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설치 중.
공연 2시간 전.
어젯밤 이발관에 들러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제대로 된 이발쑈는 아니었을지라도
제게는 말로 다 담을 수 없는 어떤 감동이 있었습니다.
(지가 공연해놓고 이게 무슨 말? ㅎㅎ)
하여간, 우리는
어제 밤 늦도록 심심한 이야기들을 하며
심심하게 술을 마시다가
새벽녘 옆집
오백족발집에서 팔고 남은 족발 大자 2개를 선물해주셔서
황송하고 감사하게 주린 배를 채우며 소주를 비웠습니다.
이발사는 4시쯤,
한참 촉촉해져 노래 한 곡 더 부르고 들어가고
남은 이들은 6시가 거의 다 되어 가게 문을 닫았지요.
그리고 오늘은,
저와 이발사가 가게를 오픈하였습니다.
간판을 내놓고
화분들을 하나씩 제 자리에 놓고
바닥을 쓸고 테이블을 닦고 휴지통을 비웠습니다.
잠시후 공룡도 와서 일을 도왔습니다.
그들은 커피 한 잔 마시고 또 길을 떠났습니다.
그들이 떠난 유리문과 창을 행주로 닦았습니다.
창밖에선 꼬마들이 진열대 안을 쳐다보며 "여기 이발소야" " 아니야" "이발소 맞다니깐" "저 안에서 이발하는거야"
하고 갑니다.
간만에 햇살이 환히 비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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