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철학

from 정토불교대학 2009/04/09 14:25

[사성제(四聖齊)]  고집멸도

 

1. 고(苦) : 인생이 괴로움이라는 사실에 대한 인식. 개개인에 따라 다른 것이 아니라 인간이 필연적으로 당면하게 되는 조건 자체가 괴로움이다. 이는 태어나서 늙고 병들고 죽는 것(生老病死), 싫어하는 사람이나 사물을 대해야 하는 것(怨憎會苦), 사랑하는 사람이나 사물과 헤어져야 하는 것(愛別離苦),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求不得苦), 존재 자체에서 오는 괴로움(五蘊盛苦) 등으로 인간이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다. 이는 의사가 환자의 병을 진단하는 것에서 치료가 시작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생이 괴로움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야말로 해탈의 출발점이 된다.

 

2. 집(集) : 괴로움이 일어나는 원인. 그렇다면 왜 괴로움이 일어나는가? 바로 욕망에 대한 집착 때문이다. 집착은 쾌락(물질, 명예 등)에 대한 집착, 있음(사상, 이론, 관념)에 대한 집착, 없음(나란 실체)에 대한 집착이다.

 

3. 멸(滅) : 괴로움을 없앨 수 있는 진리. 해탈에 대한 희망과 가능성 제시

 

4. 도(道) : 괴로움을 없애는 과정에 대한 진리(八正道)

 

 * 팔정도

1) 바른 견해(正見) : 불교 가르침을 옳고 명료하게 이해하는 것

2) 바른 생각(正思) : 집착을 끊고 자비를 베풀겠다는 생각의 순수함

3) 바른 언어(正語) : 상처를 주거나 관계를 해치지 않는 말

4) 바른 행동(正業) : 자비롭고, 의연하고, 평화스러운 행동

5) 바른 직업(正命) : 남에게 해가 되지 않는 마음으로 일을 할 것

6) 바른 정진(正進) : 네가지에 정진 (건전하지 못한 마음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생겼다면 없애고, 생기도록 하고, 생겼으면 가꾸어 나가기)

7) 바른 마음(正念) : 네가지 움직임을 의식하는 것 (몸, 감각, 마음, 개념생각)

8) 바른 집중(正定) : 산란한 마음을 한곳에 고정하는 것 (=삼매)

 

* 부처님은 팔정도를 설하시며 절대적으로 따라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거나 따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면 해볼 것을 제안하셨다고 한다. 종교적이나 윤리적인 의무사항이 불교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空사상)

 

(無我 혹은 非我의 가르침)

: 나라고 할만한 실체가 없거나, 나라고 느끼는 것이 진정한 내가 아니다

 

나란 오온(五蘊 : 색, 수, 상, 행, 식으로 이루어진 다섯가지 요소)에 의해 조합된 실체일 뿐 고정되고 독립된 내가 있는 것이 아니다. 마치 마차가 바퀴, 살, 판자, 밧줄 등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처럼 '나'란 존재는 오온이 매 찰나에 흩어졌다 모여졌다를 반복하는 것일 뿐이다. 삶이란 매 필름이 빠르게 영사되어 영화가 되듯 순간순간이 모여 하나의 흐름을 이루는 것이다. 독자적인 내가 없다는 가르침은 모든 것은 상호연관성을 가진다는 연기법의 토대가 된다.

 

* 무아의 가르침에 담긴 의문 : 나라고 할만한 실체가 없는데 나는 내가 한 행동(카르마,업)에 의해 과보를 받는다. 만약 내가 없다면 나의 지금 행동에 따른 과보를 받는 나는 누구인가?

 

=> 부처님은 독화살을 맞은 젊은이의 예를 들며 누가 독화살을 쏘았고, 누가 독화살을 만들었는지 파악하기 보다는 현재 독화살을 맞은 젊은이를 구하는 것이 시급한 일인 것처럼, 형이상학적 사변이나 이론을 위한 이론에 얽매이기 보다(부처님의 침묵 - 대답할 수 없는 14가지 질문) 눈앞의 실질적인 괴로움을 해소하는데 중점을 두셨다.

