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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벽돌과 황금

벽돌과 황금

벽돌이 벽돌일 때는
노동자의 일당, 일용할 양식이 된다

그러나 그 벽돌이 집이 되어
부동산 문서 속에 들어가면
황금 찬란한 억대 궁전이 된다

놀부나라 강남은
여기서 얼마나 먼지
요새는 제비도 찾아가지 않는다

노동자의 손을 떠난 벽돌이
누우런 황금으로 변한 날
벽돌은 마술의 꿈을 꾼다
나는 저 밤하늘을 나는
한 마리 아름다운 궁전이 되고 싶다고!

그날밤 강남의 놀부는
벽돌로 쌓은 그 무덤 속에 누워서
진시황의 만리장성을 꿈꾸고 있다

(문병란 / 1935년 전남 화순 출생. 40여년 문단 활동. 시집으로 『죽순 밭에서』, 『땅의 연가』, 『무등산』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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