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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생중계를 봤는데, 마침 내가 보던 때에 폭력사태가 벌어졌다. 이 폭력은 어떤 폭력일까? 기존의 나의 분석에서 보면 이는 예견된 폭력이다. 어쩌면 심지어 '유발된' 폭력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승자 역시 예상대로이다. 만약 이런 폭력을 피하고 싶었다면 충분한 정치적 협상력을 미리 발휘할 수 있었을 것이다. 처음부터 그랬듯이 비당권파들은 당권파와 제대로 논쟁하면서 설득하고 타협하는 과정을 걷기 보다는 언론 플레이를 통해서 도덕적 비판을 중심으로 당권파를 코너에 몰아 넣었다. 당권파의 '악'성을 유발하는 과정이었다. 나는 어제까지만해도 당권파가 상황을 역전시킬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보니 당권파가 생각보다 쉽게 말려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자유주의자와 사민주의자들의 연합은 폭력의 피해자로 동정 여론을 더욱 얻게 될 것이고, 당권파를 도덕적으로 제압하면서 통합진보당의 정체성은 더욱 분명해질 것 같다.
당이 사회의 변혁적 전망의 최종적 수렴 기구라는 측면에서 기층으로부터의 주체적인 운동이 전제되어야할 것이지만, 그 운동들 사이의 매개로서의 '민족'적인 것을 이론적으로 당의 이념에 내포하는 것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작업이다. 만약 후자가 현실적인 당 건설 운동으로 전개된다면, 거의 불가능하겠지만 바람직한 방향은 통합진보당에서 민족주의 좌파 그룹이 분리되어 계급정당 지향 세력과 변증법적으로 통합의 길을 가는 것이다. 이는 계급적 민중 정당의 '민족'에 대한 맹목성을 극복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전자, 즉 운동의 붕괴 상황에서 당 건설은 이론적 의미 밖에는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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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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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잘 몰라서 물어보는건데요.. 민족이나 민중이란 말이 원래 우리 말에 있던 건가요, 아니면 외국에서 들어온 말인가요? 헤겔 저작에서 민족이란 말은 Volk로 되어있는데 Volk는 그리스어 데모스, 라틴어 포퓰루스에 대응하는 말로서 민족보다는 민중이나 인민으로 번역하는 것이 더 적절한데 헤겔은 Volk를 이 세 단어 모두에 사용하고 있다고 정신철학 역자후기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반면 나치온은 태어나다라는 뜻에서 유래된 말로서 출생이나 혈통을 강조하는 말이라고 하는군요. 만일 우리의 민족 개념이 후자라면 사실상 좌파라고 보기 힘들어요. 저는 보통 좌파들이 사용하는 남한이나 북한이란 단어도 좀 이상한 것 같아요. 남한,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사용하는 말이지 우리와 북한 인민 모두 이런 단어 사용하지 않아요. 이런 단어들은 북조선 인민을 존중하는 말도 아닌데..藝術人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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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을 따져볼 필요는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제3세계 민족해방운동이 공유하는 측면이 있을 것이고, 동아시아 한자문화권에서 공유하는 측면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측면은 모두 역사적 과정 속에서 기원과 다른 본토적 의미를 얻으며 만들어진 것이지요. 독일어는 모르지만, 우리는 nation을 국민, 민족, 국가 등으로 번역하는데, 그 자체가 '민족'이 'nation'에 일대일 대응되지 않고 더욱이 거기에 포함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저는 제3세계와 동아시아에서 '민족'으로 표상되었던 담론의 역사적 맥락을 외부에서 주어진 식민주의적 보편성에 꿰맞추어 타자화하지 말고, 오히려 이론적으로 재구성함을 통해 그 독특한 의미를 발견/발굴하고, 나아가 보편 이론의 재구성에도 참여하는 것이 올바른 지적 작업의 방식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남한과 북한의 경우는 지적한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국가에 대해 그 국호인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겠지만(중국은 (북)조선이라고 부르지요), 남한과 북한의 두 체제의 불완전성을 강조하는 차원에서는 남한과 북한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일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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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님의 언급에 약간의 힌트를 얻어 좀더 알아보았더니!!! 