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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늘 외롭다. 특히 오늘은 더더욱...

학생운동 시작한지 벌써 4년이 되었다.. 처음엔 사람이 좋아서 시작했는데, 나중엔 그것이 진리가 되었고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어야만 하였다. 그렇게 4년을 보냈다...

사람이 좋아 시작한 운동에서 나는 사람이 싫어졌고, 요새는 웬만하면 집에만 붙어 있으려 하고 의무감에 사람을 만난다. 하지만 늘 반가운 얼굴표정과 늘 밝디밝고 명랑한 목소리로 그들과 있는 그 시간이 너무 행복하고 그들을 너무 좋아하다 못해 사랑하는 것처럼 이야기한다.

난 늘 그렇게 긴장해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올해에는 사람 만나기가 싫어 종종 잠수를 탔다. 길어봤자 일주일.. 3~4일... 이번 방학엔 거의 3주? 처음으로 꽤 길게 잠수를 탔지만.. 부분적 잠수였다.. 몇몇과는 그래도 연락을 했으니...

하지만 이러한 잠수 기간에도 늘 진심으로 웃고 그 사람이 연락해오기만을 늘 기다리는 유일한 1인이 있었으니 바로 안똥이다... 안똥과 싸우기도 참 많이 싸우고 헤어지고 싶을 때가 수십번도 더 있었지만, 난 늘 안똥의 연락을 기다리고 늘 보고 싶어했다.

지친 내 4년간의 학생운동을 그나마 책임감으로 버티게 해준 것은 바로 안똥이었다. 그런 안똥을 난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는 내게 동지이자 연인, 선배이자 후배였다. 그런 그가 일주일전 내가 있는 서울을 떠나 지방으로 가버리고 말았다. 서울에서 가까운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밤낮없이 일하기에 하루에 한 번 정도 통화하는 것만이 유일한 낙이고 얼굴을 보기도 매우 힘들어진 상황이다. 물론 그가 서울에 있을 때도 상황은 이와 그닥 다르지 않았다. 내가 바쁠 땐 그가 한가했고, 내가 한가할 땐 그가 바빴으니까...

하지만 난 지난 일주일간 집밖을 출입하지 않았다.. 너무 외로워서... 나갈 수가 없었다.. 거의 모든 약속들을 취소하거나 무시하고.. 지쳐있는 내 자신이 느껴진다... 밤만 되면 눈물을 떨구며 잠이 든다. 이런 나에게 안똥은 웬 청승이냐고 하겠지만... 난 정말 외롭다.

남자친구에게 모든 걸 매달기고 기대는 철없는 여자친구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건 그런 문제가 아니다. 운동에 지칠대로 지친 나에게 나의 마음을 내보일 수 있는 유일한 휴식처는 안똥밖에 없었다.

난 늘 누군가가 어떠한 행동이나 발언을 하면, 자동적으로 그 혹은 그녀를 분석하고 성향과 활동방향 및 전망까지 파악해야만 하였고, 늘 그것을 전제로 하여 그들과 그녀들을 대하였다. 머리 속으로 계산에 계산을 더하고 더한 것이었다.

그러한 방법을 누가 나에게 강요한 것은 아니였지만, 눈치빠른 나로서는 그런것이 다 보일 수밖에 없었고 나의 선배는 늘 그러한 것들을 파악하는 것에 대해서 정확성을 강조하였다. 비단 나의 선배만이 그것을 이야기한 것은 아니였기에 난 나의 이러한 자연스러운 행동이 때로는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그것은 나를 지치게 하고 외롭게 만들어 점차 날 집어 삼키는 괴물 중 한마리가 되어 늘 나를 괴롭혔다.

 

안똥에게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안똥은 안똥이었으니까...

그런데, 내가 외로워하거나 슬퍼하면 늘 나무가 되어 주었던 그 사람이 이제는 내가 나무가 되기를 원한다.  난 사실 자신이 없다. 왜냐하면 새로운 사회에 적응해야만 하는 안똥도 힘이 들겠지만, 안똥이 없는 나는 지금 그 어느 것 하나 자신없고 외롭기만 하다...

예전에 누군가 갑자기 내 곁을 떠났던 작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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