을 찍을 따름입니다. 이번아펙 때 부산에 가고 싶은데 사고가 날까봐(건강이 그닥 좋지 않으십니다) 그래서 혹시 짐 될까봐 못가겠다시데요.

 

요즘도 그렇지만, 연말이 되고 겨울이 되면 집회 시위가 더 많아집니다. 젊은 내 손도 시리고, 볼펜이랑 수첩도 귀찮은데 선생님은 사진 찍느라 장갑도 못 끼시고 카메라 든 손 호호 불어가며 집회장 앞뒤를 부지런히 오갑니다. 가까운 편의점에 들어가서 따뜻한 쌍화탕 같은거 사다 쥐어 드리면 맑게 웃으십니다. 아래 사진은 작년에 찍은 것들입니만 올 해도 그의 모습은 별 다르지 않습니다. 

 

'어른' 이런 단어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어른'대접 받아 마땅한 '어른'인데  아쉽습니다. 떠들석하게 사람들이 알은척 하지 않아서 맛있는 음식 아껴먹듯이 거리에서 인사드리고 안부 여쭙고 폐부를 찌르는 잠언들을 듣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그런 혜택을  혼자서만 누리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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