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도 없는' 소리

* 이 글은 최용준님의 [자유구역 학교, 병원 내국인에 개방해야]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그냥 --; 관련글입니다.

 

 

 

9월 10일 재정경제부가 경제자유구역법 개정안 입법예고안을 발표했다.

우려하던 대로다. 뭐, 재경부 하는 짓 중에 우려하던 것보다 잘했던 게 없기는 하지만.

이번 개정안에서 의료와 관련하여 중요한 부분은

'외국인병원의 내국인 진료 허용',

'외국인투자기업까지 외국병원 설립 허용'

이다.

'경제자유구역'이 경제특구의 새로운 이름이라는,

마산수출자유지역, 멕시코 마낄라도라, 뭐 그런 류라는,

'경제자유구역'의 문제가 지역문제가 아니라

자본의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전략의 출발지가 된다는,

그래서 의료시장개방을 저지하는 게 무지하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생략하구  

 



외국인병원에서 내국인 진료받는 거 별 문제 안 될 수도 있다. '병원을 유치해 내국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안된다'는 식의 유치한 주장하는 시민단체 없다.

 

재정경제부가 외국인병원을 유치하려는 것은 매우 '친절'하게도 외국인의 의료이용 편의를 제공하기 위함이란다. 그런데 이 외국인병원은 우리가 동네에서 보는 '의원'급 병원이 아니라 말그대로 '병원'급 병원이다. 그니까 감기환자 보는 병원이 아니라는 거다. 경제자유구역에 오는 외국인들이 특별하게도 허약해빠져서 매일 수술받고 입원하고 그래야 하는 게 아니라면 감기약 타려고 5-7배 비싼 가격 내면서 외국인병원 가고 싶어할 리가 없다. 정말 '친절'하고 싶으면 외국어 잘하는 의사들 유치해서 '의원' 차려주면 된다.

이건 -경제자유구역 자체에 불만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차피 만들어질 거라면- 신경써야 하는 것이 맞다. 외국인 역시 국내에 거주한다면 내국인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가의 책임 맞다. 이주노동자들에 대해서도, 아프면 쫓아낼 생각하지 말고 제대로 치료할 생각해야 한다. (글이 너무 산만해지니 여기서 접지만 이주노동자들의 건강권 문제 무지하게 중요합니다.) 

 

해외 유출 의료이용도 흡수하겠단다. 국민들이 외국 나가면서 '저 맹장수술받으러 갑니다' 한국 들어오면서 '얼마 쓰고왔습니다' 이런 보고하고 다니지 않기 때문에 해외 유출 의료이용이 얼마나 되는지는 다들 추정할 뿐이다. 해외의료 이용 관련 벤처기업의 경영자는 1000억원 가량으로 추정했다는데 10배씩 추정이 차이가 나면 그게 '추정'이 맞나싶다. 쨌든. 해외 유출 의료이용의 50% 이상은 해외국적 취득을 위한 원정 출산이라고 한다. '한국'이 싫어서 나가는 거지, '한국병원' 못 미더워서 나가는 사람들 아니라는 얘기다. 그리고 얼마나 대단한 병원이 올지 모르겠지만-대단한 병원들은 잔머리도 대단해서 돈 안되는 동네 안 온다- 이건희가 다시 아프면 경제자유구역에 있는 외국인병원 갈까? 그냥 궁금하다구.

 

해외환자를 국내로 유치하겠다는 말까지 하면 뭐, 그냥 우습다. 싱가포르 예를 많이 드는데 싱가포르 찾는 해외환자의 절대 다수는 의료체계가 취약한 인접국가라고 한다. 그리고 싱가포르는 특정병원 아니라 모든 병원에서 해외환자 진료하고 자체 병원과 기술력으로 해외환자 유치한다. 일본, 중국 다 의료특구 추진해서 '해외환자 유치'하려고 발버둥치는데 도대체 어느 나라의 환자가 온다는 건지. 혹시 미국?

 

결국 '택도 없는' 소리하면서 외국인병원 유치하겠다는 것인데

이게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는 -글이 길어질 듯하니- 다음에 쓰겠습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민간의료보험 도입이나 영리법인 허용이 초래할 신세계의 참혹함을 그리 강렬하게 느끼지 못한다. 워낙 한국의 의료체계가 엉망이었던 터라 별 감흥이 없다는 것이 한 이유일 테고 대체로 '건강'한 사람들은 별로 '건강/의료체계'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 또 한 이유일 것이고 다소 전문적인 용어들이 등장한다는 것이 또다른 이유일 듯하다.

쨌든, 역시 별 자신이 없으니 일단 오늘은 꽁무니를 빼야겠당. --;

 

 

경제자유구역법 폐기와 의료시장개방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가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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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12 21:08 2004/09/12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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