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서울 한 고등학교가 교내 식당에 미급식자 명단을 공개한 사진이 뒤늦게 인터넷에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 1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미급식자는 급식을 먹을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미급식자 학생 명단이 담긴 사진이 올라왔다. 미급식자 학생들은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모두 33명이다.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급식을 받지 못하는 것도 서러운데 굳이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정말 속상하다. 지금이라고 안 그러겠나’ 등의 비판이 쏟아졌고, ‘도시락 못 싸온 학생을 챙겨주던 예전 선생님들이 그립다’, ‘무상급식이 왜 필요한지 알겠다’ 등의 의견이 빗발쳤다.
그러나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 사진에서 말하는 ‘미급식자’가 형편이 안 돼 급식비를 못 내는 학생이 아닌, 자발적으로 급식을 먹지 않는 학생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내가 학교 다닐때도 저런 명단을 붙였었다. 급식을 안 한다며 돈을 내지 않고 몰래 먹는 학생들이 있었기 때문에 학교측에서 고육지책으로 붙였던 것”이라며 “저런 명단을 급우들이 볼 수 있도록 버젓이 붙여놓은 건 분명히 잘못된 것이지만 당시 상황이 정확히 확인 안 된 상태에서 무조건 욕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미급식자 명단을 게재한 학교는 서울 소재의 한 인문계 고등학교로 추정된다. 여성 아이돌 그룹 한 멤버의 본명이 적혀 있기 때문이다. 사진 촬영 시점은 지난 2008년 쯤으로 보인다.
현재 문제의 사진은 ‘돈 없으면 밥 먹지마’라는 역설적인 제목으로 트위터를 통해 빠르게 온라인에 퍼지고 있다.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 현안으로 부각된 무상급식에 대한 논쟁도 치열하게 벌어지는 중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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