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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6

  • 등록일
    2007/07/26 03:13
  • 수정일
    2007/07/26 03:13
제목에 글쓴 날짜를 쓰는 기능이 이렇게 좋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


1. 피곤하다 오늘은 하루종일 밥을 사먹었고, 과외도 1군데만 갔는데... 뭐 한 일도 없이 피곤하다. 블로그를 띄워놓고, 뉴스를 들으며, 옷을 다 벗은 채로 그냥 의자에 앉아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 하지만, 뉴스를 듣고 있자니, 잠을 잘 수가 없다. 2. 리그가 시작되었다. 스타크래프트 말이다. 뭐 대단한 리그는 아니지만, 그래도 단기간에 끝나지도 않은 그런 리그가 시작되었다. 오늘은 개막전을 했는데, 내가 개인전을 2판 이기고(에이스 결정전 포함), 팀플레이도 1판 이겨서 우리팀이 승리했다. 이것때문에 피곤한 것 같기도 하다. 오늘 써먹을 전략 한개를 연습하기 위해서, 배틀넷에서 5판이나 했는데, 그 중에 2판을 졌다. 연습때는 잘 안통하던 전략이었으나, 실전에서는 통했다. 어쨌든 8월 중순까지는 계속 리그에 참여할 것이고, 나름대로는 재밌고 진지하게 해볼라고 한다. 근데, 우리팀에 우리학교에서 비권으로 총학생회 선거 출마했던 녀석도 있다. -_- 이게 무슨 인연인고. 어쩌다 보니, 팀이 그렇게 되었다. 3. 뉴스 아까부터 계속 이랬다 저랬다 한다. 어떻게 보면, 지금 저거 듣는다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데 그리고 계속 이랬다 저랬다 하니까 답답한데 그래도 TV를 끄지는 못하고 있다. 한 명이 죽었다. 슬픔과 분노가 겹쳐질 것이다. 다른 건 모르겠다. 일단 단 한명이라도 더 살려야 한다. 그게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또 8명이 풀려났다고 한다. 계속 이랬다 저랬다하니까, 바로 믿을 수는 없나보다. 아무래도 이럴 때는 자고 일어나서 어떻게 되었나 살피는 게 현실적인데, 내 마음이 그렇지는 못한가보다. 4. 사진 전화기로 사진을 몇장 찍었다. 그런데 이 전화기가 등록이 된 것이 아니라서 (전화가 개통된 게 아니라는 뜻) 사진을 옮길 수가 없단다 -_- 그냥 디카를 하나 지를까? 가끔은 아무거나 찍고 싶을 때가 있다. 특히 요즘 요리 포스팅 잘 안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사진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 5. 돈, 전화 무언가 금전적인 문제가 꼬였다. 이건 전화해서 해결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거 참 전화하기 싫다. 전화해서 "돈내놔라"라고 말하는 거 나는 절대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누군가한테 돈을 빌려줘도 큰 돈이 아니면 별로 신경안쓴다. 언젠가 알아서 주겠거니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서, 좀 애매하게 되었다. 사실 나는 머리속에서 상황정리가 다 된 건데, 나에게 돈을 주어야 하는 사람은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을 것이다. 이걸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하는 것이냐...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한달에 10만원씩 손해볼 것인데... 6. 비스킷 계란이나 우유성분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비스킷을 발견했다. 당연히 샀다. 그리고 열심히 먹고 있다. 맛있다. 근데 좀 비싼 것 같다. 한조각씩 포장되어 있어서 좀 낭비같아서 마음이 걸린다. 하여튼 마트에서 사는 음식들은 대충다 포장이 낭비다. 7. 부모님 다음주에 집을 비운다. 휘리릭. 고향에 가서 부모님께 채식을 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것이다. 아마 그렇게 되면, 고향에서 돌아오는 날까지 부모님은 걱정하는 시선을 보낼 것이다. 그리고 아마 매우 자주 뭐 먹고 사는지 전화로 물어볼 것이다. 물론 채식은 나의 일이기 때문에, 부모님께서 어찌하지는 못하겠지만. 그 지나친 걱정의 시선. 그게 보고 싶지 않아서 하지 않는 일들, 또는 부모님 몰래 하는 일들이 좀 있다. 나는 내 부모님이 그 어려운 경제적 여건에서 이만큼 살아오시고, 결코 많지는 않은 재산도 가지고 계신 것이 자랑스럽다. 오로지 자신의 육체노동을 통해서만 돈을 벌었다. 하지만, 솔직히 나는 불과 2년전까지도 그 육체노동에 상응하는 재산이 따르지 못했다는 사실때문에, 부모님이 선택하신 길이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지금 일주일에 몇번 과외를 해서, 불과 몇 년 전에 부모님 두분이 함께 벌던 돈보다도 더 많이 벌고 있다. 