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째]108배

2010/02/16 23:26

 

 

한 십여분을 울었던가

전화통을 붙잡고 5분동안 하소연을 했던가......

 

 

 

저소득층 창업대출사업 '희망키움뱅크' 업무를 어떨결에 맡아버려

6개월째 하고 있다.

그새 머리엔 15가닥이 넘는 흰머리가 나고

오늘은 12시 점심을 먹고 아무것도 먹지 못한 몸으로 7시가 되어 사무실에 들어가

혼자서 펑펑 울었다.

 

이명박 정부의 말 같지도 않은 이러한 사업을

당장 때려칠까도 생각해봤지만

돈을 벌어야 하는 입장과

때쳐치고 하고 싶은 일도 마땅치 않고 뾰족하게 지역에서 길이 보이지도 않고...

거기에 사업하면서 만나게 된 사람들과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어

차마 그만두지 못하고 더 잘해보겠다고 최대한 부끄럽지 않게 하겠노라고 다짐하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내들의 보이고 싶지 않은 가장 초라한 부분을 봐버린 나로써

다른 이에게 다시 그 이야기를 하게 하지는 않아야지라는

조그마한 마음으로...

 

그런데 오늘은 그 사람들에게 난 단지 관리자일 뿐 아니냐는 생각이 담긴 말을 들었다.

 

어쩜 맞을지도 몰라.

바쁘단 핑계로

힘들단 핑계로...

별로 충격같지도 않았는데

왜 그렇게 서럽게 울었는지

눈물이 나는지

신뢰에 상처를 입어 그런지

너무 막막한 삶들을 봐서 그런지

내가 아무것도 해줄 게 없다는 무기력감에 그러는지....

아이처럼 서운하다 따지고 아이처럼 엉엉 울어버렸다.

 

9. 오늘 여기 살아 있는 목숨이 귀중함을 생각하며 아홉 번째 절을 올립니다.

 

 

그래서 그런지

살아있는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말이 마음에 남는다.

그렇게 생각하니

썩 절망스럽지만은 않은 하루였던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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