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남자친구에게 내 이야기를 들려주었어...

어제 남자친구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최지영님의 글쓰기 이야기까지 나왔지. 그는 기관지에 그분이 글을 쓰는 동안 화두가 되겠지만, 곧 그것은 사그라들지 않을까 싶다고 이야기했어. 그래서 난 그렇게 되면, 나의 성폭력 사건을 나의 자유게시판에 혹은 기관지에 계속해서 올릴 것이라고 말하며 내가 겪은 성폭력 사건을 이야기해주었지.

그런데, 그는 내 얘기를 침착하게 아무말도 하지 않고 들어주면서, 참으로 힘겨워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어. 동시에 난 말하면서 매우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꼈고...

그는 내가 이야기를 다 끝마치고 난 뒤에 이런저런 이야길 해주었지..

물론 그 이야기들의 대부분은 내가 동의할 수 없는 것들이였지만 -.-;; '그 자식 정말 얼굴 보면 한대 때려주고 싶다'.'위험하니까 밤에 아무리 힘들어도 웬간하면 택시 타지말아라'.'주변에 있는 남성들에게 웬만하면 선 긋기를 했으면 좋겠다'등등 -.-;;;

그러면서 그는 "내가 너무 보수적인건가?. 근데 난 너보고 조심하라 뭐 이런얘기가 아니라, 아무튼 최소한의 막을 수 있는 것들은 막아야 할 것 같아서..."

 

난 웃으며 끄덕였지만, 속으론 조심하란 이야기지 그럼이게 뭔가 싶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을 알기에 화가 난다거나 속이 상하지는 않았다. 뭐랄까.. 그냥 이야기만 들어주었으면 더 좋았을 껄?이라는 생각정도는 들었지만 >.<;;

 

내 얘기를 들어주었다는 것만으로도 넘 감사했고, 이 사람이 비록 해결방안으로 내세운것은 오히려 더 상처일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너무 한결 가벼워진 것 같아 그와 손을 잡고 걷는 길 내내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