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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날인 거부자로 당당하게 살아가기

오늘 인감증명을 떼러 갔더니 주민등록증을 달라고 한다.

늘 그렇듯이 운전면허증을 주고 기다리니까 면허증은 안된단다.

주민등록증이 없다고 하니까 분실하셨으면 분실신고 하라고 한다.

이쯤되면 구구절절한 사연을 일일이 설명해야만 한다.

 

지문날인 거부 운동을 하고 있어 주민등록증이 없다고 설명하면 무슨 이상한 사람 취급받는게 싫어서 그냥 넘어가곤 했는데...

 

생각해보니 내가 무슨 잘못한 것도 없는데 굳이 피해야할 이유가 없다.

 

솔직히 동사무소 직원들에게 지문날인을 왜 거부하는지.. 국가권력이 국민을 예비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이 얼마나 큰 인권 유린인지를 일일이 설명하고 싶은 충동이 확 솟구치구 있었다.

 

전산확인을 해보더니 지문이 등록되어 있지 않다고 투덜댄다.

당연하지 이렇게 살아온게 벌써 10년이 넘었는데.

전에 부산에 살때는 동사무소 직원이며, 동장이며 자꾸 전화와서 주민증 만들어라고 귀찮게하길래 지문 날인까지 하며 그딴것 만들기 싫다고 큰소리를 쳐서 포기하게 만들었었다.

 

이곳에 이사오니 그런 경우가 잘 없나보다. 무슨 외계인 쳐다보듯이 한다.

 

더욱 경악을 금치 못했던 것은 인감증명 발급하는 창구 앞에 주민들의 지문을 찍어서 대조하기 위한 스캐너까지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다. 정말 동사무소 가는 것이 짜증서러워졌다.

 

직원이 주민증 만들면 어떻겠냐고 하길래 딱 잘라서 그럴 생각 없다고 말했다. 주민증 없으면 인감증명 못떼냐고 했더니 그런건 아니란다. 전산으로 대조하는 대신 원본 서류를 직접 찾아서 인감을 확인하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하면 된다고 한다. 그럼 그렇게 하면 되는 것 아닌가? 왜 공무원들의 편의를 위해서 우리가 지문까지 찍어줘야한단 말인가?

 

이제 주민증 제시를 요구하면 귀찮아하지말고 '지문날인 거부운동'에 대해 당당하게 말해야겠다.

 

'지문날인 거부자'로 좀 더 당당하게 이 세상을 살아가야겠다.

 

당신들이 남용하는 국가권력의 전복을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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