물론 나는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벌고 있고, 또 당장은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하루에도 몇번씩 이렇게 사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면서, 나 자신을 옥죄고 있다. 그러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과외를 더 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나도 안다. 내가 왜 다시 과외를 더 구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지. 순전히 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뭔가 하고 싶은 것들이 있기는 한데, 또 뭔가를 시작하는 데에 두려움이 좀 많아졌다. 자신감이 없다. 8. 관계 나는 아직까지 혼자 있는 순간의 나 자신을 긍정할 줄 모른다. 늘 그렇다는듯이 관계를 통해 나 자신을 구성해왔고, 그런 것들이 내가 원하는 방향과 다른 길로 갔을 때, 어찌하지 못하고, 좌절하고, 헤메고, 화를 내고, 사라졌다. 지금도 그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도 상처받고 있지만, 또 나도 상처주고 있다. 나는 어떤 동성친구들끼리의 만남에서는 조금도 사랑하지 않아도 되는 관계가 있다. 그냥 만나면 늘 그랬듯이 이것, 저것, 그것을 하고 논다. 놀고 헤어진다. 진지한 이야기는 절대 안한다. 궁금해하지도 않는다. 그건 매우 편한 일이다. 서로 그냥 일정 맞으면 놀면 된다. 뭐하고 놀 것인지만 결정하면 되는 일이다. 그들이 고시를 보든, 취직을 하든, 돈을 벌든, 애인이 있든, 없든 그런 거 신경안써도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그 친구들중에 일부는 파병이나 주한미군 철거의 문제 등에서 나와 정반대의 입장에 서 있기도 한다. 상관없다. 어차피 그런 이야기는 서로 입장을 알지만 절대로 말하지 않으니까. 나는 그 친구들에게는 그냥 그런 관계를 바란다. 나도 처음부터 그런 관계를 바란 것이 아니었는데, 어느순간부터 모든 게 말하기 부담스러워졌고, 그 순간부터는 그냥 그런 관계를 바란다. 그런데 또 어떤 관계에서는 이런 것을 넘어서기를 바란다. 아니,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런 것을 넘어서 있는 어떤 관계가 나에게 존재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관계에서는 이런 것을 넘어서지 못하면, 나는 매우 상처받고, 혼자 좌절하고, 말을 멈추고 만다. 그리고 그를 피한다. 그게 끝이다. 나는 늘 그랬다. 여태까지 그렇게 살아왔고,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 뭐가 그리도 달랐을까? 어쨌든 나는 여태까지와는 전혀 다른 길을 원하고 있었고, 지금도 원하고 있는데, 나름대로는 그걸 찾으려고 발버둥쳤는데, 잘 안된다. 계속 꼬이기만 한다. 여태까지 그랬듯이 내가 먼저 피해버리면 그만이라고 몇번이고 생각하다가, 그때마다 절대 그러고 싶지 않은 나를 다시 발견하고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그저 울어버린다. 9. 나 나는 무엇으로 규정될 것인가? 나는 얼마전까지, 나를 규정하는 것은 "충족되지 않은 욕구"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내가 나를 "충족되지 않은 욕구"로 규정하고 싶은 것 뿐이다. 그렇게 하고 싶지 않으면 그만일 뿐이다. 즉, 나에게 중요한 것은 "내가 나를 무엇으로 규정하고 싶어하는가"의 문제다. 물론 그것도 욕구라면 욕구라고 할 수 있겠다. 어쨌든 결국 나에게로 돌아와야 한다. 관계를 벗어나야 하지만, 결코 관계를 배제하지는 않는 나로 반드시 돌아와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나에게 다음은 없다. 10. 죽음 요즘은 부엌에 있는 칼을 손으로 잡고, 내 스스로 내 목을 베는 상상을 한다. 그게 어떤 의미를 갖는 건지 아닌지도 모른채, 목이 베이고 모든 게 멈춰버린 나의 육신을 약간의 거리를 두고 지켜보고 있는 나의 영혼을 상상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나에게 결코 죽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억은 그대로 남아서 살아있는 것이니. 나를 내가 돌아보게 되는 하나의 방법이 될 뿐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죽음"이라는 것은 현재형으로는 없을 지도 모른다. 물론, 육신과 영혼이 확실하게 분리되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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