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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우리 생각보다 강하다.

다섯살난 아들이 낼 모레 캠프를 간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모의 품을 떠나서 1박2일을 보내게 된다. 하필이면 캠프가는 곳이 내가 전에 5년간 일한 적 있는 리조트이다. 그곳의 시스템을 너무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아이가 1박2일 동안 겪게될 일들이 눈 앞에 훤하다. 함께 일했던 동료들은 절대로 자신들의 아이들은 그곳에 캠프를 보내지 않을 거라고 말하곤 했었다. 그만큼 아이들한테는 피곤하고 힘든 일정이다. 우리 공부방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어린이집 운영의 경험이 있는 선생님도 비슷한 말을 했다. 캠프를 잘 아는 어린이집 선생님이나 사진기사들은 자신의 아이들은 절대로 캠프를 안 보낸다고..



아이의 캠프 참가서에 덜컥 동의하고 말았던가...  다섯살 나이로는 결코 만만찮은 캠프 일정과 엄마 없이는 잠들지 못하고 늘 울어대는 아들녀석의 버릇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이를 캠프에 보내기로 했다. 다섯살 아이들에겐 잘 맞는 프로그램이 아닌 줄 알면서도, 가면 먹는 것도 잠자는 것도 시원찮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아이가 더 소중한 것을 배우고 오길 바라는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다. 조금이나마 떨어져 있으면 엄마, 아빠의 소중함을 알겠지.. 그리고 조금씩 혼자 서는 방법들을 배워나가겠지.. 힘들고 지치더라도 칭얼거려봐도 엄마와 아빠가 곁에 없다는 걸 알면 혼자 이겨 나가는 법을 배우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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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우리 생각보다 강하다. 염려와 걱정이 때론 아이를 나약하게 만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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