의구심이 더욱 증폭되는군요. 한자문화권에서는 기본적으로 '민'이란 용어가 봉건사회에서 유래된 것이더군요. 한자 '민'은 사람이 머리를 숙이고 무엇인가를 힘써 만드는 형상을 닮았다고 합니다. 여기에 지배자들은 '민'에 어리석고 무지하고 비천하다는 부정적 속성을 부과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스스로를 민중이니 인민이니 하고 부르는 것도 별로 좋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여기에 '족'이 붙으면 혈통 중심 더 나아가 생식기 중심이 되지 않겠습니까. 자본주의 사회에 걸맞게 프롤레타리아트 혹은 무산자로 호칭을 바꾸는게 어떨까요.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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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직후에도 민중의례를 문제삼았던 유시민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애국가 얘기하는 건 이유가 있겠죠..어떤 분들은 이 기회에 유시민을 다시봤다기도 하지만, 전 일관된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누가 누굴 잡아먹느냐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藝術人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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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에 대해서 페이스북에 잠깐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어요. 옮겨 보자면:***
곁가지 문제처럼 제기 되었지만, 통합진보당 내에서 유시민이 대표하는 자유주의에 의해 애국가 문제가 제기 되었다. 이는 단순히 국가주의의 문제가 아니라, 식민과 분단 및 냉전을 거치면서 억압된 비판적 역사 인식을 둘러싼 논쟁의 장을 열 수 있는 계기일 수도 있다. 국가을 변혁하고 새로운 국가(그것이 어떤 형식인지는 알 수 없지만)를 만들 수 있다는 상상은 역사적 성찰을 통해서 그 합법성의 결여를 문제화하고, 그것의 역사적 지속성을 비판적으로 제기함을 통해서만 가능하지 않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박 선생님의 댓글>
그리 될 수만 있다면야 참 좋겠으나,, 글쎄여, 안 그러고도 국가혁신(혹은 개조?)을 논하는 갈래가 워낙 여럿이다 보니.ㅋ 국가 변혁 와중에, 혹은 이후에 도래할 새로운 무언가는 '국가'라기보단 '정체'라고 하는 게 맞잖으까도 싶고요
<나의 댓글>
이론적으로는 엄밀히 '정체'라고 말하는게 맞을 것 같네요.^^ 근데 좀 추상적인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제가 좀 모호하게 표현한 것 같은데, '새로운 국가'라는 것은 말씀하신 대로 개조나 혁신 등의 신장개업의 의미는 아니어야 하구요. 게다가 국가 이론의 혁신이 먼저 오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보편적 이론 개념도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 보편 이론이 전제되어서는 실제적 변혁은 불가능하다는게 제 생각이기도 하구요. '새로운 국가'는 아마도 개별 국가의 발본적으로 새로운 구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여기에는 최초에 이 국가가 정초된 역사적 조건을 재역사화하는 작업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금 이상적이고 가설적이긴 하지만, 남한의 경우 북한과의 분단이라는 문제를 매개로 해서 그 역사성을 내재화함을 통해 아래로부터 그리고 내부로부터의 구성의 역량을 축적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구요. 그 현실적 실현의 전략이 '통일'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억압된 것들의 복원이 아주 중요할 것 같고, 보편주의적 인식틀을 넘어 그것들을 인식할 수 있는 비판적 인식 도구들의 준비도 매우 긴급한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러한 전략은 일부 통일운동에서 보여준 것처럼 부당하게 전제되어 모종의 또다른 국가주의의 발현이 되어서는 안 되겠구요. 현실의 정치 속에서 아래로부터 조직된 대중운동의 주체들의 변혁 및 구성 전략에 내재되어야 한다고 보구요. 얘기해 놓으니 참... 추상적이네요. 갈 길이 아직 먼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