 

부처님은 자유를 얻는데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이론이나 가르침은 하나의 방편이지 거기에 집착해서는 안된다고 가르친다. 강을 건너기 위해 뗏목을 사용하지만 그 뗏목이 얼마나 튼튼하거나 허술한지 여부와 상관없이 강을 건넌 후에는 뗏목을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부처님은 "너희들은 이 뗏목처럼 내가 말한 교법까지도 버리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셨다. 마치 장자가 "물고기를 잡는 틀은 물고기를 잡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물고기를 잡았으면 그것을 잊어야 한다"(득어망전)고 말한 것과 같다.

 

 

[불교의 경전]

 

불교의 경전을 삼장(三藏, 세개의 바구니-트리피타카)이라고 부른다. 삼장은 율(律), 경(經), 론(論)이다. 삼장은 부처님이 돌아가신 직후 제자들이 모여 분류한 것이다.

 

 : 제자 우팔리가 기억한 승단의 규범에 관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을 모아놓은 것

: 제자 아난다가 기억한 승단 이외의 모든 부처님 말씀을 모아놓은 것

: 후대에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해 고승들이 체계적으로 주석한 것을 모아놓은 것

 

이후 100년 후 2차 결집, 그로부터 150년이 지난 후 아쇼카왕의 주선으로 3차 결집까지 이어진 후, 몇 세기가 지난 후대에 성립된 대승불교에서 편찬한 방대한 경전까지 더해진 것을 합쳐 대장경이라고 한다.

 

[불교의 변화]

 

불교공동체 승가는 상좌부와 대중부로 나눠진 후, 얼마 못 가 대중부는 힘을 잃고 상좌부는 소수의 엘리트들이 사변적이고 개인의 해탈에만 몰두하는 형태로 남게 되었다. 대중부가 성행했던 카쉬미르, 간다라 등을 중심으로 상좌부에 반대하여 나온 혁신운동이 오늘날 대승불교의 시초가 된다. 대승불교도들은 상좌부(부파불교)를 가르켜 자신들의 해탈에 몰두해 있다 하여 소승(小乘:작은수레)라 칭하고, 자신들은 자비심을 통해 다른 이들을 피안으로 나르는 큰수레(대승)라 하여 대승불교라고 칭하였다.

 

대승불교의 특징은 보살사상인데, 보살이란 깨침을 위한 존재, 깨침을 구하거나 깨침 속에 있는 존재를 의미한다. 보살은 열반에 들 자격이 충분하나 남들을 깨우치기 위해 세상에 남아 자신을 희생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는 소승불교의 목표인 개인의 해탈, 즉 아라한(깨친자)이 되는 것과 차이가 있다.

 

 * 보살도의 6단계

1) 진리를 들어 마음에 선한 씨앗을 심음

2) 깨침을 얻겠다는 발보리심을 일으킴. 자신을 이롭게 함이 남을 이롭게 한다는 사실을 깨달음

3) 서원(誓願)을 세움. 서원이란, 나아갈 길이 험난하더라도 멈추지 않을 것이란 다짐 (사홍서원)

4) 서원을 세운 후 부처님(혹은 스승님)을 만나 공표하고, 어느 불토에서 무슨 부처가 될 것인지 확약을 받음

5) 바라밀(度彼岸)을 실천. 바라밀이란 보살이 깨달음을 이루기 위해 실천해야 할 실천사항. 보통 보시(나눔), 지계(계율을 지킴), 인욕(참음), 정진(힘씀), 선정(깊은 명상), 지혜(눈을뜸)을 가리키며, 이를 육바라밀이라고 한다.

6) ................................................

 

마음을 괴롭게 하는 삼독(탐,진,치 - 탐욕, 화냄(미움), 어리석음) 중 보시를 통해 탐욕을 극복하고, 인욕(참음)을 통해 화냄을 극복한다. 문제는 모든 사람에 대해 참고 보시해야 하는가 하는 것인데, 참회하지 않는 사람에게 무한한 보시와 인내는 오히려 더 큰 고통을 불러 일으킬 수 있으므로 법과 관습 등에 따라 처벌할 수 있다. 단, 사심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 중요하다.

 

보왕삼매론은 육바라밀 중 인욕(욕망을 참음)에 관한 대표적인 계율인데, .문제는 모든 것을 참아야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답은 신학자 라인홀드 니버가 한 기도문에서 찾을 수 있을 거 같다.

 

하나님, 제가 바꿀 수 없는 것들은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의연함을 주시고, 제가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꿀 수 있는 용기를 주시고, 바꿀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분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시옵소서.

