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2016.9.16.

<인권철학입문>을 뒤적이다 우연히 인권을 "종적합적 인간축산의 방식"이라고 표현한 것을 봤다. 책 읽을 때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동물권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했다. 인권이 종적합적 인간축산의 방식인 것처럼 동물에게도 저마다의 종적합적 사회구성의 방식이 있을 것.

동물권 주장은 동물의 어떤 상황에 감응하는 인간의 권리 주장일 뿐인 것은 아닐까. 내가 함께 사는 동물에 대한 공격이나 무시가 나에 대한 공격이나 무시라는, 어떤 동물에 대한 폭력이나 멸시가 나와 관계있는 동물에 대한 대우로 이어질 수 있거나 사실상 같은 것이라는 감각에 기반을 둔 주장.

물론 모든 생명을 비롯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 대한 존중은 언제나 필요한 것. 결국은 방식의 문제일 텐데. 사자에게 인간을 잡아먹을 권리가 없다는 말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처럼 인간이 동물의 권리를 이해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어쩌면 동물의 권리는 사실상 인간의 의무에 대한 담론으로 보이는데, 이것을 인권의 확장과 연결시키는 것은 인권에 대한 오해 또는 물신의 결과는 아닐까.

여튼 모든 종에게 '종적합적' 함께 살아내기의 방식이 있다는 말은 '자연과학'에서는 줄곧 다뤄온 문제일 텐데 그걸 '인권'과 연결시키고 보니 그간 머릿속에서 어렴풋하게 그렸던 그림이 조금 더 투명해지는 듯하다. 여전히 나는 동물을 인간으로 보는 것보다 인간을 동물로 보는 것이 더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책 이름이 여전히 생각나지 않네. 이런 생각을 시작하게 했던, 치타보다 빨리 달리지 못하는 인간 종을 보게 했던 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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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8 21:46 2016/09/18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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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도사단 2016/09/20 00:02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동물처럼 쓴 글 참 어렵네
    좀 이해는 되는데 "동물을 인간으로 인간을 동물로" 헷갈리며 생각이 정리될듯 하는데 이제는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땅이 흔들려도 밖으로 나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보다 좀 골몰하는 것이 재미가 있는것 같다

    동물을 인간으로 배려하는 인식보다 인간이 동물로 생각하는 것이 더 철학적인 힘인것 같다 동물이 욕망이나 본능보다 사유의 인식의 힘이라면 인간은 동물이 될때 다른 존재의 생명체들을 존중하는 힘이 커지는가?

    해외토픽에서 개가된 남자 그는 점박이 개의 유니폼을 입고 아주 즐거워 하며 살더라
    그 즐거움의 웃음이 동물을 인간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동물이 그냥될때
    나오는 어떤 득도인듯 싶다 말하자면 덕이 넘치는 개가된 남자의 모습
    -유도 1단 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