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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꼬님의 [죽이지말아라 이 사람도 아닌것들아~] 에 관련된 글.
나도 출근했다.
오늘 아침 새벽같이 출근해서 병원 건물들을 아래위로 날라다녔다.
간간히 평택과 평택에 있는 사람들이 걱정됐지만,
주로 머리속에는 분 단위로 쪼개서 해야하는 병원일들이 들어 차 있었다.
그러다가 드레싱 어시스트를 하고 있는데,
병동에 있는 티비에서 흥분한 리포터의 목소리가 들려 쳐다보니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쌍용차 건물 옥상에서
누군가가 누군가를 방망이로 패고 있고, 컨테이너가 착륙하려는 걸 저지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화면은 전쟁영화나, 게임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리포터는 신이 난 음성이다.
무슨 격투기 생중계 하는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아... 어떡해......' 소리가 나왔다가
드레싱하던 선생님이 쳐다봐서 급히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 나서 좀 있다가는 또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일이 막 끝나서 엘리베이터 앞에 서있는데 문자가 왔다. 노조원 두명이 추락했다.
울컥 눈물이 나서 서둘러 사람이 잘 안다니는 계단으로 갔다.
그리고 이어서 온 문자. 같이 그곳에 가셨던 분들 중 막내가 화장실로 피신했는데 용역들이 거기까지 따라들어갔고 애는 안에 갇혀있다.
뭘 해야할지 몰라서, 전화를 걸어야겠다 싶은데, 누구한테 걸어야 하는지 생각이 안나서 한참을 전화기 잡고 서있다가, 갇혔다는 친구한테 걸었다. 이 친구는 잠시 후 일행과 만났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잠시 여유가 생겨 컴퓨터 앞에 앉았다.
이 시간에 나는 여기서 이러고 있다.
요즘 자꾸 드는 생각이,
이 세상에서 제정신으로 살고싶은 사람에게 어울리는 곳은,
정신병원 뿐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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