 

화엄경에서는 6바라밀에다 방편, 원(願), 력(力), 지(智)를 넣어 10바라밀이라고 하기도 한다. 화엄경에서는 10바라밀에 상응하여 수행에 10개의 단계(十地)가 있다고 한다.

 

 (화엄경의 十地)

1) 환희지 : 기쁨이 넘치는 단계

2) 이구지 : 더러움을 버리고 청정해지는 단계

3) 발광지 : 내적인 지혜의 빛이 해처럼 빛나는 단계

4) 염혜지 : 빛이 더욱 찬연해지는 단계

5) 난승지 : 무지에 갇힌 사람들이 이기지 못하는 단계

6) 현전지 : 사물의 실상을 얼굴을 맞대고 보듯이 아는 단계

7) 원행지 : 더 이상 인간으로 태어나지 않고 부처의 세계에서 천상의 보살이 되는 단계

8) 부동지 : 진리에 굳건히 서므로 더이상 동요가 없고, 뒤로 물러서는 법이 없는 단계

9) 선혜지 : 선한 통찰로 사람들의 고통을 보고 능력을 발휘하여 사람들을 가르치는 단계

10) 법운지 : 진리의 구름속에 머물며 중생에게 진리의 비를 내리는 단계

 

* 불교에는 수많은 보살이 있지만 위의 10단계(법운지)에 도달한 보살을 특별히 마하살(우주적 보살)이라고 하며, 대표적으로 미륵보살, 관세음보살, 문수보살, 보현보살, 지장보살이 있다.

 

 (화엄경의 十地)

1) 미륵보살 : 자애의 보살. 부처님을 대신해 도솔천에 살고 있다 때가 되면 세상을 교화하러 내려온다는 보살. 신라의 화랑, 일본의 목조반가사유상에 영향. 중국의 포대화상을 미륵의 화현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음

2) 관세음보살 : 대자대비 보살. 관음이라고도 불리며, 천수관음 등이 대표적. 중생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며,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이라는 기복적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일본의 캐논은 관음의 영어발음을 상표화 한 것이다.

3) 문수보살 :지혜의 보살. 석가모니 부처님을 왼쪽에서 보좌하며 지혜의 칼을 들고 있어 군사력을 중시하는 원나라에서 특히 숭배. 만주(滿州)는 문수에서 나온 말. 여성으로 표현되기도 하며, 젊음을 상징.

4) 보현보살 : 목숨을 연장하는 보살. 실천을 상징. 석가모니-문수보살-보현보살을 가리켜 석가삼존이라고 부름. 화엄경에서 가장 중요하게 언급. 사천성 아미산이 상주처라고 인식

5) 지장보살 : 중생구제의 보살. 석가모니 부처가 열반한 후 미륵보살이 내려오기 전까지 지장보살에게 세상을 구제해 달라고 부탁. 안휘성 양자강 남쪽 구화산이 상주처라고 인식

 

* 대승불교에서는 우주적 보살과 관련해 회향(回向)이란 개념이 있다. 회향이란 그간 쌓은 공덕을 자비심을 발휘해 불쌍한 중생에게 나눈다는 의미로, 우주적 보살 뿐만 아니라 신실한 불자라면 누구나 회향을 할 수 있다고 본다. 회향 개념은 나와 남의 구분이 사라지는 일체감, 공동체적 성격으로 나아간다.

 

* 대승불교의 보살사상은 불경을 외면 보살이 도움을 준다는 것으로 변질되어 불교가 기복신앙으로 인식되는 계기가 되었다. 보살사상을 문자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이 불교를 제대로 이해하는 길일 것이다.

 

* 또한 불교의 중요한 사상 중 하나는 방편사상인데, 보살과 모든 진리는 결국 깨달음에 도달하기 위한 방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병에 따라 처방이 다르듯 상황에 따라 다양한 수단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어떤 수단(가르침)이 진리인가, 모순이 있는가 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지 못하며, 나아가 모든 (종교)사상과 행위들이 깨달음으로 도달하기 위한 방편으로 인식되고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오강남 칼럼 : http://www.vanchosun.com/home2/news/columndesc.php?pageno=1&selscope=1&scatid=209&sqno=16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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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09 14:25 2009/04/0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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