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못하는 말

와~ 좋다!

난.. 몰라.

내가 못하는 말.

누군가 어떤 아이디어를 얘기하거나 좋았던 경험을 얘기하거나 만들어낸 무언가를 보여주거나 할 때, 내 입에서는 좋다는 말이 왜 그리도 잘 안 나오는지. 엉.

아빠는 식탁 앞에 앉아서 음식이 맛있다는 얘기를 정말 안하는 사람이었다. 맛있게 잘 먹으면서도 맛있다는 얘기는 없고, 가끔 너무 짜거나 싱겁다거나, 조금 이상한 게 있으면 얘기하는 사람. 문득 아빠 생각이 났다. 나도 밥상 앞에서 뭐가 맛있다는 얘기를 참 못한다. 맛있다는 느낌 자체가 익숙하지 않기도 하고 입 밖으로 꺼내는 건 더 어렵다. 힝.

뭔가를 몰랐다거나 모른다는 얘기도 잘 못한다. 몰랐던 게 티가 안 나게 은근슬쩍 묻어갈 때도 많고 말을 흐리기도 하고. 어려운 얘기가 아닌데도, 왜 그렇게 못할까.

나는 그만큼 못한다는, 모른다는 걸 자각하는 게 힘들어서 그러나. 아마도.

못하는 말들을 더 잘 해보자고 마음은 먹지만. 흠, 어쨌든 입을 열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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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2 14:58 2009/12/0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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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앙겔부처 2009/12/03 15:53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왠지 간지나는데...<

  2. 미류 2009/12/04 22:21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