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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장이 보낸 편지

  • 등록일
    2007/07/27 00:46
  • 수정일
    2007/07/27 00:46
어제 집에 편지가 날아왔다. 뭐 대단한 건 아니고. 2007년 서울특별시 수돗물 품질 보고서다. 봉투에 써 있기를 "수도법 제 31조에 따라서 서울시 수돗물에 관한 정보를 보내드립니다." 뭐, 그래 보내준다니 잘 받지 뭐. 대충 내용은 수돗물이 어떻게 공급되고 있는지 써놓은 것이다. 자료 자체는 뭐 봐줄만한데... 좀 기분 나쁜 건 오세훈 서울시장의 인사말이다.


존경하는 서울 시민 고객 여러분, 올해는 '창의시정, 창의실행'의 원년입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시정 업무를 개선해서 시민고객의 행복총량을 높여드리기 위해 서울시 전 직원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발간하게 된 서울시 「수돗물 품질 보고서」에도 그러한 노력을 담았습니다. 수돗물의 수질검사 결과를 세대별로 제공해 드림으로써, '아리수'라 이름붙인 서울의 수돗물에 대해 시민고객의 만족도가 한층 높아지기를 기대합니다. 그동안 서울시는 양질의 상수원을 확보하고 고도정수처리시설을 도입하는 등, 보다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벌여왔습니다. 이를 통해 시민고객께서 수돗물을 믿고 찾을 수 있도록 만들고자 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돗물에 대한 신뢰라고 봅니다. 이에 서울시는 매년 시민고객께 수돗물 수질검사 결과를 보고 드리고, 상수도 관련사항과 수돗물 관리 방법, 관련 정책들을 사전에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깨끗한 물은 미래의 에너지이자 국가의 경쟁력입니다. 이미 물과의 전쟁을 시작한, 세계 각국과의 경쟁속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어낼 수 있도록, 서울시는 보다 좋은 품질의 수돗물을 공급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7년 6월 서울특별시장 오 세 훈 ---------------------------------------- 뭐 대충 좋은 이야기를 써놓은 듯 하지만, 살펴보면, 좀 이상한 글이다. '시민'이라는 말도 그리 맘에 들지 않는데, 여기서는 '서울시에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고 보고 그건 넘어가자. 근데, '시민고객'이라니... 내가 왜 당신의 '고객'이지? 서울시에서는 시민들에게 수도요금 받는 것을 목적으로 수돗물로 장사하는 곳인가? 그래서 수도요금 내는 내가 고객이 되는 겐가? '물과의 전쟁을 시작한 세계 각국과의 경쟁'이라는 대목에서는 정말... 뭐, 사실 관계에서는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 물도 자본이 다루는 영역에 포함된지는 꽤 오래된 일이니까. 근데, 노골적으로 저렇게 말하니까, 쳐다보기도 싫어지는데... 이거 뭐 경쟁을 위해서는 수도요금 인상시켜야한다는 이야기만 붙이면 완벽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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